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명 구심점’ 이낙연 귀국…민주 역학관계 요동칠까
‘비명 구심점’ 이낙연 귀국…민주 역학관계 요동칠까
  • 강민정 기자
  • 승인 2023.06.26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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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다 한 책임 다하겠다"… 정치 행보 시사
정치권 '글쎄'… "'대체제' 되리란 생각 오산"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가 1년간의 미국 유학 생활을 마친 뒤 24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뒤 지지자들을 향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가 1년간의 미국 유학 생활을 마친 뒤 24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뒤 지지자들을 향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가 1년 여 만에 미국에서 귀환하면서 물밑에서 친명-비명 사이 잡음이 들끓는 민주당의 역학관계가 새롭게 정립될지 관심이 모인다.

최근 민주당은 쇄신 의원총회를 거쳐 당을 결집할 목적으로 '김은경 혁신위'를 출범했지만, 구성인원 면면이 사실상 친명일색이라는 비판을 받으면서 계파 간 갈등이 더욱 첨예해지는 모양새다. 당 안팎에서는 이같은 상황 속에서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 이재명 대표와 대립각을 세웠던 이 전 대표가 귀국, 비명계의 구심점 역할을 할지 촉각을 세우고 있다.

이 전 대표 역시 정치적 행보를 시사하며 자신의 '역할론'에 부채질을 하고 있다. 25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전 대표는 잠시간 휴식을 취한 뒤 전국 순회강연에 돌입한다. 순회 강연에서는 윤석열 정부를 향한 비판과 그에 대한 대안 제시 등 정치적 발언이 잇따를 것으로 주목된다. 

특히 외교 분야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강하게 피력할 것으로 관측된다. 윤석열 정부가 현재 가장 많은 공을 들이는 분야인 동시에 그의 전문 분야이기 때문이다. 

이 전 대표는 전날 인천공항 귀국길에서도 "나의 못다 한 책임을 다하겠다"며 정치적 함의가 담긴 발언을 내놨다. 이처럼 지속적으로 정치 참여 행보를 암시하는 것은 외국 생활을 하는 동안 답보 상태에 빠졌던 자신의 지지도를 끌어 올리고, 국민에게 다시 존재감을 인식시키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이 전 대표가 당내에서 얼마나 영향력을 발휘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외면상으로 당 쇄신을 위해 '김은경 혁신위'가 출범했고, 이 전 대표가 자신의 정치적 역량을 펼칠 '명분'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박창환 정치평론가는 이날 본지와 통화에서 "이 전 대표가 (과거) 대선주자 1위에 올랐던 것은 당시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높은 지지율이 기반이었지, 본인의 리더십을 인정받은 것은 아니었다"고 지적했다. 지난 전당대회에서 압도적 표차로 당대표에 당선돼 '이재명 리더십'을 인증했던 이 대표와는 다른 경우라는 설명이다.

박 평론가는 "'(이 대표 체제로는) 대안이 없으니 구원투수가 나서야 한다'고 말할 상황은 아닌 것 같다. 이 전 대표는 현재 당권이든, 대권이든 하나는 확실히 해야 하는데 두 개 모두 이 대표가 꽉 쥐고 있다"며 현재로서는 이 전 대표가 광폭 행보를 하기엔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국민의힘도 이 전 대표를 향해 "이재명 대표 체제의 민주당이 아무리 엉망이라 한들, 이낙연 전 총리가 대체제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면 오산이다"고 날을 세웠다.

황규환 수석부대변인은 "최소한의 양심이 있다면 '못다 한 책임' 운운할 것이 아니라 '국민이 나라 걱정'하게 만든 문재인 정권과 민주당의 무능, 실정에 '못다 한 사과'부터 하는 것이 도리다"며 이같이 맹공했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25일 이낙연 전 대표의 귀국에 대해 25일 “백지장도 맞들어야 할 어려운 시국이어서 모두가 힘을 합쳐야 한다”고 밝혔다.

mjkan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