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3명 사망' 광주 아파트 화재… 母 "담배불 잘못 끈 듯"
'아이 3명 사망' 광주 아파트 화재… 母 "담배불 잘못 끈 듯"
  • 양창일 기자
  • 승인 2017.12.31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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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 피우다 아이 안고 잠들어…술 취해 정확히 기억안나"
인화성물질 확보 안돼…경찰 "방화 가능성 열어두고 수사"
31일 오전 2시 28분께 광주 북구 두암동 한 아파트에서 불이 나 5살·3살 남아, 15개월 여아가 숨졌다. (사진=광주 북부소방서 제공)
31일 오전 2시 28분께 광주 북구 두암동 한 아파트에서 불이 나 5살·3살 남아, 15개월 여아가 숨졌다. (사진=광주 북부소방서 제공)

새벽 광주의 한 아파트에서 불이나 삼 남매가 숨진 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담뱃불에 따른 실화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31일 광주 북부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2시 26분께 광주 북구 두암동 한 아파트 A(22·여)씨의 집에서 불이 나 A씨의 자녀 3명이 숨졌다.

당시 A씨는 손과 발에 2도 화상을 입고 베란다에서 구조됐지만, A씨의 자녀 B(5)군과 C(3)군, D(15개월)양이 작은방에서 모두 숨진 채 발견됐다.

현재 A씨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해당 아파트에서 진행된 감식에서 경찰 등은 화재원인을 규명할 만한 인화성 물질 등을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화성 물질이 발견되면 방화의 간접적인 증거가 될 수 있다.

앞서 구조 당시 A씨는 "라면을 끓이려고 가스레인지에 불을 켜놓고 잠 들었다"고 진술했으나, 경찰조사 과정에서 이를 번복했다.

현장 감식 과정에서 가스레인지 위에 냄비 등 라면을 끓인 흔적을 발견하지 못한 경찰은 A씨를 집중 추궁한 끝에 "술에 취해 있어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담뱃불을 잘못 끈 것 같다. 담배를 어떻게 껐는지 기억나지 않는다"는 A씨의 진술을 받아냈다.

귀가 후 베란다에서 담배를 피우다 날씨가 추워 거실로 들어와 담배를 피웠는데, 작은방에서 자던 15개월 딸이 칭얼대 달래주다가 잠이 들었다는 게 A씨의 주장이다.

A씨는 이 과정에서 담뱃불을 어떻게 처리했는지 기억하지는 못했다.

경찰은 A씨를 상대로 정확한 화재 원인과 경위를 조사하고 있으며, 숨진 아이 3명에 대한 부검을 진행해 사인을 가릴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방화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실화에 무게를 두고 화인을 조사 중"이라며 "국과수 합동 화재감식 등 보강수사를 통해 화재 원인을 밝혀내겠다"고 말했다.

[신아일보] 양창일 기자  ciyan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