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글로벌 금융 경제①] 韓 물가상승률 2.6%…"여전히 목표 상회"
[2024년 글로벌 금융 경제①] 韓 물가상승률 2.6%…"여전히 목표 상회"
  • 김보람 기자
  • 승인 2024.01.0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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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정학적 위험 지속·원자재가격 불확실성 상존
5월까지 연준 1회 이상 기준금리 인하 확률 94%

글로벌 경제를 둘러싼 전망은 2024년에도 낙관적이지 않다.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을 잡기 위한 주요국의 긴축 정책에 따른 고금리 부담이 지속되는 가운데 중동사태 등 글로벌 불확실성이 여전히 상존하기 때문이다. 이에 주요 경제 전문가 분석을 통해 2024년 △물가와 금리 △유가 △환율 △증시 등 4개의 경제 핵심 축에 대한 진단과 전망을 살펴보고, 위기와 기회를 모색해 본다. <편집자 주>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세계 경제 대통령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현재 물가수준은 여전히 높고 물가 상승 폭 둔화가 계속되리라는 보장도 없다"며 "인플레이션(물가상승)과의 전쟁에서 누구도 승리를 선언하지 않는다. 그건 성급하다"고 단언했다.

통화 긴축 기조 장기화로 '인플레이션'은 둔화하고 있지만, 세계 곳곳 지정학적 불안 등 영향으로 여전히 대부분 나라 물가가 관리 목표치(2.0%)를 웃돌고 있기 때문이다.
 
2024년 한해도 미국은 물론 한국 등 글로벌 주요 국가에서는 '물가와의 전쟁'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한국은행은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기존 2.4%에서 2.6%로 0.2%포인트(p) 상향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과 한국금융연구원(KIF) 또한 2.6%로 예상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한국의 올해 물가상승률을 기존 전망치보다 0.1%p 오른 2.4%로 제시했고, 아시아개발은행(ADB) 역시 2.5% 상승률을 제시하며 종전 전망치보다 0.3%p 높여 잡았다.

박춘성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물가는 대내외 경기회복 부진, 고금리 부담에 따른 수요위축 등의 영향으로 점진적인 하락세를 보이겠으나, 지정학적 위험 지속과 원자재가격 불확실성, 인플레이션 기대심리 등으로 물가 목표를 상당 폭 상회하는 수준을 이어갈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최근 한국 '인플레이션 지속성'이 높아진 것으로 나타나, 고물가는 상당 기간 지속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2020년 1월부터 2023년 9월까지 45개월간의 인플레이션 지속성 측정 결과, 직전 45개월(2016년 8월~2019년 12월)보다 지속성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인플레이션 지속성은 현재 인플레이션이 과거 인플레이션에 영향을 받는 정도를 측정한 지표다.

품목별로는 최근 하락 폭이 컸던 집세와 정부 통제에 있는 공공서비스를 제외하고 모든 품목에서 이전에 비해 인플레이션 지속성이 크게 확대됐다.

채상미 이화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아직은 인플레이션이 확실히 잡혔다고 보기 어렵다"면서도 "원자재 가격이 하락하고 있고 지난해 전쟁 등 지정학적 불확실성 요인이 선반영되며 올해 물가는 지난해 보다 꺾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우리나라 물가에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인건비 등락과 가계부채는 예의 주시해야 할 문제"라고 주장했다.

(사진=한국은행)
(사진=한국은행)

◇ 금리 인하, 상반기 기점…美 정책 기조 동기화 

미국 등 주요국과 우리나라 금리 정책 변화는 상반기가 기점이 될 전망이다.

앞서 지난해 12월 연준은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통해 현재 5.25∼5.50%의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올해 말 기준금리를 지금보다 0.65∼0.90%p 낮은 4.60%(중간값)로 전망했다.

이에 시장은 올해 세 차례, 0.25%p씩 기준금리 인하가 이뤄질 것에 무게를 두고 있다. 시기는 금리 동결 여파와 인하 여건을 살필 1분기 이후로 보고 있다. 

실제 연방기금선물시장은 올해 5월 FOMC까지 1회(0.25%p) 이상의 기준금리 인하 확률을 94%로 평가했다. 

한국 기준 금리 인하 시기는 2분기~3분기 사이로 점쳐진다.

한·미 금리 격차가 사상 최대 2.00%p인 상황에서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선제적으로 금리 인하를 결정하기에는 부담이 있다.

미국보다 먼저 금리를 낮췄다가는 한·미 금리 격차가 또 다시 사상 최대인 2.25%p로 벌어지게 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역대 최대를 경신하고 있는 가계부채를 고려하면 인하도 쉽지 않은 결정이다.  

박정우 노무라증권 이코노미스트는 "한은은 7월 기준금리 인하를 시작으로 연말까지 1%p 인하해 2.50% 수준까지 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연준이 3월에 금리 인하 신호를 더욱 명확히 줄 경우 한은이 4∼5월에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는 반대로 미국과 한국 모두 기준금리는 조정하지 않는다는 의견도 나온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연준은 금리를 지속적으로 동결할 것"이라며 "경제성장도 나쁘지 않은 데다 견조한 노동이 뒷받침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속되는 연준의 금리 동결에 한은은 동결 또는 인상 카드만 꺼낼 수 있을 것"이라며 "인상 시기를 놓친 기준금리 의미는 사실상 무색해졌다"고 주장했다. 

qhfka7187@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