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연구팀 “코로나19 바이러스 박쥐·천산갑서 획득 추정” 
美연구팀 “코로나19 바이러스 박쥐·천산갑서 획득 추정” 
  • 이인아 기자
  • 승인 2020.06.01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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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산갑. (사진=연합뉴스)
천산갑. (사진=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일으킨 코로나바이러스(SARS-CoV-2)는 박쥐와 천산갑 일부에서 획득했다는 미국 연구팀의 결과가 나왔다. 

1일 연합뉴스는 미국 듀크대 메디컬센터 평가오 교수가 이끄는 공동연구팀이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서 유전자 분석 결과 코로나19 바이러스와 가장 가까운 것은 박쥐 코로나바이러스지만 인체 침투 능력은 천산갑 코로나바이러스와 중요한 유전자 조각을 교환하면서 획득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결과를 밝혔다고 보도했다. 

즉 박쥐와 천산갑을 거치는 과정에서 바이러스의 인체 감염 능력을 획득했다는 것이다. 

코로나19는 최초 발병 당시 박쥐가 갖고 있는 바이러스가 인간에 옮겨진 데서 비롯됐다는 추정이 많았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유전적으로 박쥐 코로나바이러스와 가장 유사하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에서 박쥐가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일으키는 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확인됐고 다만 전파 동물이 천산갑이라는 주장은 이전에는 없었던 것으로 연구팀이 새롭게 주장됐다. 

연구팀은 천산갑 고유의 코로나바이러스는 사람에게 직접 대유행을 일으킬 수 없지만 이 바이러스 표면에 있는 돌기단백질에는 사람세포와 결합하는 데 필요한 수용체 결합부위가 있다고 봤다. 

이 결합부위가 박쥐 코로나바이러스에 전달되면서 사람이 가지는 표면단백질과 쉽게 결합하는 새로운 바이러스가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연구팀은 박쥐와 천산갑 코로나바이러스 사이에 잡종이 만들어지면서 인체에 투입 가능한 코로나19가 생성된 것으로 파악했다. 

앞서 겪은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나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는 각 박쥐와 사향고양이, 박쥐와 낙타를 거쳐 사람으로 전염됐다. 이번 코로나19는 박쥐와 천산갑을 거쳐 침투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연구팀은 바이러스 진화 경로를 추적하는 것이 향후 2차 팬데믹을 억제하고 백신을 개발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inah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