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미국서 사고 탑승자 또 살렸다…안전성 '재입증'
현대차, 미국서 사고 탑승자 또 살렸다…안전성 '재입증'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2.12.28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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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반떼N', 협곡 아래 굴러 떨어져도 탑승 커플 '무사'
'EV6', NHL 전설 구해…충돌테스트서 최고 등급 획득
클로에 필즈와 크리스티안 젤라다 커플이 사고당한 뒤 촬영한 현대차 ‘아반떼N’(현지명 ‘엘란트라N’). [사진=클로에 필즈 트위터 계정 화면 캡처]
클로에 필즈와 크리스티안 젤라다 커플이 사고당한 뒤 촬영한 현대차 ‘아반떼N’(현지명 ‘엘란트라N’). [사진=클로에 필즈 트위터 계정 화면 캡처]

현대자동차그룹 주요 차량이 미국에서 큰 사고에도 승객들을 안전하게 지킨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27일(현지시각)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클로에 필즈와 크리스티안 젤라다 커플은 이달 중순 현대차 ‘아반떼N’(현지명 ‘엘란트라N’)을 타고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를 여행하다 사고를 당했다.

사고 당일 오후 LA 카운티에 있는 엔젤레스 내셔널 국유림을 지나다 아반떼N이 자갈 위에서 미끄러지며 300피트(91m) 협곡 아래로 굴러 떨어졌다.

아반떼N은 크게 파손됐지만 커플은 다행히 크게 다치지 않았다. 필즈는 트위터에 “현대 아반떼N은 정말 훌륭하다”며 “300피트 아래 떨어져서도 나는 살아남았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의 안전 기술력은 글로벌 스포츠 스타들을 통해서도 여러 번 증명됐다.

지난 5월 북미 아이스하키리그(NHL)에서 활약하며 전설로 불리는 체코 출신 선수 야르오미르 야그르(Jaromir Jagr)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충돌 사고로 일그러진 기아 ‘EV6’ 사진을 게시했다. 그는 “기아가 나를 구했다”고 전했다.

야그르는 사고일 오전 EV6으로 시내 도로를 달리던 중 트램과 부딪히는 사고를 당했다. 교통량이 늘어나며 트램이 달리는 레일 위에 멈춰선 것이 화근이었다. 트램은 야그르가 타고 있던 EV6 왼쪽 측면을 그대로 들이받았다. 트램의 무게를 고려하면 저속으로 충돌해도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야그르는 “나의 실수로 일어난 사고였다”며 “트램이 부딪히는 순간에는 정말 끝이라고 생각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번 사고로 그는 한쪽 손에 경미한 부상을 입었을 뿐 사고 직후 파손된 EV6를 촬영하는 등 멀쩡한 모습을 보이며 주변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는 후문이다. 야그르가 심각한 충돌사고에도 경미한 부상에 그친 이유는 높은 충돌 안전 기술력을 가진 E-GMP 기반 전용 전기차가 버텨준 덕분이다.

야르오미르 야그르(Jaromir Jagr)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게재한 기아 ‘EV6’ 충돌 사고 모습. [사진=야르오미르 야그르 인스타그램 계정 화면 캡처]
야르오미르 야그르(Jaromir Jagr)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게재한 기아 ‘EV6’ 충돌 사고 모습. [사진=야르오미르 야그르 인스타그램 계정 화면 캡처]

지난해 2월에는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의 운전 중 사고로 제네시스의 안전 기술력이 주목받기도 했다.

타이거 우즈는 당시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 골프대회 행사 차량으로 지원된 제네시스 ‘GV80’을 타고 LA 인근 도로를 달리다 사고를 당했다. 당시 GV80은 여러 번 전복되며 굴러 중앙분리대와 나무를 잇달아 들이받았으며 공중으로 튀어 올라 한 차례 회전한 뒤 떨어졌다.

