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 속 '오염수 반대' 촛불 든 민주당, 尹 향해 "국민이 용서 않을 것"
폭우 속 '오염수 반대' 촛불 든 민주당, 尹 향해 "국민이 용서 않을 것"
  • 진현우 기자
  • 승인 2023.08.23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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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한민국 바다 오염시키는데 왜 우호적인가"
박광온 "日, 韓 승인으로 우리 세대 위협할 환경재앙 선택"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3일 저녁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열린 열린 후쿠시마 원전오염수 해양투기 철회 촉구 촛불집회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진현우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3일 저녁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열린 열린 후쿠시마 원전오염수 해양투기 철회 촉구 촛불집회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진현우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23일 폭우가 내리는 속에서도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오염수 해양 방류와 이를 방조한 윤석열 정부를 규탄하는 촛불집회를 열었다. 참석자들은 이 자리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신성한 책무를 저버렸다며 "우리 국민들과 역사가 결코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민주당 소속 의원 및 당원 등 약 3000여명(민주당 추산)은 이날 저녁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후쿠시마 원전오염수 해양투기 철회 촉구 촛불집회를 열고 일본 정부와 윤석열 정부를 동시에 비판했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발언대에 등장해 "대통령의 직무가 영토를 수호하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이 제일 아니겠는가"라며 "대한민국의 바다를 핵 오염수로 오염시키겠다는 데 대해 정부는 왜 이렇게 일본에 우호적인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일본 오염수 방류와 관련해 안전성을 강조하는 정부의 홍보 영상 제작에 3800만원에 달하는 대통령실의 예산이 사용된 점을 지적하며 "용산(대통령실) 예산으로 일본을 편드는, 아무 문제 없다는 해괴한 홍보물을 만들었단 것을 듣고 경악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충분한 시간이 있었는데도 대한민국 정부가 아니라 일본 정부 대변인을 자처한 윤석열 정권을 규탄한다"며 "정부와 대통령과 여당이 이 책무를 저버리더라도 민주당이 국민과 함께 끝까지 싸워서 반드시 막아내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박광온 원내대표도 '과학적으로 후쿠시마 핵물질 오염수 방류가 문제가 없다. 그러나 지지하거나 찬성하지는 않는다’는 입장을 발표한 우리 정부를 향해 "이렇게 앞뒤가 다른 이야기를 대한민국 정부가 눈 뜨고 멀쩡한 정신으로 말할 수 있는가"라며 "버스가 지난 뒤에 손을 흔드는 것과 같은 정말로 국민을 우롱하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박 원내대표는 "일본은 한국 정부의 승인으로, 사실상 양보로,  미래에 우리 세대를 위협할 환경 재앙의 선택을 했다"며 "의지와 결의로 일본의 반문명적이고 반인류적이고 환경파괴적인 후쿠시마 핵물질 오염수 해양투기 계획을 철회시키자"고 참석자들을 독려했다.

당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투기 저지 총괄대책위원회' 상임위원장인 우원식 의원은 "대한민국 정부는 조선총독부가 아니다"라며 "국민의 뜻을 무시하고 그 과정에서 무슨 국익이 있는지 설명하지 않고 일본 뜻을 좇아가는 윤석열 정부를 역사에선 '멍청한 정부', '바보 정부'로 기억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우 의원은 여당에서 '과학과 팩트를 통해 정쟁을 멈춰야 한다'고 야당의 장외투쟁을 비판한 것과 관련해 "민주당 총괄대책위는 원전 마피아를 제외한 우리나라 원전 전문가 국제법 전문가를 모셨다"며 "(여당이) 우리의 주장을 괴담이라고 이야기하는데 이런 과학자들이 모여서 정의한 우리의 과학이야말로 진짜 과학이고 우리 과학을 괴담이라고 외치는 정부 여당의 그 괴담이야말로 진짜 괴담"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과학은 안전이 입증되지 않으면 중단시키는 것이 과학"이라며 "우리 사회의 가습기 살균제 교훈이 바로 그 교훈"이라고 덧붙였다.

전날 우 의원을 포함한 민주당 관계자들이 일본 대사관에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규탄하는 결의서를 제출하려는 과정에서 경찰이 제지에 나선 것과 관련해선 "서울의 한복판에서, 대한민국 한복판에서 국민의 대표인 국회의원이 (결의서를) 일본 정부에 전하겠다는데 일본 경찰도 아닌 대한민국의 경찰을 경찰이 맡고 있는 이 현실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이날 촛불대회엔 당 총괄대책위원회 소속이기도 한 세종대 호사카 유지 교수도 참석해 연대 발언에 나섰다. 호사카 교수는 일본 정부의 오염수 방류 결정에 대해 "에도시대 같으면 농민들이 그러한 중앙 정부의 행태에 대해선 봉기를 일으켰다"며 "지금 후쿠시마 어민들은 봉기를 일으키기 전인 상태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본 국민의 권리도 지켜줘야 한다"면서 "국민을 탄압하려는 (일본) 기시다 정권에 협력하려고 하는 윤석열 정권을 용서하면 절대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박광온 원내대표가 23일 저녁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열린 열린 후쿠시마 원전오염수 해양투기 철회 촉구 촛불집회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진현우 기자)
더불어민주당 박광온 원내대표가 23일 저녁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열린 열린 후쿠시마 원전오염수 해양투기 철회 촉구 촛불집회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진현우 기자)

hwji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