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롯데·GS홈쇼핑 뇌물' 전병헌 구속영장 재청구
검찰, '롯데·GS홈쇼핑 뇌물' 전병헌 구속영장 재청구
  • 박선하 기자
  • 승인 2017.12.08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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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물액 3억3000→4억8000만원으로 증가… 직권남용 혐의도 추가
롯데홈쇼핑·GS홈쇼핑 등으로부터 뇌물을 수수한 의혹 등을 받는 전병헌 전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 (사진=연합뉴스)
롯데홈쇼핑·GS홈쇼핑 등으로부터 뇌물을 수수한 의혹 등을 받는 전병헌 전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 (사진=연합뉴스)

검찰이 롯데홈쇼핑과 GS홈쇼핑으로부터 수억원의 뇌물을 수수했다는 혐의를 받는 전병헌 전 청와대 정무수석에 대해 영장을 다시 청구했다. 이번에는 예산을 따내기 위해 정부부처를 압박한 혐의도 추가됐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신봉수 부장검사)는 8일 전 전 수석에게 구속영장을 재청구했다고 밝혔다.

이번 검찰의 영장에는 지난 22일 첫 구속영장을 청구했을 당시 명시했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형법상 뇌물수수, 업무상 횡령 혐의와 함께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가 포함됐다.

검찰에 따르면 전 전 수석은 2015년 7월 자신이 명예회장으로 있던 e스포츠협회에 롯데홈쇼핑이 약 3억3000만원의 후원금을 내도록 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이 후원금이 당시 롯데홈쇼핑의 방송 재승인 문제와 관련해 전 전 수석이 영향력을 행사해주는 대가로 보고 있다.  

이와 별도로 전 전 수석은 롯데홈쇼핑 측에서 700만∼800만원 대의 기프트카드 등을 받아 가족 등이 쓰게 하고 가족과 본인이 직접 롯데그룹 계열인 제주도 고급 리조트에서 공짜 숙박과 식사를 제공받은 뇌물수수 혐의도 있다.

검찰은 롯데홈쇼핑에서 대가성 있는 후원금을 받은 혐의로 지난달 22일 그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에서 기각됐다. 

법원은 당시 "피의자의 범행관여 여부 및 범위에 관해 다툴 여지가 있다"고 했다. 

이에 검찰은 법원의 설명을 납득하기 어렵다며 영장 재청구 의사를 밝히고 보강 조사를 벌여 GS홈쇼핑 관련 의혹 등을 추가로 포착했다.

이는 지난 2013년에 GS홈쇼핑이 e스포츠협회에 약 1억5000만원의 후원금을 내도록 한 혐의다.

검찰은 전 전 수석의 추가 혐의에 대한 증거를 확보하기 위해 압수수색 등 수사를 벌여왔고, 이 과정에서 GS홈쇼핑이 e스포츠협회에 무기명으로 기부금을 냈다는 자료 등을 확보했다.

당시 국회의원이었던 전 전 수석은 GS홈쇼핑 허태수 대표이사를 국정감사 증인으로 신청했다가 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GS홈쇼핑이 후원금을 낸 후 전 전 수석이 태도를 바꾼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기업들이 협회에 돈을 내면 그 중 일부를 전 전 수석의 보좌관이었던 윤모(구속기소)씨가 협회 직원들과 공모해 세탁하고 가져나간 구조로 돼 있다는 게 검찰의 설명이다. 

또 전 전 수석은 청와대 근무 시절 기획재정부에 압력을 넣어 e스포츠협회에 정부 예산 20억원이 배정되도록 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전 전 수석이 기재부 담당자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예산 배정을 요구했고, 이후 실제로 예산이 증액됐다는 것이다. 검찰은 이 부분에 대해 직권남용 등 혐의를 적용했다.

그러나 전 전 수석은 혐의 전반을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전 전 수석은 4일 검찰에 다시 출석하면서 대기업 후원 요구 등과 관련해 "저와 상관없는 일이고 모르는 일"이라며 "저는 일찍이 이 분야(e스포츠)에 정부 관심과 지원을 촉구해왔고 앞으로도 똑같은 기회가 있다면 똑같은 조언을 할 예정"이라며 '유망산업에 대한 지원 차원의 공적 활동'이라는 취지의 대응 논리로 반박했다.

전 전 수석의 이번 영장청구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통상 사례에 비춰 12일께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신아일보] 박선하 기자 sunha@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