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귀환 준비하는 '호남 올드보이들'
여의도 귀환 준비하는 '호남 올드보이들'
  • 강민정 기자
  • 승인 2023.07.27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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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천정배·정동영, 총선 출마설에 지역 정가 주목
野 일각 "개혁공천이라 볼 수 있나" 견제
재임 시절 채용 비리 의혹으로 수사를 받는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이 지난 1일 서울 마포구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재임 시절 채용 비리 의혹으로 수사를 받는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이 지난 1일 서울 마포구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내년 총선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텃밭인 호남 지역에 천정배 전 법무부 장관, 정동영 상임고문,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 등 중량급 인사들이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정치 9단' 박지원 전 원장은 이미 각종 매체를 통해 고향인 전남 해남·진도·완도 출마를 기정사실화했다.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은 전북 전주병, 천정배 전 법무부 장관은 광주 서구을 출마가 유력하다. 

천 전 장관은 현재 광주 서구에서 '호남100년살림민심센터'를 운영하며 지역 기반을 다지고 있다. 광주 서구을 경우 당내 공천이 치열할 전망이다. 현재 지역구 의원은 '한국의희망'을 창당한 무소속 양향자 의원으로, 민주당이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법을 강력 추진할 당시 이에 반대 의사를 표하며 민주당을 탈당한 바 있다. 

현재 당내에서 출마자로 거명되는 이들은 김경만 의원(비례)과 최희용 교육연수원 부원장, 양부남 전 고검장 등이다. 양 전 고검장은 이재명 대표의 대선후보 시절 선대위 국민검증법률지원단장을 맡은 전력이 있다.

정동영 전 장관은 출마 관련해서는 말을 아끼나 창구는 다소 열어둔 상태다. 정 전 의원은 27일 본지와 통화에서 "결정한 것은 없다"면서도 "민심이 부르면 그 때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앞선 전주병 선거에서 정 전 장관은 현재 민주당 정책위 수석부의장을 맡고 있는 김성주 의원과 1승 1패 전적을 기록한 바 있다.

박창환 정치평론가는 정치권 안팎에서 '올드보이 총선 귀환설'이 제기되는 이유는 리더십이 부재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박 평론가는 "리더십은 총선을 향해 갈수록 강화되는 경향이 있는데, 그렇기 때문에 지금이 자기 정치를 복구할 수 있는 적기다"며 "(시간이) 조금 지나면 이런 흐름 자체가 약화되기 때문에 현재 여론에 애드벌룬을 띄우는 것이다"고 봤다. 이어 '올드보이 귀환설'은 곧 당내 정치 신인이 없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로, 이에 대해 더욱 큰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당내 여론도 심상찮다. 호남은 민주당이 대대로 강세를 나타낸 곳이기 때문에, 지역구를 뒀거나 출마를 염두한 이들은 다소 견제하는 모습이다.

호남에 지역구를 둔 한 의원은 유선 인터뷰에서 "그들에게 공천을 주는 것은 가능할지도 모르지만 (그렇게 했을 때) 국민과 유권자가 '민주당이 개혁공천을 했다'고 바라보겠느냐"고 비판적인 시각을 내비쳤다.

[신아일보] 강민정 기자

mjkan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