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김은경 '노인 비하' 십자포화…"혁신위 해체해야"
與, 김은경 '노인 비하' 십자포화…"혁신위 해체해야"
  • 강민정 기자
  • 승인 2023.08.01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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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60대 이상 보수 지지층 결집 효과 노려
혁신위에 전권 맡긴 이재명 대표·친명계, '당혹'
더불어민주당 김은경 혁신위원장이 지난달 30일 성동구의 한 카페에서 열린 2030 청년좌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김은경 혁신위원장이 지난달 30일 성동구의 한 카페에서 열린 2030 청년좌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이 더불어민주당 김은경 혁신위원장의 ‘남은 수명에 비례한 투표권 행사가 합리적’이란 취지의 발언과 관련 “현대판 고려장, 노인 폄하 DNA 정당”이라고 거세게 비판했다.

휴가중인 김기현 대표는 1일 페이스북에서 "민주당 인사들의 인식에 깊숙이 뿌리 박힌 '노인 비하·폄하' DNA가 새삼스런 일은 아니지만, 단지 자신들과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로 선배 세대들을 향한 그들의 적개심에 이제는 우리 사회가 엄중한 경고와 함께 제동을 걸어야 마땅하다고 생각한다"며 "(김 위원장의 발언은) 민주당의 노인 무시·노인 비하 DNA의 화룡점정이다"고 쏘아붙였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사안을 정쟁화하고 세대 갈라치기를 하고 있는 사람은 김 혁신위원장 본인임을 알 수 있다"고 힐난했다. 

여당의 이번 공세는 민주당에 타격을 주는 동시에 60대 이상 전통 보수지지층 결집으로 박스권에 갇힌 지지율의 반등을 꾀하겠다는 전략으로 읽힌다.

지난달 31일 리얼미터 여론조사(미디어트리뷴 의뢰, 지난 27~28일, 전국 성인남녀 1003명, 표본오차 95%에 신뢰수준 ±3.1%p,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 따르면 정당 지지율은 국민의힘 36.3%, 민주당 44.3%였다.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민주당은 50대 이하 지지율에서 국민의힘을 10%p 앞서며 우위를 차지했는데, 60대에서는 양당이 동률(44.7%)을 기록했다. 반면 70세 이상에서는 국민의힘(46.9%)이 민주당(23.8%)을 크게 앞질렀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본지와 통화에서 선거에서 고령층 투표자 비중이 높은 것을 언급하며 "(여당은) 김 위원장의 발언을 최대한 부각해서 고령층·지지층 결집 전략으로 나가겠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친이재명계도 김 위원장의 이번 논란 발언으로 입장이 다소 난처해졌다. 혁신위가 '친명 일색'이라는 시선 속에서 성과도 제대로 내지 못하고 있다는 당 안팎의 비판까지 나오는 판국에 김 위원장의 당내 입지가 더욱 좁아지는 모양새다. 혁신위에 전권을 맡긴 이재명 지도부 리더십도 흔들릴 공산이 크다.

실제 김기현 대표는 민주당 혁신위 사과와 해체를 요구하고 나섰다. 이재명 대표를 향해서도 "이런 함량 미달 인물을 혁신위원장으로 임명한 이 대표는 그 연대 책임을 져야 마땅하다"고 일침을 날렸다.

민주당 '비명계' 이상민 의원도 SBS라디오에서 "투표권을 나이 연명기간에 따라서 달리하겠다는 말은 굉장히 몰상식하고 반상식적인 얘기다"며 "(김 위원장이) 민주당 혁신의 역할을 앞장서서 할 수 있을까, 그런 의문이 든다"고 거세게 비판했다.

앞서 김은경 위원장은 지난달 20일 라디오에서 당내 초선 의원들을 코로나19로 학력 저하를 겪은 학생에 비유하며 “코로나 때 딱 그 초선들이다”라며 “소통이 잘 안 되는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가 논란이 된 바 있다.

mjkan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