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금통위 "물가·성장률·환율 고려…정책대응 강화 필요"
한은 금통위 "물가·성장률·환율 고려…정책대응 강화 필요"
  • 배태호 기자
  • 승인 2022.10.12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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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총재 "금리 인상 고통 알지만, 물가안정 위해 불가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2일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뒤 통화정책방향에 대해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배태호 기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2일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뒤 통화정책방향에 대해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배태호 기자)

이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 인상 결정에 대해 높은 소비자물가 오름세의 지속을 꼽았다. 금통위원 2명(25bp 인상 의견)을 제외하면 다수 위원이 50bp 인상 필요성에 동의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가파른 금리 인상 과정에서 국민 고통이 가중되고 있음을 잘 알고 있다면서도, 물가 안정을 위한 금리인상은 불가피하다는 뜻을 강조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12일 오전 금통위 직후 기자간담회를 통해 미 연준의 최종금리 전망이 원래 4% 수준에서 4%대 후반으로 상당히 높아지면서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더욱 커지고 국제 금융시장 변동성이 크게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미국 등 주요 선진국에서는 8~10% 수준의 높은 인플레이션과 이에 대응한 중앙은행의 긴축 강화 영향으로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고 중국 경제는 부동산경기와 수출 둔화 등으로 부진이 이어지는 모습이라고 판단했다. 

여기에 국제금융시장에서는 장기시장금리가 큰 폭 상승하며 주가도 크게 하락한 가운데 미 달러와 강세 기조 강화로 주요국 통화 가치가 약세를 보이며, 이 과정에서 몇몇 국가에서는 금융불안이 나타났다고 진단했다.

또 이 총재는 국내 경제 성장세에 대해 성장세 둔화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며, 올해 성장률은 지난 8월 전망치(2.6%)에 대체로 부합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내년에는 지난 전망치(2.1%)를 하회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런 가운데 물가 상황은 5%대 중후반의 높은 소비자물가 오름세는 지속하고 있고, 일반인 기대인플레이션율도 4%대의 높은 수준을 지속해 상당기간 5~6%대의 높은 오름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원/달러 환율이 14000원을 상당폭 상회하는 수준까지 상승했고, 외국인 증권투자자금 역시 9월 중 순유출로 전환했다고 이 총재는 밝혔다.

이날 한은 금통위는 이런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정책대응의 강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기준금리를 50bp 인상키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향후 통화정책 운용과 관련해서도 목표 수준을 크게 상회하는 물가 오름세가 상당 기간 지속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당분간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 나갈 필요가 있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물가와 함께 한·미 정책금리 역전 폭 확대에 대한 우려 해소를 위해서라도 금리 인상은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11월 마지막 금통위가 결정할 인상 폭에 대해서는 두 차례 남은 FOMC 회의와 국제 에너지가격 움직임 등 대외여건 변화와 그 변화가 국내 물가와 성장 흐름, 금융·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 등을 점검해 인상 폭과 그 이후 금리인상 경로 등을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이창용 총재는 "최근 가파른 금리인상 과정에서 국민 여러분의 고통이 가중되고 있음을 잘 알고 있다"라며 "하지만 경제 전반의 더 큰 손실을 막기 위해서는 물가안정을 위한 금리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점도 이해해주길 부탁한다"고 말했다.

bth77@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