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 적자상품 실손보험…골머리 앓는 보험사, 당국 눈치만
대표 적자상품 실손보험…골머리 앓는 보험사, 당국 눈치만
  • 김현진 기자
  • 승인 2019.08.01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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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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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0만명 이상의 가입자를 보유한 실손보험의 손해율이 100%를 넘기면서 보험회사들이 팔면 팔수록 적자가 나는 골칫거리로 전락했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메리츠화재·DB손해보험·삼성화재·KB손해보험·현대해상 등 대형 손해보험사 5곳의 올 상반기 누계 실손보험 평균 손해율은 원수보험료 기준 123.18%다. 이들 손해보험사의 지난해 상반기 평균 실손보험 손해율이 115.88%인 것을 감안하면 1년새 약 10%가 늘어난 셈이다.

실손보험 손해율이 상승한 데에는 ‘문제인 케어’로 인해 건강보험 금여가 확대되면서 급여화되지 않은 비급여 시술 진료비가 늘어나 영향이 크다.
 
현재 손해율이 100%를 넘기면서 적자를 기록하는 상황이지만 금융당국 때문에 보험료 인상은커녕 오히려 보험료를 줄여야 하는 상황이다.

금융위원회가 지난해 9월 공개한 한국개발원(KDI)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가 실손보험 손해율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으로 내년도 실손보험료가 6.15% 감소 효과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2009년 9월 이후 판매된 표준화 실손보혐료는 6~12%로 낮아지고 표준화 전 실손보험도 8~12% 수준으로 낮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부의 이 같은 발표 내용을 두고 보험업계는 보험료 인상폭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으로 해석했다.

실제로 메리츠화재의 실손보험료는 지난해 말 대비 6.2% 감소했고 삼성화재도 6.3% 내리는 등 대형 손해보험사 실손보험료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현재 장기(보험) 쪽에 손해율이 높고 보험사기 규모가 늘어나는 측면이 있고 최근 이슈가 된 백내장 수술의 경우 기존에 별로 비싸지 않았던 것들을 비급여 시술을 통해 비싸게 수술을 하고 실손보험으로 돌려받는 보험사기 등을 예방하는 방식으로 손해율을 낮출 수밖에 없다”며 “실손보험의 경우 손해율이 너무 높아 판매하면 손해를 보는 상황이지만 가입자가 이미 3300만명에 달하기 때문에 판매할 수밖에 없는 상품”이라고 전했다.

다른 보험업계 관계자는 “실손보험의 손해율을 관리하기 위해 부당하게 청구되는 것을 잡아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실손보험은 장기인보험과 다르게 실제 받은 만큼 보장하기 때문에 원래 미용시술이나 비만시술 등과 같이 실손보험 보장을 받지 못했던 것들이 실손보험 보장을 받을 수 있는 도수치료 등으로 고쳐서 신고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또 “손해율이 높으면 보험료를 올리면 되지만 실손보험의 경우 많은 사람이 가입하고 있는 상품인 만큼 실손보험료를 조정할 때에는 금융당국에서 정해준 범위 내에서만 조정해야 해 큰 폭으로 올리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jhuyk@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