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진단] 위기의 ‘유통 공룡’…롯데월드타워점 운명은?
[긴급진단] 위기의 ‘유통 공룡’…롯데월드타워점 운명은?
  • 김견희 기자
  • 승인 2018.10.03 13: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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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세점 연 매출 10% 차지 알짜점포
특허권 취소 땐 고용쇼크 등 불가피
2020년 면세업계 1위 목표도 빨간불
(사진=김견희 기자)
(사진=김견희 기자)

롯데면세점이 신동빈 롯데그룹회장에 대한 항소심을 앞두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신 회장의 재판 결과에 롯데월드타워점의 특허권이 걸려 있기 때문이다. 특허가 취소될 경우 업계 내 위상이 뿌리째 흔들릴 우려도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신 회장이 5일 항소심에서도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70억원의 뇌물 혐의가 인정돼 징역형 이상을 선고받을 경우 면세점 특허권을 반납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관세청은 이미 신 회장의 항소심 선고 이후 롯데면세점 특허 취소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특히 월드타워점은 롯데면세점 연간 매출액의 10%가량을 차지하는 알짜 점포인 만큼 특허권을 반납할 경우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면세점의 지난해 매출은 명동본점 3조1618억원, 월드타워점 5721억원을 기록했다. 

또 지난 2월 임대료 부담으로 연 매출 1조원을 웃도는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T1)의 면세사업권을 조기 반납해 어려움은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신라와 신세계가 사업을 확장하며 업계 1위인 롯데를 바짝 뒤쫓고 있는 점도 부담이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추경호 의원실에 따르면 신라면세점은 올해 1~7월 기준 2조9726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시장점유율도 지난해 23.8%에서 올해 27.8%로 성장했다. 

신세계면세점은 시내면세점 영업이 호조를 보이고 있다. 시내면세점인 명동점을 비롯해 최근 강남점과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면세 영업점을 확장하면서 올해 상반기에만 1조501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시장점유율 역시 2016년 7.7%에서 2017년 12.7%, 올해 14.0%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롯데면세점은 하락세다. 롯데면세점은 올해 같은 기간 4조4227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국내 면세점 전체 매출 10조7085억원 중 41.3% 차지하는 규모지만 시장점유율은 41.3%로, 지난 2016 48.5%에 비해 7.2%p 감소한 수치다. 

신 회장이 2015년 제시했던 2020년 롯데면세점 '세계 1위 달성'이라는 목표가 점점 멀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뿐만 아니다. 면허권 취소에 따른 고용쇼크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지난 2015년 롯데월드타워면세점의 특허 재승인 실패 당시 정직원 150명, 용역직원 150명, 판촉직원 1000명 등 1300여명이 고용불안에 시달린 바 있다. 본사 직원들은 재배치나 순환휴직을, 1000여명의 판촉직원들은 타 영업점이나 다른 면세점으로 재배치됐다.

만약 현재 롯데월드타워면세점의 특허권이 취소된다면 2015년 보다 타격은 더욱 클 것으로 예상된다. 당시와 비교해 전체 직원이 1400명으로 늘어나는 등 면세점 규모가 대폭 커졌기 때문이다. 

한편 일각에서는 신 회장의 재판 결과가 면세점 특허 취소사유가 될 수 없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특허가 취소되려면 뇌물죄 확정 후 관세법 저촉이 확인돼야 하는데 이점이 불분명하다는 것이다. 현행 관세법 제178조 제2항에 따르면 특허심사 과정에서 거짓이나 부정한 방법으로 특허를 받을 경우만 특허를 취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peki@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