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쌍용차 '토레스', 숲을 달리다
[시승기] 쌍용차 '토레스', 숲을 달리다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2.10.22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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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외 '정통 SUV' 디자인 믿음직
부드러운 주행감에 정숙성 '만족'
오프로드 지나 묻은 흙 더 어울려
쌍용자동차 ‘토레스’. [사진=이성은 기자]
쌍용자동차 ‘토레스’. [사진=이성은 기자]

쌍용자동차 ‘토레스’가 캐치프레이즈 ‘정통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 걸맞은 매력을 보여준다. 모호한 도심형 SUV 감성은 없앴다. 운전석에 앉으면 전방에 보이는 보닛의 볼륨감과 높은 시트 포지션으로 탁 트인 시야가 ‘진짜 SUV’라는 생각이 들도록 했다.

경쾌한 엔진음과 진동, 주행감 역시 SUV의 면모를 한껏 드러낸다. 특히 캠핑장 숲길에서 진가를 확인할 수 있었다. 캠핑장에서는 주변 사람들의 관심을 받았다.

최근 충북 괴산군 한 캠핑장에서 경험한 토레스는 포레스트 그린의 외장 색상을 지닌 T7 트림(등급) 모델이다. 여기에 4륜구동, 딥컨트롤 패키지, 사이드 스텝, 사이드 스토리지 박스, 하이디럭스 패키지 등이 옵션으로 적용됐다.

◇다부진 근육질 외모…실내서도 느껴지는 ‘정통 SUV’ 감성

토레스의 전반적인 볼륨감은 정통 SUV라는 타이틀에 어울린다. 특히 전면부에 짧고 굵은 직선 모양의 세로격자 모형 라디에이터 그릴과 곳곳에 배치된 곡선이 전반적으로 조화를 이루며 강인한 인상을 준다.

전면부 주간주행등도 직선이 강조돼 강인한 모습을 더한다. 북두칠성을 모티브로 디자인된 주간주행등은 헤드램프 보다 더 앞으로 튀어나온 모습으로 입체감을 줬다.

보닛 위의 선은 볼륨감이 넘친다. 단순히 선이 조금 튀어나와 볼륨감을 강조하지 않았다. 보닛 중앙이 움푹 들어간 모습으로 보닛 양쪽 선의 입체감을 더욱 강조해 튼튼한 어깨 근육을 연상시킨다. 다만 전반적인 색감과 대비되는 밝은 색상이 적용된 전면부 하단의 범퍼는 플라스틱 소재 모습을 그대로 드러낸 듯 보여 고급감과 강인한 인상을 다소 줄였다.

측면부에도 캐릭터 라인이 직선형으로 뻗어 차량의 볼륨감을 더한다. 여기에 휠아치 가니시가 각진 형태로 디자인돼 강인한 모습이 강조됐다. A필러의 블랙 하이그로시, 밝은 색상의 전반적 색상과 반전을 이루는 C필러 가니시가 토레스만의 개성을 드러낸다.

쌍용자동차 ‘토레스’. [사진=쌍용자동차]
쌍용자동차 ‘토레스’. [사진=쌍용자동차]

후면부는 스페어 타이어를 형상화한 핵사곤 타입의 리어 가니시와 함께 직선이 강조된 리어 LED 콤비네이션 램프가 전측면부의 강인한 인상을 이어간다. 특히 후면 제동등은 태극기의 건곤감리 중 리 문양을 표현한 점이 인상적이다.

차량 외관의 전반적 볼륨감은 내부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운전석에 앉자 정통 SUV다운 면모를 느낄 수 있었다. 운전석에 앉으면 보닛 좌우에 높이 솟은 선이 외관보다 내부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보닛의 볼륨감 있는 선은 시야를 방해하지 않는다.

SUV에 어울리는 높은 시트 포지션, 눈에 거슬린 게 없는 매끈한 대시보드가 전방 시야를 더욱 탁 트이게 한다. 여기에 스티어링 휠(운전대) 위아래 일부를 절단해 간결한 디자인으로 더욱 넓은 시야를 확보하게 한다. 계기반은 얇은 모습으로 디자인됐지만 주행 중 정보를 보기에 부족하거나 불편하지 않았다.

