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구령' 내리더니 정작 본인 '입' 때문에… 이해찬 막말 논란 여전
'함구령' 내리더니 정작 본인 '입' 때문에… 이해찬 막말 논란 여전
  • 석대성 기자
  • 승인 2020.07.27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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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이해찬, 위치·책무 망각 경거망동"
이해찬 막말 논란에 與, 야당에 연일 발목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마스크를 벗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마스크를 벗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대내외 민감한 현안에 대해 당내 '함구령'을 내리던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자신의 막말 때문에 야권에 꼬리를 잡히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27일 이 대표가 서울을 '천박한 도시'라고 발언한 것에 대해 "자신의 위치와 책무를 망각한 경거망동을 즉각 국민에게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하라"며 "천박하기 이를 데 없다"고 강력 비판했다.

이 대표의 막말 논란은 지난 10일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빈소에서 기자에게 욕설을 한 지 보름여 만이다.

당내 큰형으로서 현안에 대해 함구령을 내리기로 유명한 이 대표는 정작 본인의 '입' 때문에 잊을만 하면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지난 4월 국회의원 선거 전에는 부산에서 "부산에 올 때마다 느끼는 건데 '왜 이렇게 부산은 교통체증이 많을까, 도시가 왜 이렇게 초라할까' 생각을 많이 했다"고 말해 지탄을 받았다.

또 1월에는 한 인터넷 방송에서 "선천적인 장애인은 의지가 좀 약하다고 한다. 어려서부터 장애를 가지고 나오니까" 등의 발언으로 설화를 일으켰다. 장애인 비하 논란이 불거지자 민주당은 해당 영상을 삭제하기도 했다.

지난 2018년 12월 전국장애인위원회 발대식 축사에선 "신체장애인보다 더 한심한 사람들은"이라고 말했다가 곧바로 정정했다. '신체장애인이 한심하다'고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 드러난 대목이다.

이 대표는 곧바로 "우리가 더 깊이 생각해야 할 사람들은 정신장애인"이라고 한 뒤 "정치권에서 보면 정상인가 싶을 정도로 정신장애인들이 많이 있다. 그 사람들까지 우리가 포용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야권 정치인을 '가짜 뉴스를 퍼뜨리는 장애인'이라고 규정한 것이다. 이를 두고 여당 대표가 당내 장애인 관련 행사에서 장애인 비하·혐오 인식을 드러냈다는 비판이 쏟아지기도 했다.

이 대표는 이같은 발언에 앞서서는 친딘중 베트남 경제부총리를 만난 자리에서 "부총리 말씀처럼 한국 사람들이 베트남 여성들과 결혼을 많이 한다"며 "한국 사람들은 다른 나라보다 베트남 여성들을 더 선호하는 편"이라고 말해 뭇매를 맞기도 했다.

한편 이 대표의 이번 발언을 두고 안 대표 외에도 미래통합당에선 정진석 의원이 "지역 갈등을 조장하는 막말"이라고 비난했고, 같은 당 지상욱 여의도연구원장은 "지난 10년간 서울을 떡 주무르듯 주물러온 민주당 대표가 서울을 천박한 도시라고 칭함으로써 스스로 무능함으로 서울을 망쳐놨음을 자인하고 1000만 서울시민을 욕되게 했다"고 지적했다. 하태경 의원의 경우 "정작 지금 부산과 서울을 부끄럽게 만든 건 오거돈 전 부산시장과 박 전 시장 두 민주당 광역단체장의 성추행 추문"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민주당은 "세종시를 품격 있는 도시로 만들자는 취지"라며 "서울의 집값 문제 및 재산가치로만 평가되는 현실에 대한 안타까움을 표현한 것"이라고 해명에 나섰다.

bigsta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