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실업급여 공청회서 '남녀 갈라치기' 논란… 당내서도 "구시대 선동"
與 실업급여 공청회서 '남녀 갈라치기' 논란… 당내서도 "구시대 선동"
  • 강민정 기자
  • 승인 2023.07.13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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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들은 실업급여 받는 도중 샤넬 선글라스 사" 도마 위
옥지원 "남 '성실한 일꾼', 여 '사치 된장녀' 프레임이냐" 질타
국민의힘 박대출 정책위의장이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실업급여 제도개선 공청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박대출 정책위의장이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실업급여 제도개선 공청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과 정부, 민간이 실업급여 제도 개선을 위해 실시한 공청회에서 "남자분들 같은 경우 장기간 근무하다가 실업 당해서 오신 분들은 어두운 표정으로 오는데, 여자분들이나 젊은 청년들은 계약기간이 만료된 이 기회에 쉬겠다고 온다"는 '남녀 갈라치기' 성격의 발언이 나와 도마 위에 올랐다.

13일 정치권에서는 국민의힘 노동개혁특별위원회가 전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개최한 '실업급여 제도 개선 공청회'에 참석한 서울지방고용노동청 관계자가 모두발언에서 "여자들은 실업급여 받는 도중에 해외여행 가고 자기 돈으로 살 수 없던 샤넬 선글라스를 사며 즐기고 있다"며 이같이 언급해 논란이 일고 있다.

참석자는 "이건 아니지 않나. 좋은 자리가 나와서 연락하면 '죄송하지만 (실업급여 수급 기간) 끝날 때까지 연락 안 주셨으면 좋겠다' 이렇게 말들을 하거나, '이번에 (실업)급여 몇 개월까지는 나오니 끝날 떄쯤 취업하자'고 얘기한다"며 "이게 제대로 굴러가는 게 맞는지 속상한 경우가 많다"고 토로했다.

박대출 정책위의장은 같은 날 오후 서울의 한 호텔에서 열린 한 강연회에서 "(실업급여를 받으러 오는 젊은이 중) 한 부류는 아주 밝은 얼굴로 온다고 한다"며 "실업급여를 받아서 명품 선글라스를 끼고 해외여행을 다녀온다는 것이다"고 유사한 취지로 재차 거론했다.

당내에서도 이에 대해 "도대체 언제적 구시대적 된장녀 선동이냐"며 거센 비판의 목소리가 제기된다.

옥지원 미래여성전략포럼 대표는 페이스북에서 "청년 남성은 울상으로 오는데, 청년 여성은 샤넬 선글라스 산다니. 남성은 성실한 일꾼, 여성은 사치하는 된장녀 프레임이냐"며 이같이 질타했다.

옥 대표는 "오늘 실업급여 관련 당정협의회에서 나온 정부 관계자의 남녀 갈라치기 발언은 당을 떠나 누가 봐도 매우 부적절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치권의 '이대녀, 삼대녀 전략적 버리기', 이젠 지겹다"며 "이렇게 숨쉬듯이 여성혐오를 하면서 애는 많이 낳으라는 이중적인 태도. 이러고서는 저출산을 걱정하느냐"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실업급여 얘기에 남자, 여자가 왜 나오는지 모르겠지만 청년여성들은 실업급여 신청할 때 조신하게 거적데기 입고 나라 잃은 표정하고 가야하는지 잘 몰랐다"며 "정말 놀랍다"고 비꼬았다.

옥 대표는 "최소한 정부가 관련된 공청회에서는 남녀 갈라치기가 더 이상 나오지 않았으면 하고, 나왔을 시엔 정확하게 유감 표명을 했으면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mjkan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