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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러운 北 회담 연기 통보… 남북관계 영향 ‘촉각’
갑작스러운 北 회담 연기 통보… 남북관계 영향 ‘촉각’
  • 박영훈 기자
  • 승인 2018.05.16 09: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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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문점 선언 이행 문제 없나… 대남문제 '속도조절' 관측
美와 기싸움 의도 해석도… '대화 흐름' 끊기지 않을 듯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진=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진=연합뉴스)

북한이 오늘로 예정된 남북고위급회담을 전격 취소하면서 향후 남북관계에 영향을 끼칠지 주목된다.

특히 남북 정상이 합의한 '4·27 판문점 선언'의 이행에 문제가 없을지를 두고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한국과 미국 공군의 대규모 연합공중훈련인 '맥스선더'(Max Thunder) 훈련을 이유로 남북고위급회담을 전격 취소한다고 16일 발표했다.

북한은 남측이 판문점 선언의 핵심 조항 중의 하나인 '남북간 군사적 긴장 완화' 조항을 어기고 훈련을 확대한 것은 물론 북한을 겨냥한 훈련임을 공공연히 언론을 통해 공개하고 있는 데 대해 반발했다.

이에 북한은 남쪽에 보낸 통지문에서 회담의 '무기 연기'를 언급함으로써 훈련의 축소 또는 일정 조정 등을 압박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앞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3월 초 남측의 대북특별사절 대표단에게 키리졸브와 독수리 한미연합군사훈련에 대해 이해한다는 입장을 표시했다는 점에서 의문점도 생긴다.

헤더 나워트 국무부 대변인도 정례 브리핑에서 "김정은은 이전에 미국과 한국이 이러한 합동훈련을 하는 중요성을 이해하고 인정한다고 말한 바 있다"고 언급했다.

이를 두고 북한의 이번 조치가 사실상 남북 관계의 속도 조절 차원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김 위원장이 숨 가쁘게 달려온 남북관계를 잠시 쉬어가려 한다는 해석이다.

물론 이번 북한의 조치가 전면적인 남북관계 중단이나 북미정상회담의 차질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이날 예정됐던 고위급회담에서는 장성급회담과 8·15 이산가족 상봉을 준비하기 위한 남북적십자회담 등에 대한 대략적인 일정 협의가 있을 계획이었다.

장성급회담과 8·15 이산가족 상봉의 준비 기간을 고려할 때 북한이 한동안 태도를 바꾸지 않으면 당초 계획했던 일정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

장성급회담의 경우는 '5월 중 개최'가 합의사항이라 아직 시간이 좀 있기 때문에 당장 큰 차질이 있을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그러나 8·15 계기 이산가족·친척 상봉을 진행하려면 늦어도 6월 초까지는 적십자회담이 열려야 8·15 계기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원만하게 진행할 수 있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다.

만약 북한이 입장을 바꿔 조만간 고위급회담에 응하고 적십자회담 일정이 잡힌다면 문제가 없으나, 6월 중순 이후로 넘어가게 되면 일정이 늦춰질 가능성도 있다.

또 6·15 민족공동행사의 경우도 한 달 정도밖에 시간이 남지 않은 상태다. 8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공동 입장이나 단일팀 등에 대한 합의도 논의가 필요한 사안이다.

그럼에도 모든 상황을 고려할 때 북한과 전반적인 '대화 흐름'이 끊기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실제로 정부도 북한의 이번 회담 연기가 판문점 선언 이행에 근본적인 문제를 끼칠 일은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이날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이번 일과 관련해 "이제 시작의 시작 단계니까 비핵화나 평화로 가는 과정에서 여러 상황이 있을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북한이 한미 양국의 대규모 연합공중훈련인 맥스선더 훈련이 치러진다는 사실을 알고도 지난 12일 함경북도 길주군의 풍계리 핵실험장의 폐기 입장을 밝힌 점이 대표적 이유다.

이에 정부는 일단 북측의 입장을 접수해 고위급회담의 연기는 수용하고, 북한 회담 연기의 의도를 다각도로 분석해 대응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일각에선 이번 회담 연기가 사실상 남측이 아닌 미국을 겨냥했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중앙통신이 "미국도 남조선 당국과 함께 벌이고 있는 도발적인 군사적 소동국면을 놓고 일정에 오른 조미(북미)수뇌상봉의 운명에 대해 심사숙고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기 때문이다.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이 북한의 핵 시설의 완전한 제거와 핵무기의 해외 반출 등을 놓고 미국을 압박하는 상황에서 북한이 기 싸움을 벌이려는 것일 수 있다는 진단이다.

현재 미국 정부는 즉각적인 입장 표명을 유보한 채 북한의 정확한 의도를 분석하는데 주력하는 등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신아일보] 박영훈 기자 yhpark@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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