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글로벌 금융 경제②] 국제유가, 불확실성에 올해 전망 '혼재'
[2024년 글로벌 금융 경제②] 국제유가, 불확실성에 올해 전망 '혼재'
  • 문룡식 기자
  • 승인 2024.01.0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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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IA 등 올해 WTI 전망치 중간값 83달러
산유국 생산 경쟁에 '저유가 시나리오' 예상도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글로벌 경제를 둘러싼 전망은 2024년에도 낙관적이지 않다.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을 잡기 위한 주요국의 긴축 정책에 따른 고금리 부담이 지속되는 가운데 중동사태 등 글로벌 불확실성이 여전히 상존하기 때문이다. 이에 주요 경제 전문가 분석을 통해 2024년 △물가와 금리 △유가 △환율 △증시 등 4개의 경제 핵심 축에 대한 진단과 전망을 살펴보고, 위기와 기회를 모색해 본다. <편집자주>  

국제유가 관련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주요 기관의 올해 유가 전망 편차는 커지고 있다. 

유가 상승을 예상하는 기관은 원유 수급이 공급 부족으로 전환되면서 상방 압력이 증대될 것으로 점쳤다. 반면, 하락을 전망하는 측에서는 산유국 간 감산 합의에 금이 간 점과 경기침체에 따른 글로벌 수요 둔화 우려 등을 하방 요소로 꼽았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미국 에너지정보청(EIA)과 국제에너지기구(IEA), 석유수출국기구(OPEC), 주요 투자은행(IB) 자료를 분석한 결과, EIA와 7개 IB가 제시한 올해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전망치 중간값은 배럴당 83달러다.

생산과 수요가 함께 늘어나는 가운데 수요가 상대적으로 빨리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올해보다 소폭 높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더욱이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으로 불거진 유럽·중동 지정학적 불안이 지속할 수 있는 데다,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인 중국의 경기부양 가시화 영향으로 공급이 수요에 비해 크게 부족해지면서 일시적으로 지난해 연고점(94달러)을 돌파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세계 경제 둔화가 가속화되고 산유국 간 생산 경쟁이 재개되는 ‘저유가 시나리오’도 힘을 얻고 있다.

OPEC과 러시아 등 10개 비(非)OPEC 주요 산유국이 모인 OPEC+(플러스)는 올해도 감산 정책을 지속하겠으나, 미국·캐나다·브라질 등 비OPEC+ 산유국에서 공급하는 원유가 이를 충분히 상쇄하리라는 전망이다.

OPEC+ 내에서도 균열이 감지된다. 아프리카 2대 산유국 앙골라는 지난해 11월 말 열린 OPEC+ 장관 회의에서 감산 확대에 반대하고, 지난달 21일 OPEC 탈퇴를 선언했다.

앙골라의 원유 생산량은 하루 평균 110만배럴 수준이다. 앙골라 탈퇴가 원유 시장에서 영향력이 크진 않지만, 향후 OPEC 내에서 감산 확대나 감산 장기화에 반발하는 나라가 늘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저유가를 예상하는 측은 상황에 따라 낙폭이 확대되며 지난해 저점(66달러)보다 낮아질 가능성도 있으며, 미국 셰일오일 손익분기점인 60달러 내외가 저지선이 될 것으로 점쳤다.

국제유가는 국내 물가에 밀접한 영향을 미친다. 유가 흐름에 따라 에너지·원자재 가격이 요동치고 생필품 가격 변동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이에 물가 관리를 책임지는 한국은행도 올해 가장 큰 물가 불확실성 요소로 국제유가를 꼽았다.

오정석 국제금융센터 전문위원은 “주요 기관 전망과 시장 변수들을 종합하면, 상반기에는 저유가 전망이, 하반기에는 고유가 전망이 우세할 것”이라며 “연초에는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에 기반한 수요둔화 우려 등으로 약세 분위기가 예상되나, 하반기 연준 금리 인하 이후부터는 투자심리가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아일보] 문룡식 기자

moon@shinailbo.co.kr