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단일화'부터 '대장동'까지… 대선후보 4인 TV토론 격돌
[종합] '단일화'부터 '대장동'까지… 대선후보 4인 TV토론 격돌
  • 김가애·강민정 기자
  • 승인 2022.02.25 2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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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선관위 주관 TV토론
尹 "민주, 위성정당 정의당 배신… 李 "국힘이 해서 어쩔 수 없이"
25일 서울 상암동 SBS 스튜디오에서 열린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2차 정치분야 방송토론회에서 정의당 심상정(왼쪽부터), 국민의당 안철수, 국민의힘 윤석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토론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5일 서울 상암동 SBS 스튜디오에서 열린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2차 정치분야 방송토론회에서 정의당 심상정(왼쪽부터), 국민의당 안철수, 국민의힘 윤석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토론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국민의힘 윤석열·정의당 심상정·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가 25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SBS프리즘타워 공개홀에서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으로 열린 TV토론회 '정치'분야에서 격돌했다. 

양강인 이재명 후보와 윤석열 후보는 정치개혁과 대북정책 등을 둘러싸고 신경전을 벌였다. 

특히 두 후보는 이날 TV토론에서도 '대장동 의혹'을 놓고 거친 설전을 벌였다. 

◇ '제각각' 권력구조 개편 해법

여야 4인 후보는 먼저 권력 구조 개편 방안에 대한 각자의 생각을 밝혔다.

심상정 후보는 "우리나라가 미래로 가기 위해 중요한 건 승자독식 사회 이끈 35년 양당 체제와 제왕적 대통령제를 바꾸는 거라고 생각한다"며 "내가 대통령이 된다면 개헌 이전이라도 권력분산을 위한 실천을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국무총리 국회 추천제, 선거제 개혁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안철수 후보는 "먼저 개헌을 통해 제왕적 대통령제를 분권형 대통령제로 바꾸는 게 필요하다"면서 "선거제도 자체도 결선 투표제가 필요하고, 두 번쨰로는 국회의원 선거 제도 자체를 바꿔야 한다"고 했다. 이어 다당제 실현을 위해 중대선거구제를 추진하거나 비례대표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부언했다.

윤석열 후보는 "권력구조는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하고 국민을 잘살게 하기 위해 있는 것"이라며 "총리가 할 일, 장관이 할 일, 대통령이 할 일을 딱딱 구분짓고 대통령은 대통령이 할 일에 대해서만 분권형(국정 운영)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민간 전문가가 동참한 대통령 직속 '민관 합동 위원회'를 설립해 국정을 운영해 가겠다고 했다.

이재명 후보는 "정치가 국민이 아닌 정치인을 위한 정치를 하는 게 심각한 문제다. 이유는 단순하다, 거대 양당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기 때문"이라며 "심상정·안철수 후보의 말에 공감하고, 선거제도를 개혁해 제3의 선택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 우리 당도 노력하겠다"고 공감대 형성에 주력했다.

그러면서 "각 정당 실력을 연합해 반영할 수 있는 통합정부, 국민내각이 필요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 '단일화' 묻자 안철수 "안 해" vs 윤석열 "노력 중"

아울러 이날 토론회에서는 야권 단일화에 대한 발언도 오갔다. 윤 후보는 협상 여지를 남겨둔 반면, 안 후보는 소통 창구를 닫는 모습을 연출했다.

정의당 심상정 대선후보가 '양당 단일화 (가능성이) 열려 있느냐'고 묻자 "지금 이미 다 결렬됐다고 선언했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자 심 후보는 윤 후보를 향해 "더 추진될 가능성 없느냐"고 재차 물었다.

이에 대해 윤 후보는 "지금 이 자리에서 말씀드리긴 뭐하지만 우리도 뭐 노력하고 있다"고 즉답을 피했다.

앞서 심 후보는 "다원적 민주주의와 후보 단일화는 양립할 수가 없다"며 "왜냐면 단일화는 사실 서로 다른 정단 간에 힘센 정당이 힘이 약한 정당을 굴복시키는 것"이라고 지적한 뒤 단일화 추진 여부를 물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도 "선거에서 꼭 단일화해서 우격다짐으로 눌러앉힌 다음에 조건 걸어서 같이하는 거, 나는 안 하는 게 맞다고 본다"며 "국민통합내각에 전적으로 공감한다"고 거듭 제3지대에 우호적인 태도를 취했다. 

