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거리 가격 줄인상…총대 멘 식음료·외식 1위 브랜드
먹거리 가격 줄인상…총대 멘 식음료·외식 1위 브랜드
  • 박성은 기자
  • 승인 2021.11.29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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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햇반·동원 참치캔·농심 신라면·롯데칠성 사이다·풀무원 두부
교촌치킨·롯데리아·아웃백도 단행…원재료값 상승 압박 지속
어느 마트에 진열된 라면 제품들. 1위 농심을 비롯해 오뚜기, 삼양식품, 팔도 등 주요 기업들은 가격인상을 단행했다. [사진=박성은 기자]
어느 마트에 진열된 라면 제품들. 1위 농심을 비롯해 오뚜기, 삼양식품, 팔도 등 주요 기업들은 가격인상을 단행했다. [사진=박성은 기자]

식음료·외식 1위 브랜드들이 가격인상에 나서며 먹거리 가격은 전방위적으로 오르고 있다. 원재료값과 물류비, 인건비 등 경영비용 상승 압박이 지속되면서 수익성을 끌어올리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풀이된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즉석밥과 라면, 참치캔, 우유, 치킨, 햄버거 등 주요 먹거리의 가격인상 도미노 현상은 지속되고 있다. 먹거리 가격은 국민 생활경제와 밀접한 생활필수품(생필품)이라는 정서가 강해 타 산업군 제품보다 국민들이 예민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자칫하다간 소비자 반감을 사게 돼 제품 불매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식품·외식업의 가격인상 단행에 상당한 리스크가 뒤따르는 이유다. 

그럼에도 올 들어 식음료·외식업계 가격인상은 상품군을 따지지 않고 이어진 모습이다. 가장 큰 이유는 ‘수익성’이다. 식품·외식업계는 원가 비중이 높아 마진이 꽤 낮은 편이다. 특히 식품업계의 영업이익률은 평균 5% 안팎이다. 1000원짜리 제품을 팔면 50원 정도 남기는 수준이다. 더욱이 올해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과 글로벌 물류대란, 이상기후 등의 악재가 겹치면서 원재료값 압박이 갈수록 커졌다. 

실제 유엔식량농업기구(FAO)가 이달 초 발표한 10월 세계식량가격지수는 133.2포인트(p)로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세계식량가격지수는 곡류와 유제품, 설탕 등 주요 식료품 시세를 종합해서 산출한다. 세계 각지의 기상이변과 코로나19에 따른 인력난, 물류대란 등으로 수확량이 크게 줄어든 탓이다. 

◆설탕·대두 주원료값 두 자릿수↑  

먹거리 가격인상은 주요 상품군 1위 브랜드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매출액 기준 식품업계 1위 CJ제일제당은 대표 상품인 ‘햇반’과 ‘스팸’ 가격을 올 4월과 7월 각각 6.8%, 9.5%(육가공 평균치) 올렸다. 햇반은 국내 즉석밥 1위 브랜드로 올 3분기 기준 점유율은 67%다. 스팸 역시 같은 기간 점유율 60%를 차지한 1위 캔햄이다. 

CJ제일제당의 올 3분기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설탕 원료가 되는 원당 매입액은 톤(t)당 2019년 314달러(약 37.5만원)에서 2021년 3분기 385달러(약 46만원)로 22.6%, 대두(콩)는 같은 기간 400달러(47.8만원)에서 508달러(60.7만원)로 27.0% 상승했다. 

동원F&B는 12월부터 시장점유율 80%를 웃도는 ‘동원참치’ 22종 가격을 평균 6.4% 인상한다. 동원F&B는 앞서 5월엔 편의점용 동원참치캔 가격을 최대 400원 올렸다. 주원료인 가다랑어와 물류비 인상 압박을 못 이겨 4년 만에 가격을 높인 것이다. 동원F&B 관계자는 “가다랑어 국제 어가는 2019년 하반기 t당 1080달러(129만원)에서 올 11월 1600달러(191만원)로 50%가량 상승했다”며 “수익성 악화가 지속돼 가격인상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라면 1위 브랜드 농심 ‘신라면’은 8월16일부터 출고가 기준 7.6% 인상됐다. 점유율 70%의 롯데칠성음료의 ‘칠성사이다’도 2019년 출고가 1090원(VAT 제외, 500㎖)에서 올 3분기 1136.3원으로 4.2% 올랐다. 포장두부 1위 풀무원도 올 초 두부 가격을 14% 올렸다. 

