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절벽' 서울 아파트…실거래가도 '뚝'
'거래절벽' 서울 아파트…실거래가도 '뚝'
  • 남정호 기자
  • 승인 2024.01.17 10:3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매매 위축 속 다시 급매 위주 시장 전개로 하락 거래↑
고금리 기조에 대출 여력 감소…당분간 침체 지속 전망
서울시 광진구 아파트 단지. (사진=신아일보DB)
서울시 광진구 아파트 단지(*기사 특정 내용과 무관). (사진=신아일보DB)

서울 아파트 매매량이 넉 달째 내리막을 걸으며 다시 거래절벽으로 향한다. 거래 침체 속에 급매 위주 거래 시장이 다시 펼쳐지며 실거래가도 작년 10월부터 하락세다. 작년 4분기 실거래 중 전 분기보다 내린 가격에 성사된 거래도 절반을 넘겼다. 고금리로 대출 여력이 줄어든 상황에서 당분간 이 같은 흐름은 지속될 전망이다.

17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이날 기준 1602건으로 전월 1841건 대비 13% 줄었다.

서울 아파트 매매량은 지난 2022년 10월 559건으로 바닥을 찍은 뒤 1·3 부동산 대책과 특례보금자리론 등 영향으로 지난해 8월 3899건까지 증가한 바 있다. 이어 △9월 3400건 △10월 2337건 △11월 1841건으로 매월 10% 이상 감소하며 넉 달째 내리막을 걷고 있다. 

이달 말까지인 거래 등록 신고 기한을 고려하면 지난달 매매량은 소폭 증가할 가능성은 있지만 2000건을 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거래 침체와 함께 실거래가도 하락세다. 한국부동산원 아파트 매매 실거래가 지수를 보면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는 작년 10월 전월 대비 0.09% 내리며 10개월 만에 하락 전환했고 이후 11월 -1.81%, 12월 -1.61%(잠정)로 3개월째 내렸다. 

부동산R114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가 3분기 실거래가보다 낮은 경우는 52.6%로 절반을 넘겼다. 

자치구별로 도봉구가 70.7%로 하락 거래 비중이 가장 높았고 강북구(66.7%), 동작구(64.2%), 금천구(63.9%), 종로구(60.9%) 등이 뒤를 이었다. 또 △노원구(59.2%) △성북구(58.4%) △강동구(56.4%) △영등포구(55.3%) △마포구(54.1%) △광진구(53.5%) △성동구(51.8%) △송파구(51.2%) △중랑구(50.8%) △서대문구(50.7%) △강서구(50%) 등 25개 자치구 중 16곳이 하락 거래 비중이 절반을 넘겼다.

이 기간 각 자치구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광진구 -2602만원 △동작구 -2498만원 △서초구 -2440만원 △도봉구 -2394만원 △강동구 -2223만원 △서대문구 -2153만원 등 순으로 내렸다. 작년 4분기에 3분기 대비 평균 매매가가 상승한 지역은 용산구(2075만원)와 송파구(823만원), 강남구(573만원), 양천구(335만원), 관악구(237만원), 은평구(146만원) 등 6곳에 불과했다.

서진형 경인여자대학교 MD상품비즈니스학과 교수(한국부동산경영학회장)는 "현재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없기 때문에 매수-매도 호가 간 간극이 커지면서 거래절벽 속에 급매 위주로 거래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기준금리 움직임이 하락 기조로 바뀌고 수요자들의 자금 조달 여력이 늘어나야 서울 아파트 매매량과 가격이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기준금리가 0.25%p 정도 내리면 시장을 조금 더 보려고 하는 경향성이 나타나지 않을까 한다. 연 3% 이하로 내려오면 시장에서 움직임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며 "금리 인하 이슈 외에는 신생아 특례대출 등 대출 문턱이 낮아지면 (거래량 및 가격 회복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봤다.

서진형 교수도 "기준금리가 하락 기조로 돌아서고 세계·한국 경제 자체가 좋아질 때 가격과 거래량도 동반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했다.

south@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