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호실적에도…철강 3사, 하반기 '먹구름'
2분기 호실적에도…철강 3사, 하반기 '먹구름'
  • 최지원 기자
  • 승인 2022.08.17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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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방산업 수요 위축·원자재 가격 하락 여파…비상경영·매각 추진
포스코·현대제철·동국제강 로고. [이미지=각 사]
포스코·현대제철·동국제강 로고. [이미지=각 사]

국내 철강 ‘빅(Big)3’가 1분기에 이어 2분기도 견조한 실적을 유지했다. 철강 가격 인상을 통해 양호한 실적을 달성했기 때문이다. 다만 남은 하반기는 철강 가격 하락과 수요 부진으로 인한 수익성 감소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17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현대제철·동국제강 등 철강 빅3는 올 2분기 3조2000억원에 달하는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포스코홀딩스는 올해 2분기 매출 23조원, 영업이익 2조100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25.7% 증가한 사상 최대치다.

현대제철은 2분기 매출 7조3810억원, 영업이익 8221억원을 달성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1.3%, 50.8%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동국제강은 매출 2조3133억원, 영업이익 2937억원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38.3%, 57.9% 증가했다.

이같은 호실적에도 하반기 철강업계 수익성 감소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한 경기 위축 여파로 주요 전방산업 위축이 우려되서다. 철강산업은 조선·건설 분야 동향을 따라가는 후행 산업군이다.

자동차 분야는 반도체 공급난이 장기화되며 차량 생산 감소가 이어지고 있다. 건설 분야도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지연과 글로벌 부동산 시장 침체가 장기화되는 상황이다. 여기에 국제 금리 인상과 각국 긴축 정책이 본격화되며 철강 제품 수요도 이어진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철강업계는 철광석, 연료탄 등 주요 원자재 가격 하락도 악재로 꼽았다. 산업통상자원부 원자재가격정보에 따르면, 북중국(CFR) 철광석 가격은 8월 기준 톤(t)당 104.4달러로 집계됐다. 철광석은 지난 4월 t당 160달러대에 거래됐다. 불과 4개월 만에 35% 가까이 하락했다. 파트너사들의 제품 가격 인하 요구가 늘었지만, 철강사로서는 가격을 인상할 명분이 없는 셈이다.

한국신용평가는 최근 발표한 철강산업 정기평가 결과 리포트에서 철강산업 전망을 연초 ‘우호적’에서 ‘중립적’으로 변경했다. 인플레이션에 대응한 주요국의 통화 긴축, 중국의 도시 봉쇄, 경기 부진 등이 철강 수요 회복을 제약한다는 분석이다.

포스코는 이에 대응해 전사 차원의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 환율·금리·물가 등 3고(高) 영향에 따른 글로벌 경기 침체에 대비하고 위기 대응 긴급 대책을 수립하기 위해서다. 철강 사업은 비상판매체제 운영을 통해 밀마진 하락을 방어하고 안전·환경 분야를 제외한 모든 비용을 절감키로 했다.

동국제강도 철강 시장 침체에 대응하기 위해 해외법인 정리에 나섰다. 동국제강은 지난 7월 중국 법인 DKSC 지분을 중국 강음 지방정부에 매각한 데 이어최근 브라질 CSP제철소 매각도 추진했다. 변동성이 큰 해외 법인 리스크를 정리하고 재무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3분기부터 주요 제품 가격 인하가 본격화되며 상반기 대비 이익 폭이 줄어들 전망”이라며 “포트폴리오 다각화, 부문별 구조개선을 통한 원가 혁신 등을 통해 수익성 방어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frog@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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