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 후폭풍…중산층 이상 고소득 가구도 어렵다
금리인상 후폭풍…중산층 이상 고소득 가구도 어렵다
  • 문룡식 기자
  • 승인 2022.10.13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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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채비율 증가세…이창용 "고통 크지만 물가 잡는 게 우선"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중산층 이상 가구의 금융부채는 최근 5년간 빠르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이달에도 ‘빅스텝(기준금리 한 번에 0.5%p 인상)’을 결정하면서 금리인상 기조를 유지한 만큼 이들 가구의 이자 부담은 커질 전망이다.

13일 한국은행과 통계청에 따르면, 소득 4분위 가구의 처분가능소득 대비 금융부채 비율은 지난 2017년 113.1%에서 2021년 143%로 4년 동안 29.9%포인트(p) 상승했다. 2017년의 경우, 4분위 가구의 처분가능소득은 5560만원, 금융부채는 6288만원으로 부채가 738만원 더 많았다.

하지만 지난해 들어서는 처분가능소득과 금융부채가 각각 6093만원과 8711만원으로 집계됐다. 소득과 부채의 격차는 2618만원으로 확대됐다. 

소득 상위 20%인 5분위 가구의 처분가능소득 대비 금융부채 비율은 2017년 103.7%에서 지난해 122.8%로 19.1%p 올랐다. 같은 기간 3분위 가구는 126.7%에서 140%로 13.3%p 상승했다.

반면 상대적으로 소득이 적은 2분위 가구는 2017년 117.9%에서 지난해 127.5%로 9.6%p 올라 상승폭이 비교적 작았다. 소득 하위 20%인 1분위는 같은 기간 115.3%에서 106.8%로 되레 8.5%p 하락했다.

중산층 이상 고소득층에 해당하는 3∼5분위 가구의 금융부채 비율은 크게 올랐지만, 저소득층인 1∼2분위는 오름폭이 작거나 하락한 모습이다.

이는 부동산 가격 상승과 가상화폐 열풍, 코로나19 이후 유동성 확대 기간에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중산층 이상이 대출을 늘려 적극적인 투자에 나선 영향으로 풀이된다.

특히 부동산 가격 급등에 정부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적용 강화 등 각종 가계대출 규제 정책을 시행하자 중저신용자는 금융기관 대출 문턱을 넘기 어려웠던 반면 소득이나 상환 능력에 여력이 있는 고신용자들은 상대적으로 많은 빚을 냈다.

한은은 지난해 8월을 시작으로 빠르게 기준금리를 올리고 있다. 1년 2개월간 우리나라의 기준금리는 연 0.5%에서 3%로 2.5%p 올랐다. 이로 인해 금융부채 비율이 빠르게 늘어난 중고소득층, 고신용자들의 이자 부담도 급격하게 늘어나게 됐다.

한은에 따르면 기준금리가 0.5%p 인상되면 전체 대출자의 연간 이자 부담액은 6조5000억원 늘어난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전날 금통위 이후 기자회견에서 “(금리 인상으로) 가계의 고통이 굉장히 크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지만 물가를 잡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신아일보] 문룡식 기자

moo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