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금융시장 위축 한국 전이 가능성 우려..."디리스킹 전략 준비해야"
중국 금융시장 위축 한국 전이 가능성 우려..."디리스킹 전략 준비해야"
  • 배태호 기자
  • 승인 2023.08.17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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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硏, 외국인 투자유인 감소 등 中 금융시장 7대 리스크 요인 분석
(자료=현대경제연구원)
(자료=현대경제연구원)

중국 실물경기 회복이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금융시장도 위축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에 중국 금융시장과 동조성이 높은 국내 금융 및 실물 경제로 위기가 전이될 수 있다는 우려가 일고 있다.

17일 현대경제연구원이 낸 '중국 금융시장에 드리워진 7가지 그림자' 보고서에 따르면 리오프닝(경제 재개)에도 불구하고 중국 7월 수출 증가율은 1년 전보다 14.5%나 쪼그라들었다. 이에 따라 중국 수출은 석 달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특히 이 기간 관방제조업 생산자 PMI(구매관리자지수)는 49.3포인트(p)를 기록해 넉 달 연속 기준선(50p)을 밑돌았다.

여기에 7월 중국 소비자물가 상승률 역시 전년동월대비 -0.3%로, 디플레이션(전반적으로 물가 수준이 장기간 하락하는 현상) 우려도 커지고 있다.

지난해 말 이후 회복세를 보였던 중국 금융시장 역시 최근 실물경기 둔화와 이에 따른 위안화 가치 절하, 주식시장 회복세 제한 등 위축된 상황이다.

올해 초 중국 경기 회복 기대로 1달러당 6.7위안이었던 위안·달러 환율은 5월 이후 상승 추세로 전환하면서 지난달 7.3위안까지 올랐다.

이처럼 중국 실물경기는 물론 금융시장까지 '빨간불'이 켜지면서, 중국과 동조성이 높은 한국 금융시장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단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특히 중국 금융시장을 둘러싼 7대 리스크 요인으로 중국 자산시장을 비롯한 금융시장 부진이 단기간 해소되기 어렵고, 이에 따라 갑작스런 위기 기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란 지적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이 지목한 7대 리스크 요인은 △외국인 투자유인 감소 △부동산 경기 부진 장기화 △유동성 위험과 투명성이 낮아 금융시스템 불안 요인 작용 △국유기업 중심으로 누증된 기업부채 △금융위기 이후 증가한 가계부채와 이에 따른 상환 부담 증가 및 이로 인한 소비 부진 가능성 △미·중 양국 간 금리 역전으로 인한 위안화 캐리 트레이드(금리가 낮은 위안화를 빌려 해외 자산에 투자하는 것) 청산 및 이에 따른 채권시장 중심의 자본 유출 확대 등 외환시장 변동성 확대 △지방재정 건전성 저하 및 지방정부융자기구(LGFV) 채무상환 부담 확대로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가능성 상존 등이다.

이에 현대경제연구원은 중국발 금융 리스크의 한국 금융시장 전이 가능성 차단을 위한 적극적인 정책 대응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우선 중국발(發) 금융 리스크 전이에 대한 선제적인 대응에 나설 수 있도록 이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와 함께 중국 성장 둔화가 글로벌 경제에 미치는 파급력이 큰 만큼 앞으로도 중국 경제 상황 변화도 지속해서 관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형석 현대경제연구원 동향분석팀 연구위원은 "한국은 중장기적으로 중국발 불안을 완화하기 위한 대(對)중국 디리스킹(De-risking-공급망 내에서 특정 국가가 과도한 비중을 차지하는 것을 방지하거나, 공급망을 훼손하는 행위를 하지 않도록 촉구하는 것) 전략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연구위원은 "특히 중국 공급망 의존도 축소를 위해 원자재 조달 다변화를 위한 차이나 플러스 원(China Plus One) 등이 공급망 안정성 강화 시스템을 모색하고, 중국과의 기술격차 유지를 통해 수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이 절실하다"며 "상대적으로 대응력이 취약한 국내 수출 중견·중소·벤처 기업에 대한 전방위적인 지원 강화, 지속 가능한 글로벌 공급망 유지를 위한 민·관의 긴밀한 협력 등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신아일보] 배태호 기자

bth77@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