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장 제대로 안 찍혀" 교체 요구하다 투표 용지 찢어
특정 후보 기표란에 코팅? 선관위 "근거 無 가짜뉴스"
제20대 대통령선거가 9일 치러진 가운데, 전국 곳곳 투표소에서는 투표 용지를 훼손하거나 만취해 소동을 벌이는 등 크고 작은 소동이 발생했다.
경기남부경찰청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25분경 경기 하남시 신장2동 투표소에서 유권자 A씨가 "도장이 제대로 찍히지 않는다"며 투표용지 교체를 요구하다가 불가 통보를 하자 투표용지를 찢었다.
공직선거법상 투표용지를 훼손하거나 선거사무원을 폭행하는 경우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
낮 12시30분경에는 남양주시 진접읍 제12투표소에서 한 남성 유권자 B씨가 "도장이 반밖에 안 찍힌다"며 항의하기도 했다.
서울 강남구의 한 투표소에서도 유권자 C씨가 "투표지에 기표 도장이 절반 밖에 안 찍힌다"고 항의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경찰이 현장에 출동했지만 물리적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고, C씨는 선관위 관계자의 안내로 투표를 마친 뒤 귀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투표소가 2층에 있다는 이유로 소란을 피운 유권자가 입건되기도 했다.
광주서부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35분부터 20여분 동안 광주 서구 한 투표소에서 소란을 피우고 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들에게 욕설한 혐의로 D씨가 경찰에 붙잡혔다.
만취상태였던 그는 "투표소가 왜 2층에 있느냐"고 고성을 지르며 소동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D씨는 거동이 불편한 상황은 아니었으며, 해당 건물에는 엘리베이터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투표용지 등을 촬영하려던 유권자들이 잇따라 적발되기도 했다.
오전 6시20분경 부산진구 부암1동 제2투표소에서 E씨가 휴대폰으로 투표용지를 촬영했다가 선거관리원에게 적발됐다.
선거관리원은 현장에서 해당 사진을 삭제하도록 했고, E씨를 경찰에 고발할 계획이다.
투표 상황을 감시하겠다며 투표소를 촬영해 경찰이 출동하는 소동도 있었다.
오전 11시30분경 서울 종로구 사직동의 한 투표소에서 중년 남성 2명이 '부정선거가 벌어지는지 감시하겠다'며 투표소를 찾은 시민들을 촬영해 소란이 빚어졌다.
이 남성들은 국민의힘 공명선거추진위원회 소속 자원봉사자로, 투표소에 입장하는 유권자들을 계수기(카운터기)를 이용해 세고 투표소 입구 방향을 휴대전화로 촬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경찰이 출동했으며, 별다른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경찰은 개인정보가 촬영되지 않도록 주의할 것을 안내한 뒤 철수했다.
이 남성들은 "부정선거와 관련한 소문이 무성해 현장점검을 하고 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투표지에서 특정 후보자의 기표란이 코팅돼 있다는 주장이 제기된 것과 관련 "전혀 근거 없는 가짜뉴스"라고 일축했다.
선관위는 "투표지에 절반만 기표가 되더라도 정규 기표 용구임이 명확하면 유효로 처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아일보] 김가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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