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發 청신호에 북미 대화 가능성 '솔솔'
트럼프發 청신호에 북미 대화 가능성 '솔솔'
  • 김가애 기자
  • 승인 2018.01.11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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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대화공조 모색… 트럼프 "무슨 일 일어나는지 볼것"
북핵문제 입장차 여전 … 美, '강력 압박' 기존정책 유지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남북 고위급회담 등으로 한반도 긴장 상황이 빠르게 풀리고 있는 가운데 북미대화 가능성이 제기돼 주목된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과 대화전략으로 선회한 게 아니냐는 관측에 북한의 태도에 따라 북미 대화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오고 있다. 

11일 청와대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밤 통화에서 현재 진행 중인 남북대화가 북미대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적절한 시점과 상황'이라는 조건으로 북한과의 대화 가능성이 열려있다는 점도 밝혔다.

고강도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를 주도해온 트럼프 대통령이 이처럼 입장을 선회한 것은 의미있다는 분석이다.

한미 양국 정상이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를 넘어 자연스럽게 북미대화로 이어질 가능성에 주목하고 대화공조를 모색하기 시작한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10일(현지시간) 오후 백악관에서 올해 첫 국무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직접 문 대통령과의 통화내용을 소개하면서도 북미 대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은 우리가 한 일에 대해 매우 감사해 했다"면서 "그들은 북한과 대화하고 있고, 우리는 그것이 어떻게 될지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것(남북대화)이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의 성공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면서 "우리는 향후 몇 주나 몇 달에 걸쳐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볼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남북 대화의 진전에 따라 북미 대화가 열릴 가능성에 무게를 더하는 것으로 해석되는 발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에르나 솔베르그 노르웨이 총리와 회담 후 이어진 공동 기자회견에서도 미국과 북한의 위기가 전쟁 없이도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과 미국이 '몇 가지 문제'가 있기는 하나 좋은 대화가 많이 오가고 있다"며 "바라건대 좋은 일이 많이 일어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그동안의 강경한 발언과 태도와는 정 반대의 입장인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일 북한과 무조건적인 대화는 아니라고 선을 그으면서도 "항상 대화를 믿는다"며 북한 김정은 위원장과 대화할 의향이 있다고 밝히는 등 한층 유화적인 태도를 보였다.

이에 일각에서는 평창동계올림픽이 끝날 때까지 북한의 도발이 없다면 이후 이른 시일 내에 북미 당국간 대화가 시작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다만 핵문제에 대한 양측간 입장차가 워낙 커 북미대화가 성사되기까지는 치열한 신경전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도 북미 대화 가능성을 시사하면서도 강력한 군사력을 통해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겠다는 기존 정책에는 변함이 없다는 뜻도 밝혔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이 '적절한 시점과 상황'라는 전제조건을 붙인 만큼 그간 북미대화의 전제조건으로 내세웠던 '북한의 비핵화'를 고수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도 11일 "주체 조선의 핵 무력이야말로 평화수호의 강력한 보검"이라며 "미국은 아직도 우리의 핵 포기를 운운하며 제재와 봉쇄의 도수를 높이면서 우리가 다른 길을 택하면 잘 살 수 있다는 나발을 불어대고 있지만 우리의 핵 무력은 그 어떤 정치적 흥정물이나 경제적 거래물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도 전화통화를 갖고 남북고위급회담 결과 등 한번도 문제에 대해 대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