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안보정책 비판에 힘 실리기 어려울 듯
문재인 대통령과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 대표가 만찬 회동을 통해 '안보 협치'의 물꼬를 텄다는 평가를 받는 가운데, 한국당이 '셀프 패싱'을 했다는 조롱섞인 지적이 나오고 있다.
문 대통령과 여야 4당 대표의 27일 청와대 만찬회동과 공동발표문에 한국당은 단단히 뿔이난 듯 혹평을 쏟아냈다.
강효상 대변인은 "북핵위기 극복을 위한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방안은 전혀 합의하지 못했고, 그저 문 대통령의 '협치쇼'를 홍보하는 속빈 강정에 불과했다"고 비판했다.
문 대통령과 4당 대표의 청와대 지하벙커인 위기관리센터 방문에 대해서도 "지금의 대한민국 안보상황이 청와대 여기저기를 구경 다닐 만큼 한가한 상황인가"라는 반응을 보였다.
당내에서도 "제1야당을 제쳐놓고 군소정당과 협치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는 반발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당은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에도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28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진정성 있는 협치 의지가 없다면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는 대통령 실정의 책임을 국회와 야당에 전가하는 책임회피기구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국당은 앞으로도 청와대의 각종 대화제의에 응할 생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한국당의 반응에 '패싱'을 자초해놓고 몽니를 부린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홍 대표는 지난 7월 마련된 문 대통령과 여야 대표 오찬 회동에도 불참한 바 있다.
결국 초당적 안보대처와 협치를 위한 대통령과 여야 대표 회동에 한국당만, 그것도 스스로 불참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특히 안보정당을 자처하면서도 안보를 논의하는 청와대 회동에 불참해 당분간 문재인 정부의 안보정책 비판에 힘이 실리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한국당이 각종 대화를 거부하고 '마이웨이' 행보를 고수하면서 제1야당으로서의 존재감을 부각하려는 전략을 내세운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문 대통령과의 1:1 구도를 형성해 보수 진영을 대변하는 '선명 야당'으로서 이미지를 굳히겠다는 전략이다.
또 안보 현안부터 각종 법안, 예산안에 이르기까지 청와대와 한국당의 입장이 첨예하게 엇갈리는 만큼 한 테이블에 앉아봤자 실익이 없을 것이라는 판단도 작용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이 홍준표 한국당 대표의 불참에 아쉬움을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우리로서는 거북한 공격을 받게 될 안보 의제로 좁혀서 회동을 하면 한국당도 오실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