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병헌 구속영장 또 기각… 검찰 수사 차질 불가피
전병헌 구속영장 또 기각… 검찰 수사 차질 불가피
  • 박선하 기자
  • 승인 2017.12.13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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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객관적 자료 수집돼있어… 혐의 다툼 여지"
검찰 '당혹'… '무리한 수사' 비판 나올 가능성도
한국e스포츠협회를 통해 이권을 챙기려 한 의혹을 받는 전병헌 전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이 13일 오전 구속영장이 기각된 후 경기도 의왕 서울 구치소를 나서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한국e스포츠협회를 통해 이권을 챙기려 한 의혹을 받는 전병헌 전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이 13일 오전 구속영장이 기각된 후 경기도 의왕 서울 구치소를 나서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한국e스포츠협회를 통해 각종 이권을 챙기려 한 의혹을 받는 전병헌 전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이 두 번째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서울중앙지법 권순호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2일 오전 전 전 수석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연 뒤 13일 새벽 "객관적 자료가 수집돼 있고 핵심 관련자들이 구속돼 있어 증거인멸 가능성이 크지 않다"면서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권 부장판사는 "피의자의 뇌물 관련 범행이 의심되기는 하나 이미 드러난 보좌관의 행위에 대한 피의자의 인식 정도나 범행관여 범위 등 피의자의 죄책에 관해 상당 부분 다툴 여지도 있어 보인다"고 설명했다.

전 전 수석의 첫 번째 구속영장 기각에 이어 재청구된 영장도 기각되자 일각에선 검찰의 무리한 수사가 아니었느냐는 비판이 일 것으로 보인다.

검찰의 강도 높은 수사에 현직 청와대 정무수석이 자리에서 물러났음에도 법원으로부터 2차례나 구속 필요성을 인정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전 전 수석은 뇌물수수 의혹으로 검찰이 수사를 본격화하자 지난달 16일 정무수석에서 물러났다.

검찰은 핵심 피의자에 대한 신병 확보에 실패한 만큼 향후 수사의 차질이 불가피해 대안을 모색해야 하는 상황이다.

전 전 수석은 2015년 7월 자신이 명예회장으로 있던 e스포츠협회에 롯데홈쇼핑이 약 3억3000만원의 후원금을 내도록 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이 후원금이 당시 롯데홈쇼핑의 방송 재승인 문제와 관련해 전 전 수석이 영향력을 행사해주는 대가로 보고 있다.

이와 별도로 전 전 수석은 롯데홈쇼핑 측에서 700만∼800만원 대의 기프트카드 등을 받아 가족 등이 쓰게 하고 가족과 본인이 직접 롯데그룹 계열인 제주도 고급 리조트에서 공짜 숙박과 식사를 제공받은 뇌물수수 혐의도 있다.

앞서 검찰은 지난 8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형법상 뇌물수수, 업무상 횡령,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의 혐의로 전 전 수석에 대한 두 번째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지난달 22일에도 법원에 전 전 수석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기각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