안 후보는 "내가 윤 후보에게 '(야권 단일후보 선출을 위해) 경선하자'고 말씀드렸고, 그에 대해 생각 없으면 그건 이미 다 끝난 일"이라며 "그건 분명하게 정리를 했음 좋겠다"고 불쾌함을 드러냈다. 

그런 뒤 "이재명 후보에게 질문하겠다"며 주제를 전환했다.

이 후보는 이와 관련해 "진영을 가리지 말고 (정치)세력들이 각자 역할을 맡고, 인사는 적재적소에 네편 내편 가리지 말고 쓰는 국민내각, 통합정부를 하자고 계속 제안 드리는 것"이라고 피력했다.   

25일 서울 상암동 SBS 스튜디오에서 열린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주관하는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2차 정치분야 방송토론회에서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왼쪽)와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가 인사를 한 뒤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5일 서울 상암동 SBS 스튜디오에서 열린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주관하는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2차 정치분야 방송토론회에서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왼쪽)와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가 인사를 한 뒤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심상정·안철수, 李 '3지대' 노력에 '시큰둥'

이날 TV토론에서 심 후보와 안 후보는 이 후보를 향해 동시에 날을 세워 주목됐다. 

심 후보는 민주당은 늘 보면 개혁과제 약속하고 (실천이) 안될 땐 '국민의힘 때문에 안 됐다'하는 그런 점이 많이 있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를 향해 "지역 중대선거구제 문제는 법을 바꿔야 하지만, 그 법 (제정은) 현역 의원들을 중심으로 되는 것"이라며 "민주당 의지만 갖고도 충분히 가능하다. 의지를 빠른 시간내에 보여줘야 진정성이 입증된다"고 압박했다.

이에 대해 이 후보가 "국회에서 민주당 혼자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게 좀 (과도하다)"고 반박하자 심 후보는 "민주당의 의지를 촉구하는 것"이라고 분명히 했다.

심 후보는 "저희(제3지대 후보들)한테 동의 구하실 필요 없다"면서 "민주당에게 실망해 왔기 떄문에, (이 후보가) 열심히 하시면 된다"고 선 그었다. 

안 후보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문제를 다시 수면 위로 끌어 올렸다. 그는  이 후보를 향해 "지난 2년간은 마녀사냥이다, (조 전 장관이) 잘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면서도 "대선후보 선출 이후인 올해 들어서는 국민께 '공정성 훼손에 사과드린다'고 했다. 말이 바뀐 것에 대해 듣고싶다"고 질문했다.

이 후보는 "조국 장관 문제 대해선 수사 중이거나 할 땐 입장을, 실체를 알 수 없기 때문에 수사의 폭력성에 대해 지적한 것"이라며 "재판 (결과가) 확정되고 범죄 혐의가 분명할 땐 내가 분명 잘못했으니까 인정해야 된다는 그런 취지"라고 답변했다.

그러자 안 후보는 "정치지도자에게 가장 중요한 건 언행일치 아닌가"라며 "도덕적 기준의 일관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받아쳤다.

◇ '위성정당' 이재명 "국힘이 먼저 시작해 어쩔 수 없이"

또 이날 TV토론에서 이 후보와 윤 후보는 지난해 21대 총선을 앞두고 도입됐던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따른 위성정당 문제를 놓고 설전을 벌였다. 

윤 후보는 민주당이 국회의원 연동형 비례대표제, 대선 결선투표제 등을 담은 정치개혁안을 발표한 것을 비판하며 포문을 열었다.

윤 후보는 "민주당이 중요한 개헌이 담론을 선거를 불과 열흘 앞두고 전격 제안했다"며 "정권교체 흐름을 정치교체라는 프레임으로 치환하는 선거전략으로 악용하지 않을까, 참 우려된다"고 꼬집었다. 

