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전선언’ 멀어지나…북한, 또다시 무력 도발
‘종전선언’ 멀어지나…북한, 또다시 무력 도발
  • 권나연 기자
  • 승인 2021.09.28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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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여섯 번째… 김여정 '조건부 남북관계 복원' 담화 사흘만
문 대통령 “상황 종합적으로 면밀 분석해 대응 방안 마련할 것”
美 국무부, 미사일 발사 규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사진=연합뉴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사진=연합뉴스)

북한이 문재인 대통령의 ‘종전선언’ 제안에 '조건부 남북관계 복원' 담화를 발표한지 사흘 만에 또다시 미사일을 발사하며 남북관계를 냉각시켰다.

이번 무력시위는 북한이 남북 관계 개선의 전제 조건으로 ‘무기 시험을 도발로 규정하지 않을 것’을 내세웠다는 점에서 우리 정부의 대응과 태도 변화를 관찰하려는 의도가 내포된 것으로 관측된다.

합동참모본부는 28일 “군은 오늘 오전 6시40분경 북한 자강도 무평리 일대에서 동쪽으로 발사된 단거리 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1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올해 북한의 무력시위는 이번이 여섯 번째로 열차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한지 13일만이다.

이번 도발은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문 대통령의 ‘종전선언’ 제안에 “흥미 있는 제안이고 좋은 발상”이라고 화답하며 교착상태에 빠진 남북관계 진전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시점에서 이뤄졌다.

앞서 문 대통령은 제76차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통해 “남북미 3자 또는 남북미중 4자가 모여 한반도에서의 전쟁이 종료됐음을 함께 선언하길 제안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김 부부장은 “조선반도의 불안정한 정전 상태를 끝낼 좋은 발상”이라면서도 종전 선언을 위해서는 △상호 존중 보장 △적대 정책·편견적인 시각 철회 등이 전제돼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남측에서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를 도발로 규정하는 것에 대해 '이중 기준'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북한의 이번 도발은 남측의 반응을 확인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즉각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회의를 열고, 한반도의 정세 안정이 중요한 시기에 이뤄진 무력 도발에 대한 유감을 표명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NSC 상임위 긴급회의 결과를 보고받은 뒤 “최근 북한의 담화와 미사일 발사 상황을 종합적이며 면밀히 분석해 대응 방안을 마련할 것”을 지시했다.

미국 국무부도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규탄하며 북한이 스스로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국무부는 “이 발사는 다수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을 위반하는 것이며 이웃 국가와 국제사회에 위협이 된다”며 “북한이 대화에 관여하길 촉구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북한이 “한반도 주변의 합동군사연습과 전략무기 투입을 중단해야 한다”는 기조를 고수함에 따라 당분간 남북관계 긴장은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성 유엔주재 북한대사는 이날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76차 유엔총회 일반토의 연설에서 “남조선에는 미국이 주둔하며 항시적 준비태세를 갖추고 있다”면서 “남조선 당국이 미국의 묵인 하에 첨단무기 개발에 열을 올리고 전쟁장비를 반입하는 것도 조선반도의 균형을 깨뜨리는 위험천만한 행위”라고 비판했다.

kny062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