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의 새로운 바람 ‘H&B스토어’
유통업계의 새로운 바람 ‘H&B스토어’
  • 김동준 기자
  • 승인 2017.09.18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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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시장규모 1.7조원…5년 만에 3배↑
화장품 기업엔 유통채널 확장 ‘기회요소’
명동에 위치한 신세계 ‘부츠’ 매장 (사진=김동준 기자)
명동에 위치한 신세계 ‘부츠’ 매장 (사진=김동준 기자)

H&B(Health&Beauty)스토어가 유통업계의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유통업계가 내수경기 침체와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보복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H&B스토어만큼은 가파른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

2013년 기준 6000억원에도 못 미치던 H&B스토어 시장규모는 지난해 1조원을 넘어섰고 올해는 1조7000억원대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이다.

증권가에서도 H&B스토어 시장의 확대 가능성과 성장 여력에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연평균 20%의 성장치를 기록하며 2020년 2조7000억원의 시장규모를 달성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실제 업계 1위인 CJ올리브네트웍스의 ‘올리브영’은 2012년 연 매출이 3000억 원대였지만 불과 5년만인 2016년 1조1000억 원대의 매출을 기록했다. 올해는 매출 2조 원을 목표로 매진하고 있다.

H&B스토어가 ‘블루오션’으로 떠오르자 후속주자들의 진출도 활발해졌다.

국내 시장 2위인 GS리테일의 ‘왓슨스’와 롯데쇼핑의 ‘롭스’ 등도 점포수를 1000개까지 늘려 시장공략을 활발히 하는 모양새다. 최근에는 신세계의 ‘부츠’까지 가세했다.

H&B스토어의 잠재적인 시장 규모는 현재 시장규모 대비 5배 이상으로 분석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2017년부터 주요 유통기업들의 H&B 채널 진출이 본격화되는 만큼 점포수 증가 폭도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H&B스토어의 상승세는 소비자들의 구매성향과 시장변화가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비)’를 추구하는 합리적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색조시장이 확대되는 등 시장이 변화하면서 기존 화장품 업체들이 운영하던 브랜드숍이 소비자들의 니즈를 충족시키기에는 한계가 왔다는 것이다.

이처럼 H&B스토어 시장이 커지면서 유통채널 확대를 원하던 종합화장품 업체들에게도 기회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브랜드와 유통의 결합은 높은 진입장벽으로 작용했고, 소비자들의 선택권은 제한돼 있었다”며 “기술력과 우수한 인프라를 보유하고도 판매망 부재로 어려움을 겪었던 화장품 업체들이 부활을 노려볼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박 연구원은 “최근 이니스프리와 에뛰드 등 몇몇 브랜드를 제외한 원브랜드숍이 정체를 겪고 있다”며 “H&B스토어가 매장을 확대하는 지금의 추세와는 대조적”이라고 설명했다.

[신아일보] 김동준 기자 blaams@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