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 4년 보장' 노사도 반대
'비정규직 4년 보장' 노사도 반대
  • 전호정 기자
  • 승인 2014.12.30 10: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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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법 제각각 '진통' 커질 듯
정부 "기간 늘려 정규직 전환 기회 확대"
노동계 "비정규직 양산 부추길 뿐"

▲ 권영순 고용노동부 노동정책실장이 29일 오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비정규직 종합대책안을 발표하고 있다.ⓒ연합뉴스
정부가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35세 이상 근로자의 고용 기간을 현재 2년에서 4년으로 연장한다는 방안을 내놨다.

2007년 비정규직 보호법 이후 별 효과를 거두지 못한채 오히려 비정규직을 양산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자 7년만에 이에대한 해법을 꺼내든 것이다.

하지만 노동계나 재계 모두 반발하고 나서면서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편을 위한 해법을 놓고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고용노동부는 29일 노사정위원회에 35세 이상 기간제·파견 근로자가 원하면 최장 4년까지 같은 직장에서 일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할 방침이라고 보고했다.

회사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해고하면 임금의 10%에 해당하는 '이직수당'을 주도록 하겠다는 내용도 함께 포함했다.

특히 철도·항공·선박 등 국민의 생명·안전과 관련된 직종엔 비정규직 사용을 금지하는 방안 등도 제시됐다.

사업주들이 기간제·파견 근로자를 2년이 지나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하는 법적 규제를 피하기 위해 근로자를 용역·도급으로 전환하는 풍선효과가 발생하고 있다는게 정부의 설명이다.

실제로 우리나라 비정규직 근로자는 올해 처음 600만명을 돌파했다. 노동계의 주장으로는 800만명이 넘는다.

여기에 경기 악화로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임금이나 대우 등의 격차는 갈수록 더 벌어지고 있다.

고용노동부가 3만1663개 표본사업체 소속 근로자 82만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비정규직과 정규직의 월 임금 차이는 2008년 134만9000원에서 지난해 158만1000원으로 더 커졌다.

고용부는 계약기간이 만료되면 정규직으로 전환하기보다 계약을 종료해서 결과적으로는 근로자가 일자리를 잃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비정규직이라도 일하는 것이 해고되는 것보다 더 낫다는 입장인 셈이다.

▲ 29일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열린 정부 비정규직 종합대책 폐기촉구 기자회견을 마친 참가자들이 서명지를 전달하기 위해 이동하던 중 경찰의 제지를 받고 있다.ⓒ연합뉴스
하지만 이같은 정부의 비정규직 대책에 대해 재계·노동계 모두 "고용·노동 시장의 현실을 도외시한 정책"이라며 우려한다.

우선 노동계는 정부안으로 인해 오히려 더욱 다양한 비정규직을 양산할 것이 뻔하다고 비판하고 있다.

정규직 신규 채용 일자리는 사라지고 고용불안과 열악한 처우에 시달리는 비정규직을 늘린다는 이유에서다.

한국노총은 이날 비정규직 조합원 426명을 상대로 차별실태와 의식조사를 한 결과를 제시하며 반박했다.

조사에 따르면 전체 조사 대상 가운데 비정규직법상 기간제노동자의 사용기간 연장에 대해 응답자의 약 70%가 '반대한다'고 답했다.

반대이유로는 '기간제 근로 기간확대 방안은 기업의 정규직 회피수단'이라는 응답이 53%로 가장 높았다.

한국노총은 비정규직 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위해 정부가 당초 약속했던 대로 상시·지속 업무를 하는 근로자는 정규직으로 전환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재계 역시 정부안에 대해 비정규직 고용에 대한 규제만 강화하는 안이라고 꼬집었다.

특히 3개월만 근무하면 퇴직금을 주도록 한 것이나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지 않으면 이직 수당을 지급토록 한 것이 인건비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다.

최근 불경기로 가뜩이나 사업하기 힘든 상황에서 경영이 더욱 힘들어질 것이라는 판단이다.

이형준 경총 노동정책본부장은 "노동 현장의 현실을 반영하지 않고 추가 규제를 신설하고 기업 부담을 증대시키는 내용들이어서 저성장기에 있는 기업들로서는 매우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노·사·정은 일반 해고요건 절차와 기준 마련, 파견 업종 확대 여부 등을 놓고도 팽팽한 힘겨루기를 하고 있다.

다음달 6일 노사정 대표는 다시 한 자리에 모일 예정이다. 하지만 정부안에 대한 시각 차가 너무 큰 만큼 내년 3월까지 합의안 도출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신아일보] 전호정 기자 jhj@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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