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계자들④] 웅진그룹, 유력한 '윤새봄' 기회포착 '윤형덕'
[후계자들④] 웅진그룹, 유력한 '윤새봄' 기회포착 '윤형덕'
  • 송창범 기자
  • 승인 2021.03.3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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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남 '두각', 핵심 교육사업 진두지휘…과거 M&A 문제 '발목'
장남 '조용', 신성장 숙제 못풀어…유상옥 같은 인재찾으면 '역전'
경쟁 없는 후계구도도 가능…윤새봄 그룹 맡고 윤형덕 계열분리

재계 세대교체에 속도가 붙었다. 무게를 잡던 총수 아버지 세대는 사라지고, 스킨십경영의 40~50대 젊은 총수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올해는 삼성, 현대차, SK, LG 등 4대 그룹을 필두로 그동안 얼굴을 내밀지 않던 오너 2~4세 후계자들까지 전면에 나서고 있다. 이에 <신아일보>는 연중기획 ‘후계자들’이란 코너를 마련했다, 국내 그룹사의 후계구도 및 경영승계 작업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고, 차기 오너가 그리는 기업은 어떤 것인지 한 그룹씩 짚어본다. <편집자 주>

(그래픽=고아라 기자)
웅진 2세들이 경영일선에 오른 이후 기업의 실적 및 주가 변화.(그래픽=고아라 기자)

재계 30위 영광 재현을 위한 웅진 2세들의 걸음이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재계 세대교체 속 아버지 윤석금 회장의 눈도장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윤 회장은 ‘부의 대물림은 없다’는 철칙을 내세운 상태다. 능력만이 승계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후계자는 오리무중에 빠졌다.

물론 차남 윤새봄 놀이의발견 대표가 장남 윤형덕 웅진투투럽 대표 보다 두각을 나타내 유력시 된다. 하지만 몇 년째 두각을 보이고 있음에도 아버지의 확실한 부름은 없다. 따라서 그동안 후계구도에서 뒤쳐진 윤형덕 대표에게도 올해 기회가 생길 수 있다는 분석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장남에게도 아직 기회가 있는 만큼 추락한 그룹을 되살리는 능력을 보여주는 대표가 차기 총수자리에 가까워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실제 윤 회장은 자수성가로 웅진을 키워냈지만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하다가 주저앉았다. 주요계열사는 법정관리에 들어가거나 팔렸다. 대표적으로 남은 건 웅진씽크빅 뿐이다.

웅진은 10년 전(2011년)만해도 매출 6조원 계열사 31개를 둔 재계 30위권 대그룹이었다. 하지만 이후 극동건설 부도, 웅진에너지 적자전환, 서울상호저축은행 상장폐지에 이어 웅진코웨이, 웅진식품, 웅진케미칼 등이 모두 연달아 팔렸다. 매출은 3년 만인 2013년 4000억원대로 추락했다. 10년이 지난 현재도 매출 1조원을 넘기지 못한 채 2020년 기준 8000억원 후반대, 영업이익 260억원대 머물러 있다.

웅진 차남 윤새봄 놀이의발견 대표(왼쪽)와 장남 윤형덕 웅진투투럽 대표(오른쪽).(사진=웅진그룹)
웅진 차남 윤새봄 놀이의발견 대표(왼쪽)와 장남 윤형덕 웅진투투럽 대표(오른쪽).(사진=웅진그룹)

하지만 최근 웅진의 주력인 교육사업이 다시 살아나면서 재기를 위한 몸부림이 시작됐다. 여기에는 차남 윤새봄 대표가 중심에 서 있다. 윤 대표는 2016년부터 웅진씽크빅 대표, 웅진그룹 사업운영총괄에 이어 웅진의 기대주가 된 놀이의발견 대표까지 6년간 웅진의 핵심사업을 도맡아 진두지휘했다.

특히 지난해 분사시켜 만든 놀이의발견은 1년도 안돼 올초 기준 누적회원수 70만명, 누적거래액 약 100억원을 달성하는 성과를 올렸다. 이와 동시에 놀이의발견 대표 취임 당시 지분율도 약 16.4%로 높아지며 형 윤형덕 지분(약 12.9%)을 넘어 최대주주에 올랐다.

이에 따라 윤새봄 대표가 차기 총수로 유력하게 떠오르지만 과거 M&A 문제가 흠으로 꼬집힌다. 코웨이의 재인수와 매각작업 당시 윤새봄 대표는 그룹 사업운영총괄로 있으며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웨이를 재인수(1조9000억원)해 넷마블에 1조7000억원에 팔아 2000억원을 손해 봤다. 또 재인수 당시엔 1조6000억원을 빌렸고, 앞서 팔 때보다 지분 1프로당 2배가량 높게 샀던 것으로 전해졌다.

장남 윤형덕 대표에겐 기회다. 윤형덕 대표는 동생과 달리 2016년부터 변화 없이 웅진투투럽 대표로 한 곳에만 있었다. 신성장동력 발굴이란 숙제는 풀지 못했지만 기존 화장품과 건강기능 식품은 꾸준함을 보이고 있다. 웅진투투럽은 다양한 프리미엄 글로벌브랜드로 연매출 100억원 안팎 성적을 거둔 것으로 추산된다.

눈에 띄는 성적은 아니지만 주력 사업이 아닌 만큼 향후 성적을 크게 끌어올린다면 역전도 가능하다. 아버지 윤석금 회장이 유상옥 코리아나화장품 회장이란 인재를 얻어 화장품 신화를 쏘아올린 것처럼, 윤형덕 대표도 전문경영인을 심복으로 확보한다면 충분히 가능성 있다는 평가다.

그러나 큰 경쟁 없이 후계구도가 그려질 가능성도 충분하다. 윤형덕 대표가 윤새봄 대표의 부각에도 큰 갈등을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동원처럼 차남이 아버지 뒤를 잇고, 장남은 따로 분사할 수 있다. 윤새봄 대표가 그룹을 맡고, 윤형덕 대표의 사업은 계열분리 되는 방안이다.

웅진씽크빅 파주 사옥 전경.(사진=웅진)
웅진씽크빅 파주 사옥 전경.(사진=웅진)

[신아일보] 송창범 기자

kja33@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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