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진 이재명 전 비서실장 유서 남겨… “이제 정치 내려놓으시라”
숨진 이재명 전 비서실장 유서 남겨… “이제 정치 내려놓으시라”
  • 권나연 기자
  • 승인 2023.03.10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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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은 표정의 이재명 대표.(사진=연합뉴스)
굳은 표정의 이재명 대표.(사진=연합뉴스)

숨진 채 발견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경기지사 시절 초대 비서실장 전모 씨가 이 대표를 향해 “이제 정치를 내려놓으시라”는 내용이 담긴 유서를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10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전날 오후 6시45분께 전씨가 성남시 수정구 자택에서 숨져 있는 것을 아내가 발견해 신고했다.

전씨의 아내는 119에 현관문이 열리지 않는다고 신고했고 구급대원들이 문을 강제 개방해 사망한 전씨를 발견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씨는 이헌욱 전 GH 사장의 사퇴로 사장 직무대행을 맡았다. 지난해 12월 말 퇴직했는데 퇴직 전후로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과 관련한 검찰 조사로 심리적 압박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건은 이 대표가 성남시장 재직시절 성남FC 구단주로 있으면서 2014∼2016년 두산, 네이버 등으로부터 후원금 133억5000만원을 유치하는 대가로 이들 기업에 건축 인허가나 토지 용도 변경 등을 제공했다는 의혹이다.

현장에서는 전씨가 쓴 노트 6쪽 분량의 유서가 발견됐다. 여기에는 이 대표를 향한 심경을 비롯해 가족에 대한 미안함과 수사에 대한 억울함이 적힌 것으로 전해졌다.

유서를 통해 전씨는 “나는 일만 열심히 했을 뿐인데 검찰 수사 대상이 돼 억울하다”며 “(이 대표는) 이제 정치를 내려놓으시라. 더 이상 희생은 없어야 한다”는 내용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이날 수원시 경기도의회에서 열린 현장최고위원회에 참석해 “믿을 수 없는 부고를 접했다”며 전씨의 사망을 언급했다.

그는 “내가 만난 공직자 중 가장 청렴하고, 가장 성실하고, 가장 헌신적이고 가장 유능했던 공직자가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없는 사실을 조작해서 자꾸 증거를 만들어 들이대니 빠져나갈 수 없고, 억울해서 극단적 선택을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kny062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