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하원, 브렉시트 합의안 부결…산업부 "노딜 브렉시트 대비"
英 하원, 브렉시트 합의안 부결…산업부 "노딜 브렉시트 대비"
  • 백승룡 기자
  • 승인 2019.01.16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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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원투표 한 차례 연기에도 불구, 앞도적 표차로 부결
EU 탈퇴기한 3월29일…노딜 브렉시트 가능성 높아져
산업부 "한-영 FTA 조속 추진"…기업지원 데스크 운영도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영국 정부가 마련한 브렉시트 합의안이 하원에서 부결됐다. 영국-EU 간 브렉시트 협상기한이 두 달여 밖에 남지 않은 상황이라 '노딜 브렉시트(No-deal Brexit)'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정부와 수출유관기관은 노딜 브렉시트에 대비해 수출기업 지원방안을 내놓고 모니터링을 강화하기로 했다.

영국 하원은 15일(현지시간) 브렉시트 합의안을 찬성 202표, 반대 432표로 부결시켰다. 정부가 마련한 안이 하원 표결에서 200표가 넘는 차이로 부결된 것은 영국 의정에서 처음 있는 일이다.

앞서 영국은 2016년 시행한 브렉시트 국민투표가 찬성 51.9%로 가결된 이후 EU와의 협상과정에 돌입, 지난해 11월 브렉시트 합의안을 마련했다. 합의안에 대한 하원 투표는 지난달 예정됐지만 메이 영국 총리는 부결 가능성을 우려해 한 차례 연기한 바 있다. 그러나 15일 열린 하원투표에서 합의안은 결국 압도적 표차로 부결됐다.

이번 의회 부결 직후 영국 제1야당인 노동당은 메이 총리를 비롯한 정부에 대해 불신임안을 제출했다. 메이 총리는 불신임안이 부결되면 플랜B를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불신임안이 통과되면 새로운 총리가 EU와 재협상을 추진하게 된다. 영국 BBC 방송에 따르면 정부 불신임안 표결은 16일(현지시간) 저녁에 진행될 예정이다.

문제는 영국이 EU를 탈퇴하기 위한 협상기한은 올해 3월29일까지라는 점이다. 앞으로 영국은 EU와의 협상기간 연장을 추진하거나 EU와 협정을 맺지 못하고 탈퇴하는 '노딜 브렉시트'를 맞이해야 한다. 혹은 브렉시트 여부를 두고 2차 국민투표가 진행될 가능성도 있다.

이와 관련해 산업통상자원부는 16일 수출업계와 간담회를 열어 노딜 브렉시트로 발생할 수 있는 수출입 등의 업계 영향을 점검하고, 향후 대응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향후 브렉시트 후 수출 피해기업에 대해서는 무역금융과 해외 마케팅 지원 등을 통해 지원방안을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또, 산업부는 브렉시트 이후에도 한·영 통상관계의 연속성을 확보하기 위해 '한-영 FTA' 체결을 신속하게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오는 30일부터 이틀 간 영국 런던에서 국장급 무역 작업반을 열어 노딜 브렉시트에 대비한 한-영 FTA 체결 방안 협의를 추진한다.

수출유관기관인 한국무역협회와 KOTRA는 16일부터 '브렉시트 대응지원 데스크'를 공동 운영해 브렉시트 대응전략 수립을 지원하고, 업계 애로사항을 정부에 전달키로 했다. 무역협회는 국내 수출기업을 중심으로, KOTRA는 현지 진출기업을 대상으로 브렉시트 동향·대응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등 유기적인 협조체제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sowleic@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