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에너지 이용효율 OECD 최하위권…35개국 중 33위
韓 에너지 이용효율 OECD 최하위권…35개국 중 33위
  • 이성은 기자
  • 승인 2019.06.30 12:4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전 경영연구원 보고서 “한국 에너지원단위 0.159 달해”
비효율적 에너지 소비로 ‘낭비’하는 셈…“가격 정상화 필요”
(사진=신아일보 DB)
(사진=신아일보 DB)

한국의 에너지 이용효율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하위권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한국전력 직속 한전 경영연구원(KEMRI)은 온실가스 감축 목표 달성을 위해 현재 낮은 전기가격을 정상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한전 경영연구원의 이 같은 주장은 최근 한전이 여름철 누진제 완화 개편에 따른 적자 부담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제기돼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앞서 한전 이사회는 지난 28일 여름철 누진제 완화 개편안을 의결했다. 이와 관련해 일각에서 최대 3000억원에 달하는 할인액을 한전이 부담해야 한다는 이유로 반대 목소리가 나온 바 있다.

30일 한전 경영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전력경제 리뷰 제12호’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7년 한국의 달러 기준 에너지원단위(原單位, TOE/1000달러)는 0.159에 달해 OECD 35개국 가운데 33번째로 높았다.

한 국가의 전체적인 에너지효율을 나타내는 지표인 에너지원단위는 국내총생산(GDP) 1000달러의 부가가치를 생산하는데 드는 1차 에너지 소비량(TOE, 석유로 환산한 톤 단위)을 가리킨다. 이 수치가 높을수록 에너지 소비가 비효율적이라는 의미다.

한국의 에너지단위는 OECD 국가 중 가장 에너지 이용효율이 좋은 아일랜드(0.043)의 4배 차이가 나며 우리나라와 에너지 수급환경이 비슷한 일본(0.089)에 비해서도 1.8배 높고 에너지 소비가 많은 미국(0.123)의 1.3배 수준이다.

한국의 에너지단위 수준은 OECD 평균치인 0.105보다 50% 이상 더 높았다. 이는 한국이 다른 OECD 회원국들보다 에너지를 더 낭비하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한국보다 에너지원단위가 높은 OECD 국가는 캐나다 (0.183), 아이슬란드(0.368) 2개국뿐이었다.

보고서는 “독일, 영국, 일본 등 선진국들의 전력소비 증가율이 지난 2010년 이후 정체되거나 둔화되고 있지만 한국은 지속적인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전력 효율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이러한 에너지 비효율, 전기 과소비를 유발하는 요인으로 한국의 낮은 전기료를 지목했다. 그러면서 원가 반영이 제대로 되지 않는 ‘가격 시그널’을 정상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기를 생산하는 발전용 원자재인 액화천연가스(LNG) 등의 가격은 국제유가 등락에 따라 변동성이 심하지만 정작 한국에서 전기요금에 반영되는 부분은 미미하다.

보고서는 전기요금의 가격 정상화를 위해 전기료에 대한 ‘에너지가격 연동제’와 ‘친환경 이행비용 부과’ 방안 등을 도입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에너지가격 연동제는 미국, 일본 등 해외 주요 선진국들이 시행하고 있는 제도다. 일본의 경우 소비자들의 합리적인 전력 사용 유도를 위해 지난 1996년부터 석탄, 가스의 연료비 변동을 전기요금에 반영하고 있다.

또 보고서는 해외 주요 선진국들이 신재생발전 확대, 에너지전환에 따라 증가한 정책 이행비용을 소매요금에 반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독일은 재생에너지부과금(EEG Umlage)을 소매요금에 반영한다.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 정책에 따라 소비자들이 전체 전기요금에서 EEG로 부담하는 비중이 지난 2010년 9%에서 2017년 24%로 나타나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