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취임1년] 부동산 경착륙 막기 총력…전세 사기는 또다른 난관
[尹취임1년] 부동산 경착륙 막기 총력…전세 사기는 또다른 난관
  • 남정호 기자
  • 승인 2023.05.10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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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지역·대출 규제 완화로 시장 연착륙 유도
세종·수도권 일부서 가격 상승…거래량 회복세
대규모 전세 피해 방지 위한 제도 개선은 숙제
서울시 강남구 아파트 단지. (사진=신아일보DB)
서울시 강남구 아파트 단지. (사진=신아일보DB)

윤석열 정부 출범 이전부터 급격한 금리 인상에 식어가던 부동산 시장은 새 정부 출범 이후 빠르게 냉각하며 경착륙 우려를 높였다. 이에 정부는 시장 연착륙 유도를 위해 규제지역을 해제하고 대출 문턱을 낮추는 등 대대적인 부동산 규제 완화에 나섰다. 최근에는 세종과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 다시 집값이 상승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런 가운데 대규모 전세 사기와 10년 만에 최대로 불어난 미분양 주택은 부동산 시장의 또 다른 불안 요소로 떠올랐다.

10일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 조사에 따르면 지난주(1일 기준) 전국 아파트값은 약 1년 전인 작년 5월10일 윤석열 정부 출범때보다 12.49% 내렸다. 수도권은 14.81%, 지방은 10.21% 하락했다. 

전국 아파트값 추세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을 시작한 2021년 8월 이후 상승세가 조금씩 꺾이기 시작해 작년 1월 보합세로 돌아섰고 2월 들어 하락으로 돌아서 점차 낙폭을 키웠다. 

주택 매매 거래량도 급감했다. 지난해 주택 거래량은 50만8790건으로 전년 101만5171건 대비 절반가량으로 쪼그라들었다.

이처럼 부동산 시장이 빠르게 침체기에 접어들자 정부는 시장 경착륙을 막기 위해 11·10, 1·3 부동산 대책 등을 통해 대대적인 규제 완화에 나섰다. 이를 통해 규제지역을 서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와 용산구만 남기고 모두 해제하고 서민·실수요자에 대한 LTV(주택담보대출비율)를 완화하는 등 대출 규제를 풀었다. 연 3~4%대 고정금리로 최대 5억원까지 특례보금자리론을 공급하는 등 주택 매수자의 자금조달 여건도 개선했다.

이런 가운데 전국 아파트값 하락률은 지난해 12월 마지막 주(-0.76%)를 기점으로 낙폭을 줄여 지난주 -0.09%까지 낮아졌다. 

아파트값이 상승세로 돌아선 지역도 나타났다. 20개월 연속 내림세를 이어가던 세종시는 빠르게 하락 폭을 줄이며 올해 3월 셋째 주부터 상승 전환했다. 최근에는 서울 노원·서초·강남구와 경기 성남시 수정구, 용인시 처인·수지구, 수원시 영통구, 화성·오산·평택·하남시, 인천 중·연수·계양·서구 등도 오름세로 돌아섰다. 

지난해 5월 6만3200건을 기점으로 하락을 거듭하던 매매 거래량도 올해 2월부터 오름세로 돌아서 전년 수준을 회복하며 3월 5만2333건으로 늘었다.

대대적인 규제 완화로 부동산 시장 경착륙 우려는 일부 해소된 모습이지만 시장 침체로 인한 파장은 아직 계속되고 있다. 전국 미분양 주택은 급증세를 보이며 올해 1월 7만5359호까지 늘어 2013년 4월(7만201호) 이후 약 10년 만에 7만호를 넘겼다. 다만 3월 미분양 주택은 소폭 줄어든 상황이다. '악성 미분양'인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올해 3월 8650호로 지난 2021년 6월(9008호) 이후 가장 많다.

집값 하락과 맞물려 기승을 부리는 전세 사기와 깡통전세도 문제다. 피해자가 속출하자 정부·여당은 △경·공매 유예·정지 △우선매수권 부여 △조세채권 안분 △LH(한국토지주택공사)를 통한 매입임대 사업 시행 등이 담긴 전세 사기 피해자 구제를 위한 특별법안을 내놨다. 그러나 여야는 보증금 반환 채권 매입과 피해자 인정 범위 등에서 이견을 보이며 대립 중이다.

전문가들은 지난 1년간 정부 부동산 정책에 대해 속도감 있는 규제 완화로 부동산 시장 연착륙 가능성을 높였다고 평가했다. 다만 전세 사기 문제와 관련해 제도 개선 방안에 대한 논의가 부족한 점은 아쉽다는 의견이 나온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팀장은 "(정부가) 1·3대책을 발표하면서 약속한 게 시장 연착륙과 거래 정상화인데 그 관점에서 속도감 있게 규제를 완화하고 있다"며 "미분양 물량 감소와 수도권 청약 경쟁률 상승, 최근 거래량 증가 등을 고려하면 시장 연착륙 가능성이 커졌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집값이 빠르게 떨어지니까 규제 완화 속도를 높여 대응을 빨리했다는 점은 잘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며 "전세 사기와 관련해서는 예치금 제도 도입이나 임대인 검증 절차 시스템화 등 제도적인 개선에 대한 논의가 없는 점이 아쉽다"고 했다. 

south@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