물리 버튼은 비상등 외 보이지 않는다. 기어 노브 앞 버튼리스 디지털 통합 컨트롤 패널로 조작할 수 있도록 했다. 12.3인치 디스플레이도 모두 버튼 없이 터치로 조작할 수 있는 방식이다. 시각적으로 첨단화를 강조할 수 있지만 첫 주행 중 디스플레이 내 조작 아이콘 위치가 익숙하지 않을 때 사용이 불편했다.

이외 운전·조수석 도어 맵포켓에 각각 1.5리터(ℓ), 0.7ℓ 물병을 넣을 수 있는 보틀 트레이, 운전·조수석 사이 컵홀더 등 수납공간이 넉넉한 점이 인상적이었다.

◇부드러운 주행에 정숙성 ‘만족’…흙길이 더 어울리는 SUV

시승은 서울에서 충북 괴산군 한 캠핑장을 오가는 약 300킬로미터(㎞) 구간을 달렸다.

토레스는 첫 운행 시 정차 상태에서 정숙성은 높지 않았다. 쌍용차는 엔진룸에 최고 수준의 흡·차음재를 적용했다고 했지만 운전석에서 엔진음과 진동이 느껴졌다. 하지만 불쾌하지 않았다. 경쾌했다. 엔진음과 진동마저 정통 SUV답다는 느낌이 들었다. 일반 중형 SUV가 아닌 대형 SUV에서 느낄 수 있는 감성이었다.

반면 주행 중 느껴지는 외부소음 차단 등 정숙성은 만족스러웠다. 주행은 전반적으로 부드러웠다. 최대토크 28.6킬로그램미터(㎏·m), 최고출력 170마력의 1.5ℓ 터보 가솔린 엔진의 힘도 부족함 없었다. 막힘없는 구간에서는 ℓ당 14㎞대의 연비를 보였다.

시속 30∼50㎞대에서 브레이크가 약간 밀리는 듯한 느낌은 기존 쌍용차 타 모델과 비슷했다. 다만 가속페달 응답성은 높았다. 정차 후 가속페달을 밟을 때 무심코 조금 세게 밟으면 높은 응답성에 놀라기도 했다.

트렁크에 짐을 가득 실은 쌍용자동차 ‘토레스’. [사진=이성은 기자]
트렁크에 짐을 가득 실은 쌍용자동차 ‘토레스’. [사진=이성은 기자]

신호대기 상황에서 엔진이 일시적으로 정지하는 스톱앤드고(Stop&Go) 기능은 전환이 부드러워 사용에 불편이 없었다. 시승 당시 비가 내리기도 했지만 비 내릴 때 느껴지는 소음, 안정성 역시 만족스러웠다.

토레스의 진가는 캠핑장에서 나타났다. 흙길을 지날 때는 믿음직한 안정감이 느껴졌다. 오히려 더욱 속도를 내 험로를 지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앞범퍼와 바퀴, 휠아치 가니시에 묻은 흙이 토레스와 더욱 어울렸다.

텐트용품, 침낭, 긴 우산 등을 가득 실은 트렁크는 2열을 접지 않았지만 부족함 없었다. 토레스는 골프백 4개와 보스턴백(여행용 손가방) 4개, 여행용 캐리어를 실을 수 있는 703ℓ 공간을 지녔다. 2열을 접으면 1662ℓ까지 늘어난다.

캠핑장에서 토레스의 높은 대중적 관심을 확인했다. 캠핑장에서 차를 세우고 내부에 있는 동안 한 사람이 가까이 다가와 내부를 슬쩍 들여다보려 했다. 다른 목적이 아닌 평소 관심 있는 차를 보고 싶어 하는 모습이었다.

왕복 300㎞ 이상을 달리는 코스였지만 운전에 대한 피로는 적었다. 쌍용차의 인텔리전트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IACC)을 포함한 첨단 주행안전 보조 시스템 딥컨트롤(Deep Control)과 함께 흙길에서도 부드러운 운전대 조향감이 피로를 덜었다.

쌍용자동차 ‘토레스’ 실내. [사진=이성은 기자]
쌍용자동차 ‘토레스’ 실내. [사진=이성은 기자]

[신아일보] 이성은 기자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