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불매운동 확산 조짐에 업계 ‘눈칫밥’
일본 불매운동 확산 조짐에 업계 ‘눈칫밥’
  • 김소희 기자
  • 승인 2019.07.07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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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적으로 불매운동 동참 호소 행렬…명단 포함에 이미지 타격 불가피
아사히·유니클로 등 리스트 업체들 “동향 예의주시 상황”
일본대사관 앞에서 1인 피켓시위 중인 대학생겨레하나 회원(좌)과 온라인상에 돌아다니는 '일본 불매운동' 이미지(우).(사진=연합뉴스, 온라인커뮤니티)
일본대사관 앞에서 1인 피켓시위 중인 대학생겨레하나 회원(좌)과 온라인상에 돌아다니는 '일본 불매운동' 이미지(우).(사진=연합뉴스, 온라인커뮤니티)

일본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이 일반 소비자는 물론 중소상인 등 민간 차원에서 확산될 조짐이다. 일본계 기업, 일본 제품 수입사 등은 이를 예의주시하며 눈치를 보고 있는 형국이다.

‘일본 불매운동’은 일본 정부가 강제징용 배상판결에 한국의 반도체 핵심소재 등의 수출 규제를 강화하는 경제보복 조치를 내린 데 따라 발발됐다. 더욱이 일본 정부가 관세인상, 송금규제 등 추가 조치를 고려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일본 불매운동에 힘이 실리고 있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재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퍼지고 있는 ‘일본 불매운동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기업들은 이번 사태로 인한 매출감소 등을 우려하고 있다.

이 리스트에는 자동차, 시계, 게임, 식음료, 주류, 담배, 패션, 생활용품 등 다양한 일본계 기업의 이름이 대거 포함됐다. 또 우익단체 또는 우익교과서를 후원하는 브랜드나 제품 등도 이름을 올렸다.

실제 서울 강서구에 거주하는 유모씨는 “평소 편의점에서 아사히 맥주를 많이 사서 마시는 편이었는데 일본 불매운동에 동참하는 차원에서 아예 국산 맥주와 다른 나라 맥주를 샀다”며 “대체제가 많이 있는 만큼 상황이 달라지지 않는 한 아사히 등 일본 맥주는 마시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소비자 김모씨(경기 부천 거주)도 “유니클로 등에서 할인행사를 할 때 옷을 샀었지만 이번에는 매장에 들어가지 않았다”며 “앞으로는 가성비가 높은 국산 SPA 브랜드를 이용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유니클로의 경우, 시민단체의 직접적인 타깃이 돼 매장 앞에서 릴레이 1인 피켓시위 등이 벌어지고 있다.

다만 아직까지 매출감소 등 직접적인 영향 파악되지 않았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대응책 마련 등을 하진 않고 있다.

아사히 관계자는 “맥주를 소비자에게 직판하는 구조는 아니어서 아직 판매량이나 수입량이 줄었다고 판단하기는 어려워서 예의주시는 하는 정도”라면서 “현재 예정돼 있는 팝업스토어 오픈 등의 일정은 변경 없이 그대로 소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니클로 관계자도 “상황을 지켜볼 뿐”이라며 말을 아꼈다.

상황이 이러하자 ‘일본 불매운동 리스트’에 명단이 포함된 기업들은 속앓이를 하는 실정이다. 명단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미지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A업체 관계자는 “헬스케어 제품이 (명단에) 포함이 돼 있기는 하지만 뭘 어떻게 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보니 따로 논의를 하진 않고 있다. 걱정이 될 수밖에 없어서 일단 예의주시만 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B업체 관계자는 “직접적으로 개입할 그런 부분은 없어서 동향만 지켜보고 있다”며 “정치적인 문제로 민감한 부분이기도 하고 또 직접적인 타깃이 되지 않아 이야기를 하고 있지는 않으나 계속 동향은 살피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ksh333@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