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혼 동거인, 10명 중 6명 “만족한다”
비혼 동거인, 10명 중 6명 “만족한다”
  • 이상명 기자
  • 승인 2021.09.15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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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정책연구원 조사…“비혼 동거인 63% ‘만족’…결혼 동거보다 비율 높아”
(사진=이상명 기자)

‘비혼 동거’(결혼하지 않고 함께 사는 동거)를 선택한 10명 중 6명 이상은 동거인과의 관계에 ‘만족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 같은 결과는 결혼을 통해 배우자와 함께 사는 관계에 ‘만족한다’는 응답 비율보다 높았다.

15일 한국여성정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10∼11월 만19∼69세 이하 국민 가운데 동거를 하고 있거나, 동거 경험이 있는 사람’ 3007명을 설문 조사한 결과, 동거인과의 관계에 ‘만족한다’는 응답이 비혼 동거 커플은 63%인 반면 결혼한 부부는 57%인 것으로 조사됐다.

또 ‘동등한 관계로 가사 수행을 하고 있다’는 응답에서 결혼 부부와 비교해 비혼 동거 커플이 43.3%P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비혼 동거의 긍정적인 면으로 88.4%의 응답자가 ‘정서적 유대감 및 안정감’을 꼽았다. 뒤이어 ‘상대방 습관 및 생활방식 등에 대한 파악으로 결혼 여부 결정에 도움이 된다’(84.9%), ‘주거비 등 공동부담으로 경제적 부담이 적다’(82.8%), ‘각자의 독립적 생활이 존중된다’(65.0%)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특히 주목할 점은 비혼 동거의 ‘긍정적 측면’ 가운데 성별로 격차가 벌어진 응답으로 ‘자녀를 낳아야 한다는 부담이 없다’로 남성은 18.9%가 긍정적으로 답변한 반면 여성은 두 35.3%가 응답해 여전히 여성이 출산과 육아 부담을 남성보다 더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명절 및 가족행사 등 부담이 덜하다’라는 응답에서도 성별간 큰 차이를 보였는데 남성은 17.0%만이 긍정적으로 답변한 반면 여성은 31.4%에서 ‘매우 그렇다’고 응답했다.

‘가사노동을 함께 한다’고 응답한 비율에서는 결혼을 하고 배우자와 같이 살고 있는 응답자보다 43.4%포인트가 더 높았다. ‘자녀 양육과 교육을 함께 한다’는 비혼 동거인 비율도 결혼 동거인보다 22.2%포인트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연령별로 살펴보면 결혼 동거보다 비혼 동거를 선택한 이유로 20대에서는 ‘아직 결혼하기에는 이르다고 생각해서’라는 응답이 38.6%로 가장 높았다. 30대는 ‘집이 마련되지 않아서’(29.6%), 40대와 50대는 ‘형식적인 결혼제도에 얽매이기 싫어서’가 각각 33.7%, 48.4%로 조사됐다. 60세 이상은 ‘결혼하기에는 나이가 많아서’(43.8%)로 응답한 사람이 가장 많았다.

‘최근 1년간 동거인과 갈등 및 의견 충돌을 겪은 적이 있는가’라는 질문에는 ‘있다’로 대답한 비율이 67.0%로, 같은 해 실시된 가족 실태조사에서 ‘결혼한 배우자와의 갈등 및 의견충돌 경험’을 묻는 질문에서 47.8%보다 19.2%포인트 높았다.

또 ‘갈등으로 인해 헤어짐을 고민한 적이 있는가’라는 질문에서 비혼 동거인의 49.1%가 “있다”고 응답했다.

‘동거로 인한 불편함이 있는가“라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절반(50.5%)이 ’주택청약 및 주거비 대출 등 주거지원 제도를 이용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답했다. 이어 ‘동거가족에 대한 부정적 시선이 있다’(50.0%), ‘법적 보호자로 인정받지 못한 경험이 있다’(49.2%) 등으로 조사됐다.

이들 비혼 동거인들은 시급히 도입돼야 할 ‘동거가족 지원책’으로 65.4%가 ‘수술동의서 등과 같이 의료적 결정 시 법적 배우자와 동일한 관계로 인정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어 ’동거 중인 관계에서 출생한 자녀에 대해 동일한 부모 지위를 인정해야 한다‘(61.6%), ’공적 가족복지서비스 수혜 시 (결혼 동거인과)동등하게 인정해야 한다‘(51.9%)로 조사됐다.

그밖에 ‘사망, 장례 시 동거인을 법적 배우자와 동일하게 인정해야 한다“(50.2%) 등으로 답했다.

vietnam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