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무원, 10년 내 ‘동물복지 달걀’ 100% 전환…신시장 정조준
풀무원, 10년 내 ‘동물복지 달걀’ 100% 전환…신시장 정조준
  • 박성은 기자
  • 승인 2019.04.11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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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보호 관심에 윤리적 소비 트렌드 부상…인식 변화·소비 확대
규모 작지만 인지도 증가…‘케이지 프리’로 매출 300억원 목표
지난해 초 풀무원식품이 달걀시장에 내놓은 ‘풀무원 동물복지 목초란’ 제품. (사진=풀무원)
지난해 초 풀무원식품이 달걀시장에 내놓은 ‘풀무원 동물복지 목초란’ 제품. (사진=풀무원)

동물복지의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착한 소비’, ‘윤리적 소비’가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으면서 좁은 케이지가 아닌 야외 방목 또는 개방형 계사에서 생산된 ‘동물복지 달걀’을 찾는 소비자들이 점차 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풀무원식품(대표 박남주)은 올해부터 동물복지 달걀 매출을 대폭 확대하고, 2028년까지 판매하는 모든 식용란을 100% 동물복지 달걀로 전환할 것이라고 발표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아직 규모는 작지만 동물복지 달걀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보고 관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의지로 풀이된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동물복지 달걀은 전체 식용란 시장에서 4% 정도 차지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규모는 아직 적은 수준이나 최근 들어 동물복지 달걀에 대한 전반적인 인지도와 소비자 구매경험은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실제 농촌진흥청이 지난해 11월 발표한 동물복지 달걀 소비자 인지도를 살펴보면 2017년 26%에서 지난해 46%로 증가했고, 구매경험 역시 같은 기간 8.8%에서 20.8%로 크게 늘었다. 

동물복지 달걀은 일반 달걀보다 가격대가 2~3배 정도 비싼 편이다. 구매하는데 가장 큰 애로로 작용하는 지점이다. 그러나 이전과 달리 소비자들이 가격 못지않게 동물 보호와 식품안전성에 관심을 가지면서 상대적으로 비싼 동물복지 축산물에 대한 구매 의향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 2월 농림축산검역본부가 발표한 ‘2018 동물보호 국민의식조사’에서 소비자 10명 중 6명은 일반 축산물보다 더 가격이 높은 동물복지 축산물을 구매할 의향이 있다고 답한 바 있다. 가장 큰 이유로 49.4%가 ‘영양·품질 등이 우수할 것 같다’를 꼽았고, ‘동물복지 인증 축산물의 높은 신뢰’ 27.5%, ‘내가 지불한 비용이 동불복지에 보탬이 되기 때문’ 23.1% 등의 순이다.

이처럼 동물복지 달걀에 대한 소비자 인식이 긍정적으로 바뀌고 구매층도 점차 확대되자 풀무원식품은 지난해부터 ‘케이지 프리’를 선언하고 동물복지 달걀 매출 비중을 적극 늘리고 있다. 풀무원식품의 지난해 동물복지 달걀 매출 비중은 전체 판매의 23%로 전년인 10%보다 두 배 이상 증가했다. 금액으로 따지면 230억원 정도다.

매출이 급증한 이유는 지난해부터 농업회사법인 (주)풍년농장을 통해 동물복지 달걀을 안정적으로 공급받고 적극적으로 마케팅을 했기 때문이다. 풍년농장은 ‘유럽형 오픈형 계사(Aviary)’를 도입한 산란계 농장이다. 좁은 케이지가 아닌 전체 계사 내부에 중앙 통로를 만들고, 통로 양쪽에 3층의 개방된 단을 만들어 닭들이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형태다. 

이를 바탕으로 풀무원식품은 지난해 초 ‘풀무원 동물복지 목초란’의 전국 출시에 이어 8월 ‘풀무원 동물복지 훈제란’을 편의점 전용상품으로 출시하면서 동물복지 달걀시장에 본격 뛰어들었다.

올해의 경우 전년보다 7%포인트 늘린 매출 300억원을 목표로 잡았다. 또 10년 후인 2028년까지 풀무원식품이 판매하는 모든 식용란을 전량 동물복지 달걀로 전환할 방침이다.

함영훈 풀무원식품 계란사업부 매니저는 “최근 국내에서 동물복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동물복지 달걀을 찾는 고객이 꾸준히 늘고 있다”며 “점차적으로 동물복지 달걀 매출 비중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parks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