KT 김영섭 "기업가치 제고"…조직안정화·경영쇄신 주력
KT 김영섭 "기업가치 제고"…조직안정화·경영쇄신 주력
  • 장민제 기자
  • 승인 2023.08.30 10:5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임시주총서 대표이사 선임안 통과…국민연금도 찬성
LG서 ICT 경력쌓은 재무통, KT 성장시킬 최적의 적임자
지난해말부터 임원인사 적체, 승진대기 상무보만 40명
김영섭 KT 신임대표.[사진=KT]
김영섭 KT 신임대표.[사진=KT]

김영섭 신임 KT 대표가 경영정상화에 본격 돌입한다. 지난해 말 CEO 선임절차에 돌입한 후 약 8개월만으로 당분간 조직안정화에 주력할 전망이다. 전임대표인 구현모 전 사장의 '디지코(DISCO)' 대신 어떤 비전을 내세울지도 관심이 집중된다.

KT는 30일 서초구 KT 연구개발센터에서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김 후보의 대표이사 선임안건 등을 원안대로 의결했다. KT CEO 선임 의결 기준이 ‘참여 주식 60% 찬성’으로 비교적 높았지만 분위기는 긍정적이었다. 양대 의결권 자문사 글래스루이스와 ISS가 김 후보의 대표이사 선임안건에 찬성했고 최대주주인 국민연금도 찬성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다.

김 신임대표는 주총장에서 인사말을 통해 “앞으로 KT그룹이 보유한 대한민국 최고 수준의 네트워크 인프라와 기술력, 사업역량을 통해 지속가능한 성장기반을 구축하고 기업가치 제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 신임대표는 풍부한 기업경영 경험과 오랜 기간 ICT 업계에 몸담으며 축적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KT를 디지털플랫폼기업으로 성장시킬 최적의 적임자로 꼽힌다.

그는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대부분 LG에서 경영경력을 쌓아온 재무통이다. 1984년 LG 전신인 럭키금성상사에 입사한 뒤 △LG 회장실 감사팀 부장 △LG 구조조정본부 재무개선팀 부장 및 상무 △LG CNS 하이테크사업본부장·솔루션사업본부장 △LG유플러스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역임했다.

또 2016년부터는 LG CNS 대표에 오른 뒤 클라우드와 인공지능(AI) 등 신사업을 바탕으로 디지털 전환에 성과를 냈다. 그가 대표로 재임한 기간 LG CNS의 매출은 4조원대로 올라섰고 영업이익은 2015년 839억원에서 2022년 3854억원으로 증가했다. KT는 김 신임대표가 KT의 미래성장을 견인하고 지속 성장성 강화와 기업가치 제고에 크게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 신임대표의 첫 과제는 조직정비와 안정화다. KT는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CEO 선출진통에 조직개편과 임원인사를 미뤄왔다. 현재 승진 대기 중인 상무보급 임원만 40여명이며 상당수 임원들 임기가 만료상태다. 또 50개에 달하는 계열사 인사도 멈춰있다.

물론 일부 계열사는 실적부진을 겪는 만큼 정리대상에 오를 가능성도 있다. KT 르완다 법인 KTRN이 대표적이다. KTRN은 이석채 회장 시절인 지난 2013년 KT와 르완다 정부가 공동 설립한 합작사다. 설립 후 올 상반기까지 누적 적자만 2830억원에 달한다. 다만 당장 전사적인 구조조정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 신임대표는 대외적 경영비전을 새롭게 설정할 전망이다. KT는 현재도 구현모 전 사장이 주도한 ‘디지코(DISCO, 디지털 플랫폼기업)’을 전면에 내걸고 있다. 그러나 구 전 사장에 대한 검찰수사까지 진행되는 만큼 ‘구현모 흔적 지우기’가 불가피하다.

KT 새노조도 이날 임시주총장에서 “(구 전 사장이) 디지코로 전환한다며 엉망이 된 조직을 정비해야 한다”며 “디지코는 허울 뿐이었고, 내부는 허수경영과 광팔기가 만연해 있다”고 지적했다.

jangstag@shinailbo.co.kr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