사고로 인해 우즈는 다리 부상을 입었다. 사고 현장을 조사한 LA 경찰은 “차량 앞면, 범퍼는 완파됐지만 내부는 대체로 손상되지 않아 운전자가 살아남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사고 당시 데이비드 하키 미국 고속도로 안전보험협회(IIHS) 회장은 “타이거 우즈를 살린 것은 제네시스 GV80에 장착된 에어백이었다”며 “총 10개의 안전 표준 이상의 에어백과 운전자 신체를 고정해 충격을 완화하는 무릎 에어백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이후 우즈는 재활 치료에 전념했다. 그는 사고 9개월 만에 골프채를 잡고 스윙하는 3초짜리 영상을 SNS에 올리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올해 초 열린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 대회에서 타이거 우즈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식사자리를 갖고 감사의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1개월여 뒤 GV80은 IIHS로부터 최고 등급인 톱 세이프티 픽 플러스(TSP+; Top Safety Pick+)를 획득했다. IIHS는 최고 안전성을 나타낸 차량에는 TSP+, 양호한 수준의 안전성을 갖춘 차량에는 톱 세이프티 픽(TSP; Top Safety Pick) 등급을 매긴다.

제네시스 ‘GV80’ 미국 고속도로 안전보험협회(IIHS) 충돌 테스트 장면. [사진=미국 고속도로 안전보험협회]
제네시스 ‘GV80’ 미국 고속도로 안전보험협회(IIHS) 충돌 테스트 장면. [사진=미국 고속도로 안전보험협회]

GV80이 속한 중형 럭셔리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분야에서 BMW ‘X5’, 메르세데스 벤츠 ‘GLC’, 렉서스 ‘RX’ 등 경쟁차량은 한 단계 아래인 TSP 등급을 받는데 그쳤다. 특히 같은 차급에서 볼보 ‘XC90’은 TSP+를 받긴 했지만 IIHS는 차량 대 보행자의 전방 충돌방지 시스템 테스트에서 GV80가 한 수 위라고 평가했다. GV80는 해당 부문에서 ‘탁월함’(Superior) 등급을 획득했지만 XC90는 ‘우수함’(advanced) 등급에 머물렀다.

제네시스 GV80은 최고로 안전한 차라는 명성을 얻으며 판매에 있어서도 순풍을 이어가고 있다. 출시 첫 해인 지난 2020년 국내를 포함한 글로벌 시장에서 4만3158대를 판매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4만8072대, 올해 11월까지는 4만742대가 판매됐다. 올해에는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큰 인기를 얻고 있다. 같은 기간 국내에선 1만9860대가 팔렸지만 해외수출은 이보다 많은 2만882대를 기록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내연기관차에서부터 쌓아 올린 안전 기술력은 전기차 시대로 넘어오면서도 더욱 높은 경쟁력을 보이고 있다.

현대차 ‘아이오닉 5’, ‘아이오닉 6’, 기아 EV6, 제네시스 ‘GV60’ 등 E-GMP 기반의 현대차그룹 전용 전기차 모델들은 지금까지 진행된 주요 글로벌 충돌 테스트에서 모두 최고 등급을 기록하고 있다.

E-GMP는 배터리, 모터, 차체, 섀시 등 전기차에 최적화된 구조와 함께 획기적인 안전 설계를 반영해 다양한 상황에서도 탑승객의 안전 확보를 최우선으로 고려한 것이 특징이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IIHS 평가에서 전기차 모델들의 선전으로 내연기관차 포함 총 23개 차종이 우수 안전차종으로 선정됐다. 이로써 현대차그룹은 글로벌 자동차그룹 중 가장 많은 차종을 목록에 올렸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은 차체 안전 기술력 외에도 세계 최초 기술이 적용된 에어백, 차급을 불문하고 적용하는 주행안전 보조시스템(ADAS) 등으로 글로벌 주요 자동차 안전 평가 기관으로부터 호평 받고 있다”며 “앞으로도 고객 안전 최우선 철학을 기반으로 최상의 제품 개발을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