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신경전 팽팽… "기회 잡아야" vs "적대정책 철회"
북미 신경전 팽팽… "기회 잡아야" vs "적대정책 철회"
  • 박선하 기자
  • 승인 2019.11.21 14:4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비건, 협상재개 촉구… '카운터파트'로 최선희 지목
최선희 "적대 정책 계속 되면 북미회담 흥미없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북미가 비핵화를 위한 실무협상 재개를 두고 기 싸움을 벌이고 있다.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 지명자는 "기회를 놓쳐선 안 된다"며 협상 재개를 촉구했고,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은 협상을 위한 '선(先)적 대정책 철회'를 거듭 강조했다.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인 비건 지명자는 20일(현지시간) 미 상원 인준 청문회에서 북한 문제와 관련해 "창은 여전히 열려 있다. 북한은 이 기회를 놓쳐선 안 된다"고 말했다.

비건 지명자는 "북한이 비핵화를 하기로 택했다는 구체적인 증거를 보지 못했다"면서도 "우리는 여전히 북한이 이 같은 선택을 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했다.

다만 청문회에서 북한이 주장하고 있는 '연말 협상시한'에 대해서는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그는 "북한에 의해 설정된 인위적 데드라인이고, 유감스럽게도 그들 스스로 설정한 데드라인"이라며 "우리의 데드라인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비건 지명자는 최선희 제1부장의 이름을 직접 거론하며 협상에 나설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그는 "최 부상이 ‘권한이 주어진 협상가’라고 믿는다"고 언급했다.

이 같은 비건 지명자의 발언은 협상팀 체급 상향으로 교착상태에 놓인 협상의 돌파구를 뚫어보자는 인식에서 출발한 것으로 보인다.

또 북한의 시스템 상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결정을 담당하기 때문에, 김 위원장의 신뢰를 받는 최선희 제1부상이 직접 협상에 나설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비건 지명자는 북한을 향한 경고도 보냈다. 그는 북한이 다시 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하면서 '매우 큰 실수'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거듭되는 미국 측의 협상 요구에도 북한은 미국이 먼저 적대시 정책을 철회하라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면서 부정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

러시아를 방문 중이던 최선희 제1부상은 "미국과 앞으로 협상하자면 대조선(대북) 적대시 정책을 다 철회해야 핵 문제를 다시 논의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이 북한에 대한 적대 정책을 이어간다면 정상회담도 불가능할 것이라며 "그런 의미에서 정상회담은 우리에게 흥미 있는 사안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북한 당국자들이 최근 연이은 담화를 통해 미국의 선제적인 적대정책 철회를 요구한 것과 같은 맥락의 주장이다.

다만 최선희 제1부장의 발언은 비건 지명자의 발언 직전에 나왔다. 따라서 비건 지명자의 제안에 대한 답변으로 해석할 수는 없다.

sunha@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