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부실채권 19조… 역대 최고치
대기업 부실채권 19조… 역대 최고치
  • 송정훈 기자
  • 승인 2016.10.03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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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대기업 여신 9조원 줄여… 산은만 1.5조원 늘려
농협, 고정이하 여신비율 8%대… 은행권 중 제일 높아

시중은행들이 조선·해운 등 주력업종 구조조정 여파로 최근 반년간 대기업 여신 규모를 줄인 반면 KDB산업은행은 오히려 1조5000억여원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또 올해 상반기 NH농협은행과 산업은행은 대기업 대출에 따른 부실비율이 평균보다 2배 가까이 높았다.

특히 올 상반기 대기업 부실채권규모가 지난 2008년 3월 관련통계를 시작한 이후 최고치인 19조원을 넘어서면서 은행권 부실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시중은행의 대기업 여신 규모는 올해 6월말 기준 427조8543억원으로, 작년 말보다 8조9287억원 감소했다.

그러나 기업 구조조정의 중심에 있는 산업은행은 같은 기간 대기업 여신을 1조5318억원 늘렸으며 정부가 최대 지분을 보유한 우리은행도 같은 기간 2064억원 늘렸다.

반면 정부입김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시중은행은 대기업 여신규모를 줄였다.

KEB하나은행의 올 상반기 대기업 여신규모는 44조4380억원으로 작년말보다 16.0%(8조4611억원) 줄어, 시중은행 중 감소폭이 가장 컸다. 신한은행은 같은 기간 2조2062억원, 농협은행은 1조8327억원, KB국민은행은 7722억원 감소했다.

문제는 대기업 부실채권 규모가 역대 최대수준이라는 것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대기업의 부실채권 규모는 올해 상반기 19조723억원으로 작년말에 비해 1조3778억원(7.8%) 늘어났다. 이는 2008년 3월 관련 통계가 시작된 이후 최고치다.

여신 건전성은 정상, 요주의,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 등 5단계로 분류하며 부실채권은 고정이하여신을 뜻한다.

이런 대기업의 부실은 더 쌓여 은행권의 고정이하 여신비율을 끌어올리고 있다. 은행권의 대기업 전체 여신 대비 고정이하여신 규모는 올 상반기 4.46%로, 작년말(4.05%) 보다 0.41%포인트 올랐다.

농협은행이 8.12%로 부실 비율이 가장 높았고 산업은행도 7.38%에 달했다.

반면 하나 2.96%, 우리 2.78%, 국민 2.71%, 신한 2.31% 등 시중은행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2%대 수준이었다.

이 가운데 은행들은 중소기업과 가계 여신을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 여신에 비해 안전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실제 은행권의 중소기업과 가계 여신은 올해 상반기 큰 폭으로 늘었지만 부실채권 비율은 오히려 줄었다.

자영업을 포함한 중소기업 여신은 올 상반기에만 18조3236억원, 가계 여신은 23조784억원 증가했다. 중소기업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6월말 1.46%로 작년말보다 0.18%포인트 떨어졌고 가계 여신도 상반기 0.32%로 같은 기간 보다 0.03% 낮아졌다.

[신아일보] 송정훈 기자 songhdd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