이어 "민주당은 지난번에도 연동형 비례대표를 정의당의 협조를 받아 해놓고, 바로 위성정당을 만들어 정의당을 배신했다"며 "그래서 진정성이 의심된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윤 후보는 "만약 이를 대선공약으로 내세울 것이라면 캠페인이 시작되면서 할 문제"라며 "투표가 내일모레인데 이런 이야기들이 국민 고민을 담을 수 있을지 우려된다"고 했다. 

이에 이 후보는 "윤 후보를 보면 가끔씩 정말 이상하다는 생각이 든다. 모르고 그러는지 알고도 일부러 그러는지 잘 모르겠는데 위성 정당 문제는 국민의힘이 먼저 시작해 민주당이 어쩔 수 없이 따라간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위성 정당을 먼저 시작해서 그렇게 한 것을 저희는 계속 사과드리고 있다"며 "국민의힘이 제3당에 위성정당을 만든 것을 사과할 의향이 없나"라고 제안했다. 

이 후보는 또 "저는 정치개혁을 통해 민의가 반영되는, 제3의 선택이 가능한 정치로 만들자는 것이고, 이런 것을 고치자는 게 오랜 숙원이고 오래전부터 밝혔던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그러자 윤 후보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국민의힘 전신인 자유한국당, 미래통합당이 반대했지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으로 밀어붙여 통과시켰다"며 "선거제도는 여러 당이 합의해야 하는 데 의석수로 밀어붙인 적이 없다. 무리한 선거법 개정 자체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25일 서울 상암동 SBS 스튜디오에서 열린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주관하는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2차 정치분야 방송토론회에 참석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 (사진=연합뉴스)
25일 서울 상암동 SBS 스튜디오에서 열린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주관하는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2차 정치분야 방송토론회에 참석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 (사진=연합뉴스)

 

◇ 李 "尹 전쟁 너무 쉽게 생각"… 尹 "유약한 태도 평화 위협"

두 후보는 또 대북정책에 대한 시각차를 극명하게 드러내기도 했다. 

먼저 이 후보는 윤 후보를 향해 "'선제타격하겠다'고 했는데 전쟁개시가 아닌가"라며 "그런 얘기를 너무 쉽게 하시는데 이제 우크라이나 사태도 있고 하니 좀 자제하고 철회할 생각이 없으신가"라고 물었다.

이에 윤 후보는 "평화라고 하는 것은 확실한 억제력을 가져야만 유지되는 것"이라며 "선제타격 능력을 확보하고 의지를 보일 때만 전쟁이 예방된다. 그런 식의 유약한 태도를 가지면 오히려 평화가 위협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 사태를 보는 각도가 참 다른데, 종이와 잉크로 된 협약서 하나로 가 안보와 평화가 지켜질 수 없다는 걸 보여줬다"며 "확실한 힘과 강력한 동맹이 있어야 하는데 우크라이나는 그걸 갖추지 못했다"고 언급했다. 

또 "민주당 정부와 이 후보께서 종이와 잉크로 된 종전 선언을 강조하시는데 북한이 지금 핵 개발 포기도 안 한 상황에서 이러는 게 우크라이나와 동일한 위협을 줄 수 있는 거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그러자 이 후보는 "정말 전쟁을 너무 쉽게 생각하시는 것 같다"며 "한반도 전쟁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는 얘기가 나오는데 그런 주장이 윤 후보가 너무 자극적이어서 북한이 군사 도발을 할 가능성이 높다진다고들 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말을 세게 할 게 아니라 철저하게 대비하면서도 외교적인 소통을 하면서 관리해야지 큰소리만 뻥뻥해서 되나"라며 "이런 거 보고 '안방 장비'라고 한다"고 비꼬았다. 

한반도 핵 전략에 대해서도 두 후보는 신경전을 벌였다. 

이 후보는 윤 후보에게 "전술핵 한반도 재배치를 여전히 주장하나"고 물었고, 이에 윤 후보는 "그런 주장을 한 적이 단 한 번도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날 두 후보는 비아냥 섞인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이 후보는 "윤 후보께서 새롭게 포괄적 안보 동맹으로 가야 한다면서 내세운 두 가지가 이미 한·미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내용에 들어 있다"며 윤 후보의 주장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런 게 많으시다"며 "이미 구직 앱이 있는데 구직 앱을 만들겠다고 한다. 하고 있는 걸 왜 또 하느냐"고 물었다.

