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근원물가 4.5% 올라…외환위기 이후 최대폭 상승
올해 근원물가 4.5% 올라…외환위기 이후 최대폭 상승
  • 박정은 기자
  • 승인 2023.08.07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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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식 물가 상승세 누적 여파…한은 "상당기간 지속될 것"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근원물가는 외환위기 이후 올해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근원물가는 날씨나 국제유가 등 일시적 요인에 따른 물가 변동분을 제외한 수치다.

최근 소비자물가지수는 하락하는 반면, 외식 물가 상승세가 누적되면서 장기적인 물가 흐름은 높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7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7월 누계 농산물·석유류 제외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 4.5% 상승했다. 이는 1998년 1∼7월 중 6.8%를 기록한 뒤로 가장 높은 수준이다. 

농산물·석유류 제외지수는 주로 물가 변동의 장기적인 추세를 파악하기 위한 근원물가지수로 활용된다.

농산물·석유류 제외지수 상승률은 외환·금융위기 당시(1998년)를 제외하면 보통 1∼2% 내외에 머물렀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세가 조금씩 호전되기 시작한 2021년 말부터 전년 동월 대비 상승 폭은 커졌다.

농산물·석유류 제외지수 상승률은 지난해 1월 전년 동월 대비 3.0%까지 올랐고 올해 1월에는 5.0%로 정점을 찍었다. 

이후 지난 3월에는 4.8%로 소폭 줄었지만 2년여 만에 소비자물가 총 지수 4.2%를 추월했다. 

소비자물가지수는 최근 석유류 물가 역대급 하락세에 힘입어 2%대에 머물고 있다.

근원물가 고공행진 주된 이유로는 외식 물가가 주도하는 높은 서비스 물가가 지목된다.

한국은행 조사국 물가동향팀은 지난 6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근원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의 앞으로 경로와 관련해 상방리스크가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또 인플레이션 목표 수준 2.0%를 웃도는 물가 오름세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부가 최근 소비자물가지수가 수치상 안정세를 보이고 있음에도 공정거래위원회와 국세청까지 동원해 전방위적 물가 관리에 나서는 이유가 높은 근원물가 때문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정부의 ‘감세 카드’가 자칫 고물가에 발목 잡힐 수 있다는 위기감이 정책 기저에 깔려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him565@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