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도세 중과 효과 '강남3구·고가아파트'에 집중
양도세 중과 효과 '강남3구·고가아파트'에 집중
  • 천동환 기자
  • 승인 2018.09.10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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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4월 시행 이후 '거래 비중 감소' 현상 뚜렷
서울 북부 등 가격 저렴한 지역으로 수요 이동
전용면적별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 비중 변화.(자료=직방·감정원)
전용면적별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 비중 변화.(자료=직방·감정원)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 효과가 고가 아파트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매물로 구매층이 이동하면서 전통적 선호지역인 서울 강남 3구와 대형 아파트의 거래 비중이 감소한 것이다.

10일 부동산 정보 서비스 기업 직방은 한국감정원 부동산통계를 분석한 결과, 올해 3월 1만4609건이었던 서울시 아파트 매매거래량이 4~7월 월평균 5729건으로 줄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4월 양도세 중과 시행 전 거래를 마무리하려는 매도자들의 시기 선택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직방은 정부의 제도변화 영향으로 거래가 단기간에 집중되고 이후 거래가 위축되는 것은 올해만 나타난 특이현상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지난 2011년말과 2012년말, 2013년6월 취득세 일시 감면이 끝난 직후 분기 거래 역시 직전 분기 대비 40~50% 감소했기 때문이다.

양도세 중과 시행 이후 나타난 거래시장의 특징 중 하나는 전용면적 85㎡ 초과 대형 거래 비중이 줄었다는 것이다. 올해 1~3월 85㎡ 초과 거래 비중은 23.1% 였으나, 4~7월은 20.1%로 3%p 줄었다.

지역적으로는 '똘똘한 한 채' 투자지역으로 부각되던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와 한강변 강북(마포·용산·성동·광진구)의 거래 비중이 4월부터 크게 줄어들었다. 반면, 서울 북부와 강남 3구 외 한강 이남 지역 거래 비중이 커졌다.

금액대별로는 올해 4월 이후 4억원 이하 아파트 거래 비중이 1~3월에 비해 증가했으나, 4억원 이상에서는 감소했다. 6억~9억원 이하는 1~3월 27.7%에서 4~8월 20.9%로 6.8%p 줄었으며, 9억원 초과는 1~3월 15.4%에서 4~8월 12.5%로 2.9%p 줄었다.

이 같은 현상은 양도세 중과 시행 후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아파트에 수요층이 몰리고 있음을 보여준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양도세 중과 부과 전후 서울 아파트 거래 행태가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강남 3구 및 한강변 강북 등 기존에 수요자 선호도가 높은 지역과 대형 고가 아파트 거래 비중이 양도세 중과 이후 낮아졌다"고 말했다.

서울 지역별 아파트 매매거래 비중.(자료=직방·감정원)
서울 지역별 아파트 매매거래 비중.(자료=직방·감정원)

한편, 직방은 8·2부동산대책 등의 정부 대책이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된 이후 정책효과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강남 3구와 고가 주택에 대한 거래 위축이 이를 보여준다는 것이다.

그러나 고가 아파트 밀집 지역 외로 수요가 이동하고 가격이 상승하는 것은 정책의 또 다른 부작용이라고 지적했다.

함 랩장은 "정부의 정책이 효과가 없거나 시장안정에 실패했다고 판단하기 보다는 좀 더 시간을 갖고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다만 단기적, 지역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 가격 급등의 부작용에 대한 세밀한 대책과 모니터링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cdh4508@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