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식 소수점 거래 개시했지만…실효성 의견 분분
국내 주식 소수점 거래 개시했지만…실효성 의견 분분
  • 이민섭 기자
  • 승인 2022.09.27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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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턱 낮은 만큼 소액 투자자 유입 가능성 있어"
"증시 불황에 개인 투자자 떠나…증시 관심 하락"
(사진=신아일보DB)
(사진=신아일보DB)

국내 증권사들이 국내 상장된 주식을 소수점 단위로 거래할 수 있는 ‘국내 주식 소수점 거래’ 서비스를 개시했지만 우려와 기대감이 교차하고 있다. 소수점 거래 도입으로 소액 투자자들이 유입될 것이란 주장이 나오는 한편 1주 단위 거래와 비교해 거래 체결 속도가 늦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과 NH투자, KB, 키움, 한화증권 등 국내 5개 증권사는 지난 26일부터 국내 주식 소수점 거래 서비스를 개시했다.

이번 서비스는 앞서 금융위원회가 올해 2월 한국예탁결제원과 함께 국내 24개 증권사의 국내 주식 소수점 거래 서비스를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한 데 따른 것이다. 

국내 주식 소수점 거래는 증권사가 소수 주식을 모아 예탁원에 신탁하고 이에 대한 수익 증권을 발행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다만 여러 투자자들의 주문을 합산해 호가를 제출하는 구조를 갖춘 탓에 일반 거래와 달리 실시간으로 체결되지 않는다.

5개 증권사들은 각 사별 차별화 전략을 내세우고 나섰다.

미래에셋증권은 투자자의 주문을 매 10분 단위로 거래소에 전송하는 방식을 채택해 실시간에 가까운 거래 환경을 조성했다. NH투자증권은 100원 단위로 투자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예약주문을 통해 24시간 주문이 가능하도록 구현했다.

또 키움증권은 1000원 단위로 0.001주 단위까지 매도 가능하도록 했으며, 한화투자증권은 1000원 단위 금액으로 기간을 설정해두면 주기적으로 자동 구매하는 ‘적립식 자동 투자 서비스’를 내놨다.

이들 증권사를 시작으로 △삼성증권 △신한금융투자 △다올투자증권 △대신증권 △상상인증권 △유안타증권 △IBK투자증권 등을 포함한 증권사들이 순차적으로 참여할 예정이다.

국내 주식 소수 단위 거래 서비스가 가능해지면서 국내 증권사에 소액 투자자들이 유입될 수 있을 전망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대형주를 쪼개서 소액으로 매수할 수 있다는 점은 투자자들의 관심으로 직결되고 신규 계좌 개설로 이어져 소액 투자자 유입이 가능해질 것”이라면서 “소액 현금이라도 주식 투자에 이용하는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해당 서비스를 바라보는 우려의 시각도 있다. 증시 유동성이 최근 2년과 달리 줄어들어 개인 투자자들이 시장을 떠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올해 7월 한 달 평균 국내 증시 투자자예탁금은 52조2590억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19.3% 줄었다. 8월 한 달 평균 투자자예탁금도 54조9415억원으로 같은 기간보다 17.0% 감소했다.

여기에 거래에 나서는 증권사마다 △ 투자 가능 종목 △최소 주문 가능 금액 등도 다르다. 투자 종목의 경우 증권사별로 최소 350개에서 최대 700개 등으로 차이가 있다.

이밖에 출자 제한 규정도 마련돼 일부 증권사에서 계열사 종목의 소수점 거래 서비스를 할 수 없다는 부분도 발목을 잡는다. 예컨대 삼성증권에서 삼성물산, 삼성생명 등은 거래가 불가능하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현재 개인 투자자의 증시 관심은 예년보다 많이 줄어들었다”며 “서비스 준비를 하고 있지만 투자 유입 효과를 크게 기대하지 않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minseob200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