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십자 헌혈 혈액 돈벌이에 이용… 그나마도 원가 이하
적십자 헌혈 혈액 돈벌이에 이용… 그나마도 원가 이하
  • 황보준엽 기자
  • 승인 2018.10.22 16:3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한적십자사가 헌혈로 얻은 혈액을 돈벌이에 이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나마도 혈액을 표준원가보다 낮은 가격에 제약사에 공급하고 있었다.

22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적십자사는 혈액의 33.3~35.5%를 의약품 원료를 만들기 위한 분획용 혈액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적십자는 혈액 사업을 통해 총 2조221억원을 벌어들였다. 순수익은 223억원에 달했다.

또 판매과정에서 제약사 특혜논란도 일었다. 적십자사는 헌혈로 얻은 혈액을 분획용 혈액으로 만들어 판매하고 있는데 공급 가격이 표준원가 대비 65~77%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일례로 적십자가 공개한 채혈 혈장의 리터당 표준원가 표준원가는 16만7002원이지만 적십자는 녹십자와 SK플라즈마 2곳에 12만8620원만 받고 공급했다. 

이 밖에도 적십자는 동결 혈장, 신선동결 혈장 모두 원가에 못 미치는 금액으로 제약사에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올해 8월까지 157억원의 손해를 본 것으로 집계됐다.

기동민 의원은 "헌혈하는 국민 중 대다수는 자신의 소중한 혈액이 적십자사의 사업 수익으로 쓰인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이어 "몇십년 동안 적십자사가 혈액 관련 모든 사업을 독식하고 있는 현 체제가 과연 옳은 것인지, 국가가 직접 나서 공정하고 투명한 혈액 관리를 해야 하는 것은 아닌지에 대해 사회적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hbjy@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