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듀 2018! 재계가 돌아본 1년] 40대 총수, 50대 CEO ‘젊어진 재계’…같은 세대교체, 다른 속내
[아듀 2018! 재계가 돌아본 1년] 40대 총수, 50대 CEO ‘젊어진 재계’…같은 세대교체, 다른 속내
  • 김성화 기자
  • 승인 2018.12.30 23: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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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구광모 갑작스런 등장…산적한 과제 해결 중
정의선 체제 굳히기 들어간 현대차 ‘인사가 만사’
효성 ‘형제 투톱’ 체제…내부 정리 시작하는 GS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허용수 GS EPS 사장, 허세홍 GS글로벌 사장 (사진=신아일보 DB)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허용수 GS EPS 사장, 허세홍 GS글로벌 사장 (사진=신아일보 DB)

올해 재계가 젊어졌다. 40대 총수의 등장했고 50대 경영진으로 그룹의 미래를 꾸려나가는 것이 하나의 대세로 자리잡았다.

재계 맏형 삼성그룹의 이재용 부회장은 올해 사업적 위상을 다졌다. 특히 삼성전자가 반도체의 힘으로 최대 실적이 예고돼 있으며 다소 아쉬운 IM 부문도 내년 폴더블 폰 출시를 앞두고 선두기업 이미지를 굳히며 4년 전부터 와병 중인 이건희 회장의 부재를 잊게 만들었다. 또 180조원 대규모 투자와 해외를 넘나들며 준비 중인 AI·5G·바이오 등 신사업은 이 부회장의 무게감을 보여준다. 최근 그룹 지배력 확보를 두고 일어난 잡음은 이 부회장에게 아픈 부분이지만 피할 수 없는 과정이기도 하다.

이에 반해 올해 구본근 전 회장에 이어 회장으로 취임한 구광모 회장은 만 40세에 불과하며 그만큼 LG의 세대교체는 갑작스러웠다.

구 회장은 취임 후 적응기가 필요하다. 1조원에 달하는 상속세를 마련하기 위해 일감몰아주기 논란을 불러왔던 판토스 지분을 처리해야 했고 장자상속 원칙에 따른 구본준 LG 부회장의 계열분리에도 대비해야 했다. 이 와중에 미래 먹거리 준비도 당장 발등의 불이다. 

구 회장은 이를 풀어나가기 위해 변화와 안정의 조화를 선택했다. 우선 차석용 LG생활건강, 한상범 LG디스플레이, 조성진 LG전자, 하현회 LG유플러스, 권영수 ㈜LG 부회장 등은 구 회장과 20여년 나이차가 있지만 구 회장은 5명 사장단 모두 유임함으로써 안정을 꾀했다.

하지만 앞서 퇴진의사를 밝혔던 박진수 LG화학 부회장의 후임으로 미국 3M 출신의 신학철 수석부회장을 임명하며 변화를 위해선 외부 수혈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또 정철동(1961년) LG이노텍 사장, 윤춘성(1964년) LG상사 대표이사, 이동열(1960년) 서브원 사장, 정성수(1961년) 지투알 부사장, 이규홍(1957년) LG스포츠 사장 등 7개 계열사는 신규 CEO를 선임했다. 구 회장의 나이를 감안한 1960년대 인사들이 앞으로도 중용돼 그룹을 이끌 가능성이 보인다. LG전자의 골칫거리 중 하나인 MC사업본부장으로 권봉석(1963년) 사장을 HE사업본부와 겸임하도록 한 조치도 일맥상통한다.

올해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을 대신해 전면에 등장한 정의선 총괄수석부회장도 구 회장과 유사한 행보를 보였다. 지난 9월 현대차는 정 부회장의 승진을 발표하며 본격적인 3세 경영의 시작을 알린듯 했지만 정 부회장은 이미 지난해 문재인 대통령과의 기업인 간담회, 문 대통령 방미·방중 일정,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의 간담회, 지난 1월 '소비자가전박람회(CES)', 4월 '2018 보아오포럼'에서도 정 회장을 대신해 일정을 소화하고 있었다.

