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이하 연체율 0.44%…만 19세는 '시한폭탄'
20대 이하 연체율 0.44%…만 19세는 '시한폭탄'
  • 문룡식 기자
  • 승인 2023.08.07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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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말 기준 20.0%…전·월세 정책대출 역풍 우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만 19세 이상 20대 청년층의 빚 부담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만 19세의 연체율은 껑충 뛰었다. 직업이 없거나 고용이 불안한 연령 특성상 전·월세 자금을 대출받고 이자조차 제때 갚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풀이된다.

7일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이 금융감독원을 통해 은행권으로부터 제출받은 ‘연령별 주택담보대출 연체율 현황’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말 기준 20대 이하의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 기준)은 0.44%다.

같은 기간 30대·40대·50대·60세 이상 연령층의 연체율이 각각 0.17%, 0.21%, 0.20%, 0.21% 등인 점을 감안하면 20대 이하의 연체율은 타 연령층보다 두 배 이상 높은 셈이다.

20대 이하 연령층의 연체율은 지난 2018년 3분기 말 이후 약 5년 만에 가장 높으며, 사실상 역대 최고 수준이다. 

2018년 이전에는 20대 이하 통계가 제출되지 않은 데다, 최근 5년 동안 부동산 가격 급등과 저금리 등으로 20대의 대출과 연체액이 급증한 만큼 연체율도 역대 최고 수준일 것으로 추정된다는 게 은행권의 설명이다.

올해 6월말 기준 20대 이하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34조2500억원으로 2018년 9월말(13조4700억원) 대비 5년 새 2.54배 불어났다. 같은 기간 해당 연령대의 연체액 역시 200억원에서 1500억원으로 7.5배 뛰었다.

특히 20대 이하 연령층을 ‘만 19세’와 ‘20대’로 나누면, 만 19세의 주담대 연체율은 2분기말 기준 20.0%에 달했다. 만 19세 연체율은 지난해 1분기말까지 0%대였지만, 지난해 2분기말 12.5%로 뛰었고 1년 새 7.5%포인트(p) 더 올랐다. 

청년층의 연체율이 갑자기 급등한 것은 주택금융공사 보증부 청년 전·월세 정책대출 금융상품의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이 상품은 경제 취약계층인 청년층의 전세보증금과 월세를 지원하기 위해 도입됐으며, 만 19세 이상 30세 이하 청년 가운데 ‘무소득자’도 대출을 받을 수 있게 설계됐다. 연체 위험성이 커 시중은행은 취급에 소극적이었다.

하지만 카카오뱅크는 이 상품의 비대면 절차까지 갖추며 전체 청년 전·월세 대출 상품의 약 60% 이상을 취급했다. 이로 인해 카카오뱅크의 만 19세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은 6월말 기준 27.0%에 달했다.

한국은행도 청년층의 부실 대출 문제를 감지하고 있다.

한은은 6월 발표한 ‘금융안정 보고서’에서 “2013∼2019년 취급된 가계대출 가운데 30대 이하 차주의 대출 비중은 29.6%였지만, 2020∼2021년 가계대출의 경우 같은 연령층의 비중이 38.3%로 커졌다”며 “해당 차주들의 소득 기반이 여타 연령에 비해 취약한 만큼 한동안 30대 이하를 중심으로 2020년 이후 취급된 가계대출의 연체율이 예상보다 높게 상승할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신아일보] 문룡식 기자

moo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