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김기종 압수품 10여점 '이적성' 확인"
경찰 "김기종 압수품 10여점 '이적성' 확인"
  • 김가애 기자
  • 승인 2015.03.09 10:5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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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지 목적성 입증 주력… 국보법 혐의 적용 검토

▲ 윤명성 종로경찰서장이 9일 오전 서울 종로서 브리핑실에서 마크 리퍼트 주한 미대사의 피습사건 관련 수사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를 흉기로 공격한 김기종(55)씨가 소지한 서적 등 10여점이 외부 감정 결과 이적성이 있는 것으로 감정됐다.

미국 대사 피습사건 수사본부(본부장 김철준)는 9일 오전 브리핑에서 "김씨에게서 압수한 서적과 간행물 중 30점을 외부 전문가 집단에 감정을 의뢰한 결과 10여점에 대해 이적성이 있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일부는 아직 감정 결과가 끝나지 않았다.

경찰은 지난 6일 김씨의 자택 겸 사무실에서 압수한 물품 219점 중 이적성이 의심되는 북한원전 등 30점에 대해 감정을 의뢰했다.

여기에는 김정일이 쓴 영화예술론과 주체사상 교육용으로 많이 쓰이는 정치사상강좌 유인물 등의 사본과 원본이 포함됐다.

김씨는 "북한 관련 서적이나 표현물 등은 집회나 청계천 서점 등지에서 구했다"고 진술했다.

▲ 8일 서울 종로경찰서에서 열린 김기종 수사관련 브리핑에서 경찰관계자가 압수서적을 공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찰은 이적성이 확인된 만큼 앞으로 소지의 목적성 등을 입증하고 이적 표현물 소지로 국가보안법 혐의 적용을 검토할 계획이다.

경찰은 김씨의 행적을 추적하고 전날 오후 집중 조사를 통해 김씨가 그동안 종북 활동과 반미 활동을 벌여왔다고 밝혔다.

앞서 경찰은 김씨가 1999∼2007년 7차례 방북한 전력과 2011년 대한문 앞에 김정일 분향소를 설치한 사실, 북한 관련 토론회를 수차례 개최한 사실 등을 확인했다.

경찰은 공범과 배후, 자금지원 통로 등이 있는지 다각적으로 분석해 구체적인 혐의를 찾아내면 검찰과 협의해 종로서에 보관 중인 압수품 중 국보법 관련 증거품에 대해 재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특히 경찰은 사안의 중대선을 감안해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 미국에 서버를 둔 SNS에서 김씨가 활동한 내용을 살펴보기 위해 미국 연방수사국(FBI)과 수사 공조를 적극적으로 벌이고 있다.

김씨는 경찰조사에서 '국가보안법은 악법'이라는 평소 주장을 되풀이하는가 하면, 북한 김일성의 지도력을 높이 평가하고 천안함 폭침에 대한 우리 정부의 발표를 믿을 수 없다는 등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난 2010년 일본대사를 콘크리트 덩어리로 공격했을 때 별로 위협적이지 않아, 이번에 흉기를 준비하면 더 위협적일 것 같아 과도와 커터칼을 준비했다"며 "절제력을 잃어 범행했지만 살해의도는 없었다"고 진술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그러나 경찰은 목격자 진술 등을 토대로 김씨가 최소 2회 이상 대사를 가격한 것으로 드러난 점, 대사의 상처부위가 깊고 범행도구로 함께 준비한 커터칼 대신 위험성이 높은 과도를 선택한 점 등으로 미뤄봤을 때 살해의 고의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신아일보] 김가애 기자 gakim@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