정 부회장도 구 회장처럼 인사를 통해 젊은 피를 수혈하고 있다. △공영운 전략기획담당 사장 △이건용 현대로템 부사장 △여수동 현대다이모스-현대파워텍 합병 법인 사장 △문대흥 현대오트론 신임 대표이사 △방창섭 현대케피코 신임 대표이사 등 50대 계열사 사장단을 대거 임명했다.

이번 인사에서 유독 눈에 띄는 인물은 알버트 비어만(Albert Biermann) 연구개발본부장 선임과 지영조 현대차 전략기술본부장의 사장 승진이다. 비어만 본부장은 BMW 출신이며 지 사장은 삼성전자 출신으로 내부 순혈주의를 단번에 깨뜨린 인사다. 이는 비어만 본부장이 2014년 말, 지 사장이 지난해 영입된 점을 감안하면 파격 조치다. 

또 비어만 본부장은 정 부회장이 직접 나서 영입한 인사며 지 사장은 정 부회장이 직접 챙기고 있는 전략기획본부의 본부장이란 점은 정 부회장이 출신을 따지지 않고 ‘내 사람’을 등용해 자신의 체제를 구축하는 일이 앞으로 더 생길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다.

한 해 앞서 경영승계가 이뤄진 효성 또한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조현준 회장 체제 굳히기에 들어갔다. 올해 그룹사 전반에서 승진된 26명의 신임 임원들의 평균 나이가 만 48세로 지난해 24명, 46.6세의 ‘젊은 효성’ 추진 흐름을 이어갔다.

여기에  ‘형제 투톱’ 체제도 굳혀가고 있다. 조 회장은 지난 19일 ㈜효성을 통해 효성티앤씨와 효성중공업, 효성첨단소재, 효성화학 주식을 현물출자 받고 신주를 발행하는 지분스왑 청약을 실시했다. 이로써 727만5천874주의 신주가 발행됐으며 조 회장은 261만여주를 취득해 지주사 지분 21.94%를 확보했다. 또 조현상 사장도 283만여주 취득, 21.42%를 확보했다.

이런 변화를 꼭 불안함과 연결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당장의 경영승계와 맞물려 급격한 변화로 볼 수 있지만 경영진과 임원 세대교체가 함께 이뤄짐으로써 그만큼 빨리 자신의 체제를 완성하고 안정을 꾀할 수 있다. 

하지만 GS의 4세대 총수일가 등장은 조금 다르다. GS의 세대교체는 삼양통상家와 GS家의 교통정리라는 과제를 던져줬다. 지난달 27일 그룹 주 계열사인 GS칼텍스에 허정구 삼양통상 창업주계인 허세홍 GS글로벌 사장과 허준홍 GS칼텍스 전무가 각각 사장과 부사장으로 등장했다. 

두 사람은 각각 2007년과 2005년 GS칼텍스에 입사해 경력은 크게 차이를 두기 힘들다. 오히려 허세홍 사장이 상무로 이력을 시작한 것과 달리 허준홍 전무는 2005년 여주공장 입사 후 2013년이 돼서야 상무를 달았을 정도로 일선에서부터 이력을 차근히 쌓아왔다. 또 허준홍 전무가 장손임에도 허세홍 사장이 GS글로벌로 자리를 옮긴지 1년여 만에 다시 GS칼텍스 사장에 오른 이유는 삼양통상가 내부에서도 정리를 시작하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반면 같은 故 허준구 회장에서 허창수 회장으로 이어진 GS家는 4세대 총수일가이자 허 회장의 아들 허윤홍 GS건설 사장이 조용한 상태로 비슷한 나이대지만 경험과 지주사 지분율이 더 많은 3세 경영인 허용수 GS EPS 사장이 차기 그룹사 회장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shkim@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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