이에 윤 후보는 "안보와 경제를 분리할 수 없기 때문에 포괄적인 동맹이 필요하다고 말씀을 드린 것"이라며 "제가 꼭 새로운 이론을 공약으로 내야 되겠느냐"고 반문했다.

이 후보는 "NSC를 이미 했는데 'NSC 회의 하라'고 주장하신 것도 봤다"며 "시중에 이런 얘기가 있다. '빙하 타고 온 둘리 같다'는 말 혹시 들어보셨느냐"고 비꼬았다.

그러자 윤 후보는 "팩트에 근거한 정상적인 질문을 하시라"며 받아쳤다.

◇ 또 '대장동'… "이완용이 안중근에게 '나라 팔아먹은 사람' 얘기하는 것"

특히 이날 이 후보와 윤 후보는 '대장동 의혹'을 둘러싸고 재차 공방을 벌였다. 

윤 후보는 "이 후보가 석사 학위 논문으로 지방정치, 부정부패 극복 방안에 관한 연구를 쓰셨다. 또 지난 토론회 때는 판례를 들고 나오셔서 김만배가 지칭하는 '그분'이 자신이 아니라 실명을 거론하면서 현직 대법관을 얘기하셨다"고 언급했다. 

이어 "'나는 아니니 나를 몸통이라고 주장을 한 윤석열 후보는 사과하라'고 말씀을 하셨는데 엊그제 현직 대법관께서 인터뷰도 하고 이런 주장이 완전히 지금 허위로 다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윤 후보는 "녹취록 판넬에 적혀 있는 '이재명 게이트'라는 말을 김만배가 한다고 하니까 '사실과 다르다. 사실이 아니면 후보 사퇴하겠느냐'라고 까지 하셨는데 그게 사실로 다 드러났다"고 재차 말했다.

또 윤 후보는 "금년 2월 중순경에 제2경인고속도로 분당 출구 부분의 배수로에서 대장동 관련 문건이 버려진 게 발견됐는데, 도시개발공사의 정민용 변호사라고 기획본부에 있던 분이 이재명 후보하고 독대해서 결재를 받았다는 내용이 발견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윤 후보는 "종합해서 보면 계속 이렇게 거짓말, 거짓말 얘기를 많이 하시는데 지금 그동안 하신 얘기들이 전부 사실과 다른 것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이 후보는 "윤 후보 정말 문제"라면서 "도움을 준 것도 윤 후보다. 저축은행 비리 수사 봐줬지 않았느냐. 그들한테 이익 본 것도 윤 후보고 그 녹취록이 맞는다면 거기에 본인이 죄를 많이 지어가지고 구속돼서 바로 죽을 사람이라고 돼있다"고 했다. 

이 후보는 "책임이 더 크다는 말"이라며 "''독대했다' 이런 거짓말하지 말라"고 날을 세웠다. 

윤 후보는 "(녹취록에) '윤석열 죽을 것'이라고 하는 얘기는 벌써 다 나온 것"이라며 "제가 중앙지검장 때 법관에 대해서 많이 수사하고 기소해서 나중에 보복 당할지 모른다는 그런 얘기인 것이 이미 다 언론에 다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또 "그리고 제가 몸통이라고 하는데 제가 성남시장을 했느냐 경기지사를 했느냐. 아니면 제가 관용 카드로 초밥을 먹었느냐"며 " 마치 이완용이 안중근에게, 나라 팔아 먹은 사람이 하는 얘기랑 똑같은 것"이라고 비꼬았다. 

또 윤 후보는 "제가 대구고검으로 좌천 가서 앉아 있는데 어떻게 몸통이 된다는 얘기냐"며 "좀 상식적으로 말이 되는 말씀을 하시라"고 몰아붙였다. 

이 후보는 "토론장인지 연극하는 자리인지 모르겠다"며 "그런 식으로 수사했으니 (검찰 시절) 문제가 많이 생기는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gakim@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