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C현대산업개발, 8월 중 재실사 요구…"거래종결 조건 충족 안 돼"
HDC현대산업개발, 8월 중 재실사 요구…"거래종결 조건 충족 안 돼"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0.07.27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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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기업결합신고 마친 뒤 보낸 내용 증명 회신
"다음 달 중순부터 12주 정도 동안 재실사 제안"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HDC현대산업개발(이하 현산)은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에 인수상황 재점검을 위한 재실사를 8월 중 진행하자고 요구했다. 현산은 지금까지 인수상황을 재점검하자고 10차례 넘게 요구했지만,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이 이에 응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산은 지난 26일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이 지난 14일 발송한 공문과 관련해 계약상 진술과 보장이 중요한 면에서 진실, 정확하지 않고 명백한 확약 위반 등 거래종결의 선행조건이 충족되지 않았음을 회신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금호산업은 최근 러시아 등 해외 기업결합신고 절차가 모두 끝나 인수 선행조건이 모두 마무리돼 계약을 종결하는 취지의 내용 증명을 현산 측에 보낸 바 있다. 현산의 이번 요구는 이에 대한 회신인 셈이다.

현산은 이번 공문에서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통해 우리나라 항공산업의 정상화와 국제경쟁력 강화에 이바지하겠다는 의지에 변함이 없음을 표명한다”며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에) 가까운 시일 내로 인수상황 재점검 절차에 착수하기 위해 다음 달 중순부터 12주 정도 동안 아시아나항공과 자회사의 재실사에 나설 것을 제안하면서 재실사가 반드시 필요한 구체적 사안들에 대해서도 명확히 제시했다”고 밝혔다.

현산은 재실사와 관련해 △인수계약의 기준이 되는 2019년 반기 재무제표 대비 부채와 차입금이 급증하고, 당기순손실이 큰 폭으로 증가한 점 △올해 들어 큰 규모의 추가자금 차입과 영구전환사채 신규발행이 매수인의 사전 동의 없이 진행된 점 △부실 계열사에 대한 대규모 자금지원이 실행된 점 △금호티앤아이의 전환사채 상환과 관련해 계열사에 부담이 전가한 점 등을 자세히 살펴봐야 한다고 언급했다.

또, 공문에서 인수상황 재점검 요청과 관련해 △아시아나항공의 2019 회계연도 내부회계 관리제도에 대한 외부감사인의 감사의견이 부정적인 점 △부채가 2조8000억원 추가 인식되고, 1조7000억원 추가차입이 진행되고 있는 점 △영구전환사채의 추가발행으로 매수인의 지배력 약화가 예상되는 점 등의 재점검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또, △아시아나항공의 기내식 관련 계열사 부당지원 문제와 계열사 간 저금리 차입금 부당지원 문제 △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 투자손실 문제 △포트코리아 런앤히트 사모펀드를 통한 계열사 부당지원 문제 등에 관해서도 확인 요청이 포함됐다고 덧붙였다.

현산은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해 4월 초부터 지금까지 15차례 정식 공문을 발송해 재점검이 필요한 세부사항을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에 전달했지만, 100여일이 지난 현재까지 충분한 공식 자료는 물론 기본적인 계약서조차 받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현산은 △금호·아시아나항공이 지난 14일 일방적으로 거래종결일을 지정해 당 컨소시엄에 통보한 점 △주요 언론에서 아시아나항공이 계약해제에 대비한 TFT까지 운영하고 있다고 보도된 점 △계약 당사자들 사이에 어떠한 사전 협의가 없었음에도 금호산업이 당 컨소시엄에 계약해제를 통보할 계획이라는 내용이 여러 차례 보도된 점 등에 대해 심각한 우려와 유감을 표명했다.

현산은 최근 불거진 아시아나 인수 포기설과 관련한 책임을 금호·아시아나항공에 돌렸다.

현산은 “금호·아시아나항공이 거래종결을 위한 노력보다 계약해제를 내부적으로 이미 결정하고, 그동안 이를 위한 준비만 해온 것이 아닌가 하는 합리적인 의구심마저 드는 상황”이라며 “인수상황 재점검 요청에는 응하지 않으면서 오히려 현산이 조건 재협의 절차를 진행하지 않고 있다고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현산은 “거래종결의 선행조건이 충족되지 않은 상황에서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이 거래종결을 요구하는 것은 계약을 전적으로 무시하는 것이며,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의 계약해제권 주장은 전혀 근거가 없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외에도 현산은 이번 공문에서 앞으로 계약의 이해당사자 사이의 상호 신뢰를 기반으로 진정성 있는 논의가 진행돼 본건 거래가 성공적으로 종결될 수 있길 희망한다는 간곡한 입장을 전달했다고 전했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