한 마트에 판매 중인 우유 제품들. 1위 서울우유와 매일유업, 남양유업, 빙그레 등 대형 유업체들은 가격인상을 단행했다. [사진=박성은 기자]
한 마트에 판매 중인 우유 제품들. 1위 서울우유와 매일유업, 남양유업, 빙그레 등 대형 유업체들은 가격인상을 단행했다. [사진=박성은 기자]

이 외에 유업계 1위 서울우유는 10월부터 유제품 가격을 평균 5.4%, 막걸리 1위 서울장수는 지난 4월부터 출고가를 120원 인상했다. 제과업계 선두를 다투는 롯데제과도 9월부터 꼬깔콘·카스타드 등 11종에 대해 평균 12.2% 가격인상과 중량 축소를 단행했다. 

◆치킨 2만원, 햄버거 1만원…연말연초 러시 전망

외식업계도 가격인상이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치킨 프랜차이즈업계 1위 교촌치킨은 이달 22일부터 교촌오리지날과 허니오리지날 등 인기 메뉴를 대상으로 최대 2000원 올려 판매하고 있다. 특히 부분육 메뉴인 레드콤보·허니콤보 단품은 기존 1만8000원에서 2만원으로 책정돼 ‘치킨 2만원 시대’가 됐다. 교촌치킨 관계자는 “인건비와 각종 수수료 등 누적된 비용 부담으로 가맹점 수익성 개선이 절실해 더 이상 가격조정 시기를 늦출 수 없었다”고 얘기했다. 

햄버거 1위 롯데리아도 최근 12월1일부터 버거류·세트류 등 메뉴 63종 가격을 평균 4.1% 인상한다고 공지했다. 대표메뉴 중 하나인 한우불고기세트(9200원)는 1만원에 육박한다. 롯데리아는 앞서 올 2월에도 일부 메뉴 가격을 인상했다.

대형 치킨프랜차이즈 중 가장 먼저 치킨 가격 인상에 나선 1위 교촌치킨의 한 매장. [사진=박성은 기자]
대형 치킨프랜차이즈 중 가장 먼저 치킨 가격 인상에 나선 1위 교촌치킨의 한 매장. [사진=박성은 기자]
햄버거 프랜차이즈 1위 롯데리아는 올 들어 두 번의 가격인상을 단행했다. [사진=박성은 기자]
햄버거 프랜차이즈 1위 롯데리아는 올 들어 두 번의 가격인상을 단행했다. [사진=박성은 기자]

스테이크하우스 1위 브랜드이자 최근 bhc치킨에 인수된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도 지난해 10월 이후 1년여 만에 22종 메뉴가격을 평균 6.2% 인상했다. 제빵 프랜차이즈 1위인 SPC의 파리바게뜨 역시 지난 2월 5.6% 가격을 올렸다. 

이처럼 식음료·외식 1위 브랜드가 가격인상을 주도하면서 동종업계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라면의 경우 오뚜기·삼양식품·팔도, 우유에선 매일유업·남양유업·빙그레·hy(옛 한국야쿠르트) 등 경쟁 기업들이 순차적으로 가격인상에 나섰다. 치킨·햄버거업계는 당장의 인상 계획이 없다곤 하나 생산원가 부담이 갈수록 커져 수익성 개선이 시급한 상황이다.

관련업계 한 관계자는 “1위 기업이 가격인상을 먼저 결정해주면 후발주자가 상대적으로 부담이 줄게 된다”며 “최저임금 인상과 함께 내년 대통령 선거 등 큰 이슈들이 많아 이 시기를 틈타 업계 가격인상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parkse@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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