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석화 주총' 진압된 조카의 난…박찬구 완승
'금호석화 주총' 진압된 조카의 난…박찬구 완승
  • 장민제 기자
  • 승인 2024.03.22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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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완측 제안 '자사주 전량소각' 부결…참석주수 74% 이사회 안건 찬성
박철완, 2021년부터 3번째 패배…국내외 의결권 자문사, 금호석화 손들어
금호석유화학 주주들이 22일 시그니쳐타워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 참석해 투표를 진행하고 있다.[사진=장민제 기자]
금호석유화학 주주들이 22일 시그니쳐타워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 참석해 투표를 진행하고 있다.[사진=장민제 기자]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이 세 번째 조카의 난에서도 승리를 거뒀다. 박철완 전 상무 측이 제시한 안건은 모두 부결됐다.

금호석유화학은 22일 서울 중구 시그니쳐타워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제무제표 승인 △정관 일부변경의 건 △자기주식 소각 △사내외이사 선임 △임원 보수한도 등 총 8가지 안건을 의결했다.

이날 정기 주총은 개의부터 지연을 겪었다. 당초 오전 9시 개최키로 했지만 위임장 확인에 시간이 걸려 1시간 뒤인 10시 5분경 시작됐다. 의결권 있는 주식 중 약 73.4%가 출석해 주총 개최요건을 채웠다.

주총 관전 포인트는 표 대결이 진행되는 △정관변경 △자기주식 소각 △사외이사 선임 안건 등이었다.

박철완 전 상무는 행동주의펀드 차파트너스와 연대해 주주제안을 했다. 박 전 상무는 금호그룹 3대 회장인 고 박정구 회장의 아들이자 박 회장의 조카다.

차파트너스는 △주총 결의만으로 자사주를 소각 할 수 있도록 정관변경 △기존 보유하던 자사주 524만8834주 중 50%는 올 연말까지, 나머지는 내년 말까지 소각하는 안 △김경호 현 KB금융지주 이사회 의장을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회 위원으로 선임하는 안 등을 주주제안으로 제출했다

금호석화 측은 이에 ‘이사회 통한 자기주식 처분·소각 결의’를 정관에 명시하는 안건 등으로 맞섰다. ‘자기주식 처분 및 소각에 대한 상법상 원칙’을 확인하고 결의 시 주주가치에 부합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고려해야 할 요소를 구체적으로 반영한다는 차원이다. 또 향후 3년간 기존 보유 자기주식의 50%를 분할 소각하고 나머지는 자본조달에 사용키로 결정했다. 아울러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후보로 최도성 한동대 총장을 추천했다.

이와 관련, 김형균 차파트너스자산운용 본부장은 이날 주주총회장에 출석해 “자금 조달할 거면 자사주를 전량 소각하고 향후 자금이 필요할 때 배정증자 등 기존 주주들에게도 공정하게 해야 되지 않냐”고 주장했다.

그러나 정관변경의 건 투표결과 이사회 안건이 의결권 있는 출석 주수 중 약 74% 찬성을 얻으며 통과됐다. 박 전 상무 측 안건에 대한 찬성률은 약 25%에 그쳤고 ‘자기주식 전량소각’ 제안도 자동 폐기됐다.

주주들은 이어 진행된 사외이사 선임 표결에서도 박 전 상무 대신 이사회의 손을 들어줬다. 

박 전 상무의 주주제안은 2021년 ‘조카의 난’으로 알려진 분쟁이 발생한 후 3번째다. 2021년, 2022년 정기주주총회에서도 주주가치 제고를 명분으로 ‘배당금 확대’, 지배구조 개선 등을  골자로 주주제안에 나섰지만 패배했다. 반면 이번엔 자사주 처분을 제시해 예전과 다른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하지만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들이 금호석화의 손을 들어주면서 전세가 기울었다는 평가다. 글로벌 양대 의결권 자문사 ISS와 글래스루이스는 박 전 상무 측 주주제안을 반대했고 한국ESG연구소와 서스틴베스트도 금호석화의 제안에 찬성했다.

한편 이날 주총에선 백종훈 사장, 고영도 관리본부장이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또 사외이사로 이정미 법무법인 로고스 상임고문변호사, 양정원 삼성액티브자산운용 전 대표 등이 선임됐다.

jangsta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